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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의 숲으로
아리아나 스퀼로니 지음, 라켈 카탈리나 그림, 이다손 옮김 / 모스그린 / 2026년 9월
평점 :
표지의 꽃 그림이 예뻐서 눈길이 갔습니다. 할머니가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꽃들을 한아름 안고 있네요. <다시, 나의 숲으로> 가는 걸까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다시, 나의 숲으로>는 2025 제18회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을 수상했습니다.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시가 주관하고, 스페인의 그림책 출판사 칼란드라카와 협력해 운영하는 국제적인 그림책 공모전입니다. 글보다 그림을 통한 이야기 전달과 시각적 표현을 중요하게 본다고 하니 <다시, 나의 숲으로>는 믿고 보는 그림책이겠네요.

주인공은 숲이 우거진 시골의 작은 집에서 태어난 나탈리아입니다. 집이 너무 비좁다는 걸 깨달은 나탈리아는 도시로 가서 오랜 세월을 삽니다. 제가 20년 전에 읽었던 에세이에서 '가슴을 뛰게 하고 피를 끓게 만드는 일을 하라'고 했었는데, 나탈리아는 가슴 뛰는 일을 셀 수 없이 많이 했네요. 어른이 되어 멋지게 살아온 세월을 두 페이지에 표현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다시, 나의 숲으로>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에는 도시가 너무 크고 버겁게 느껴진 나탈리아. 맙소사! 몸이 정말로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 만큼 키가 작아진 나탈리아는 도시 생활이 몹시 힘들어졌습니다. 장바구니를 붙잡고 계단 한 칸 올라가는 데도 낑낑대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아니, 나탈리아 할머니! 왜 아흔 살까지 도시에 계셨나요? 그림 한 점을 그리고 또 그리고, 배우고 또 배우고, 여행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점점 작아지는 몸으로 어떻게 운전해서 예전의 작은 집으로 오셨는지. 제가 너무 현실적인 입장에서 그림책을 본 걸까요?
숲이 우거진 시골의 작은 집이 딱 맞다고 생각했지만, 나탈리아는 계속 작아집니다. 너무 길어서 땅에 질질 끌리는 긴 머리카락을 잘랐네요. 수도꼭지에 손이 닿지 않아 풀잎에 맺힌 이슬로 목을 축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니 무척 긍정적입니다.
높이 자란 풀과 꽃 사이에서 길을 잃어 나탈리아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다시는 집 앞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기로 합니다. 언제까지 작아지는 걸까요? 그녀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작은 집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나탈리아. 그녀를 성가시게 하는 (버려진 빈 집인지 확인하러 찾아온) 시청 조사관도, 몰래 온 도둑도 모두 도망칩니다. 모두에게 잊혀지고 혼자가 된 나탈리아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조금씩 외로워져서 곁에 누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나탈리아. 그녀의 작은 집에 드디어 누군가 들어옵니다.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한 남자가 얼마나 지쳤는지 나탈리아의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습니다. 그 남자의 귀만 한 나탈리아가 그의 귓가에서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이 너무나 따뜻합니다. 남자의 이야기는 책을 확인해 주세요!
<다시, 나의 숲으로>를 읽으면서 감탄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두 문장의 짧은 글만으로 여러 장면의 그림을 그려낸 라켈 카탈리나가 멋지고 대단합니다. 예전에는 그림책을 볼 때, 그림 작가의 위력이 느껴진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나의 숲으로>를 읽다 보면 '어떻게 이 그림을 그릴 생각을 했을까?' 하는 장면이 여럿 있습니다.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데 있어서 글 쓰는 작가가 어떤 그림 작가를 만나는지도 중요하겠네요. 두 작가의 시너지 효과로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을 수상한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책으로 <다시, 나의 숲으로>를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