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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2
마레이어 톨만 지음,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1월
평점 :
주니어RHK의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2번이자, 네덜란드 독서진흥협회 공식 선정 도서인 <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를 소개합니다. 손 그림과 그래픽 인쇄를 결합한, 책 안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읽고 싶었습니다. 책이 무척 크네요. 저희 집 책장에 있는 그림책 중에 세로 길이가 가장 깁니다.
앞표지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는데, 표지를 넘기면 숲속의 주황빛 새들이 날아오릅니다. <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는 어떤 내용일까요?

처음 펼친 양쪽 페이지에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추운데 나무 위에 앉아 책 읽는 공작새는 꼭 담요를 덮은 것처럼 보이네요. 블루베리 케이크 냄새가 가득한 고슴도치네 집은 독서 시간인가 봅니다. 난로와 붉은 배경으로 인해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책을 덮고 자기도 하고, 딸아이처럼 누워서도 읽는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가장 어린 고슴도치가 할아버지 고슴도치에게 '빨리빨리 때'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이 이갈루스였네요. 세상이 정말 바쁘게 돌아가던 시절, 모두가 쉬지 않고 움직이는데 이갈루스만 느긋합니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날마다 쓰레기를 치웁니다.

숲, 산, 바다 곳곳의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도 쓰레기는 자꾸자꾸 생깁니다. 너무 지친 이갈루스가 쓰러지자 동물들이 부리나케 달려와 일으켜 세웁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영상을 보는 기분입니다. 광활함이 느껴지는 배경 안에서,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의 캐릭터들을 보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합니다.

이갈루스가 깊은 겨울잠에 빠져든 사이, 바깥의 동물들은 여느 때처럼 빨리빨리 움직입니다. 아주 바쁘게 쓰레기를 줍네요. 깨끗해진 숲을 보고 기뻐하는 이갈루스, 황금 갈퀴를 받고 숲 지킴이가 됩니다. 그동안 이갈루스가 해 온 선행을 모두가 알아준 것이죠. 이갈루스가 쓰러지기 전에 도와주었다면 좋았겠지만, 늦게라도 함께해서 다행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이갈루스 주변에 빈 병을 재활용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청소할 때 주황색 바지나 조끼 등 옷 입은 동물들을 디테일하게 그려 냈습니다. 주황색 옷과 주황빛 새들이 상징적인 것 같네요.

할아버지 고슴도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끝났고, 고슴도치들은 독서 시간에 이어 요가 시간이었나 보네요. 각기 다른 자세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고슴도치 집 안에 걸려 있는 주황 조끼를 보고, 이갈루스가 누구일지 짐작해 봅니다.
<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를 펼치면, 동물들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과 멋진 배경 덕에 눈이 호강합니다. 글밥이 많지 않지만, 예쁨이 묻어나는 문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를 읽고, 환경 보호와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