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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터 부인의 정원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4
N. M. 보데커 지음, 이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3월
평점 :
1972년에 출간되어 같은 해에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에 선정된 작품을 소개합니다. 덴마크 아동 문학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N.M.보데커의 <재스터 부인의 정원>입니다. 그동안 읽었던 주니어RHK 출판사의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중에 글밥이 가장 많습니다. 표지 그림과 책을 쭉 넘겼을 때의 느낌만으로는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작은 글자의 양이 많아서 언니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림이 많은 그림책과 글자가 많은 동화책의 중간쯤으로, 크기가 큰 책에 그림과 글의 비율이 반반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읽기에 딱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먼저 읽어보고 재미있어서 아이에게도 읽어주었습니다.
정원 구석의 조그마한 고슴도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해가 진 직후에 고슴도치와 재스터 부인이 산책하며 만나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하얀 저택이 왜 노란빛으로 보이는지, 고슴도치는 어디에 있는지 그림을 보며 이야기 나누기도 좋습니다. 눈이 침침한 재스터 부인을 배려하는 고슴도치의 마음도 예쁘네요.
재스터 부인이 꽃밭 한가운데 고슴도치가 있는 줄도 모른 채, 씨앗을 뿌리고 물을 듬뿍 죽는 장면이 재밌습니다. 갈퀴가 등을 긁어 줄 때 고슴도치는 얼마나 시원했을까요? 가시 사이에 먼지가 내려앉은 것처럼 떨어졌던 씨앗들 때문에 피부가 너무 간지러운 고슴도치는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요?

물이 고인 웅덩이를 거울 삼아 자기 몸을 확인한 고슴도치는 어땠을까요? 자신이 꽃밭일지 채소밭일지 얼마나 걱정했으면 몸에서 토마토와 멜론이 자라는 꿈을 꾸었을까요. 창고로 들어가 씨앗 봉투를 보고 꽃씨였다는 것을 알아낸 고슴도치가 제법 똑똑합니다. 평소에 사용할 일이 없는 '되똥되똥'이라는 말도 고슴도치와 잘 어울리네요.
자고 일어났더니 온몸이 꽃으로 둘러싸인 기분이 궁금합니다. 가시 많은 고슴도치는 벌이 모여들어도 무섭지 않습니다. 내 모습을 특별하게 여기고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꽃잎 구름 같다는 표현도 예쁩니다.

졸고 있다 깬 재스터 부인이 춤추던 고슴도치를 발견하고 잡으러 쫓아갑니다. 도망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슴도치를 찾아내는 윔플 경감, 시들어 버린 꽃 아래 근심 가득한 고슴도치, 자기 때문에 고슴도치에게 마음이 쓰이는 재스터 부인까지 등장인물들의 특징이 선명합니다.
화려하게 튀는 색상 없이 은은한 느낌의 그림이 포근합니다. 번역이 매끄러운 덕분인지 문장에서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따듯함이 듬뿍 담겨있는 그림책은 오랜만이네요. 따뜻해진 봄 날씨에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읽기 좋은 책으로 <재스터 부인의 정원>을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