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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 ㅣ Dear 그림책
김복희 지음, 이명애 그림 / 사계절 / 2026년 6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멋진, 어떤 새에 관한 이야기일까?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새들에 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예상이 빗나갔네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에는 어른과 아이가 등장합니다. 서점에서 일하는 어른과 새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를 그려줄 수 있는지 물었고, 어른은 좋다고 대답합니다. 새를 너무 좋아하지만, 엄마가 새 기르는 걸 허락하지 않아 가장 멋진 새 그림을 보고 싶은 아이. 새에 대해 잘 모르면서 거절하지도 않고 그려주겠다고 한 어른. 만약 저였다면 처음부터 못 그린다고 했을 것 같습니다.
어른이 검색을 하니까 아이가 자기도 검색은 할 수 있고, 황새나 왜가리 같은 새들은 자기도 안다고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좋아하는 것을 얘기할 때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시시하다는 듯한 표정의 대비되는 얼굴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머뭇거리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아이가 맹랑합니다. 자기가 이름도 모르는 멋진 새를 그려달라니. 서점에 새 도감이나 새 관련 책이 없었을까요? 어른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어린 왕자에 나오는 상자를 그려줍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 상자를 알고 있었네요. 상자 안에 이미 양이 있어서 새랑 같이 있긴 힘들 것 같다는 말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쯤 되면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애가 타기 시작합니다. 괜히 그려주겠다고 했나,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요?
어른은 너무 어려워 시간을 벌고 싶었습니다. 속도 모르는 아이는 저쪽 가서 좀 앉아 있지, 옆에 딱 붙어 기다리네요. 머릿속이 하얘진 어른은 아이에게 좋아하는 새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또다시 빛나는 눈빛으로 조잘거립니다. 하지만 그 새는 멸종 위기종이라 기르고 싶은 건 아니라며 시무룩해집니다.

와, 이제는 어른이 대단합니다. 저와 딸아이였다면 둘 다 큰소리 내며 짜증내고 있을 텐데, 이 어른은 처음부터 존댓말을 쓰고 싫은 내색을 안 하네요. 다양한 새들을 그리고 또 그립니다. 그런데 아이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를 대며 그려준 새들을 거절합니다. 슬프고 힘들고 손도 아픈 어른은 결국 모르겠다고 말하네요. 이만하면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만, 한숨 쉬는 아이를 앞에 두고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정적이 이어지다가 어른은 아이에게 뭐라고 했을까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상자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아이는 다시 활기를 띠었습니다.
서점이라는 공간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의 그림체도 마음에 듭니다. 시끌벅적하지 않은, 어른과 아이의 조용한 대화가 여러 생각이 들게 합니다. 다소 터무니없는 아이의 요청에도 진심으로 대하는 어른의 태도가 제 모습을 부끄럽게 하네요.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