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인물이나 내용도 중요하지만 배경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여행을 좋아해서일까. 멋진 풍경을 보면 카메라에 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아니, 내 머릿속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표지의 사진처럼 하늘과 구름이 들어간 풍경이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것 같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의 대부분이 구름 사진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순간, 그립거나 아쉬울 때 혹은 서러울 때 하늘을 올려다보면, 더 정확하게는 구름을 몇 초간 응시하면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차례를 훑어보니 영화 제목 중 아는 것은 절반이 조금 넘고, 내용을 확실히 기억하는 것은 3분의 1 정도이다. 책을 읽는 중에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를 보기도 했다. <필름 속을 걷다> 제목부터 낭만적이다. 영화 속 장면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얼마나 가슴 설레일까. 화면으로 보았던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때의 뭉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엽서나 사진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 중에 보았다. 보정을 한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내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에 가슴이 뛰고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황홀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저자가 너무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 영화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에 사람 사는 이야기까지 들려 준다. '어둡지 않은 침묵의 감미로움처럼, 수다스러운 어둠의 즐거움처럼'(143p) 멈칫거림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차근차근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