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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1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1월
평점 :

주니어RHK의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1번은 필립과 에린 부부가 쓰고 그린 <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입니다. 며칠 전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아이가 눈을 가지고 실컷 놀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을 읽으며, 그때의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달래지기를 바랍니다.

눈을 아주 좋아하는 아모스 할아버지는 겨울이 다가오면 날씨 예보에 귀를 기울입니다. 한 주 내내 비와 바람 소식만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첫눈이 내린다고 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하고, 시립 동물원으로 가는 아모스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옷은 모두 녹색이고, 모자와 목도리, 장갑, 가방 속 털실은 모두 빨간색입니다.

버스 안은 무채색으로 표현했고, 기린의 '버스 위로 튀어나온 부분'만 색이 나타납니다. 역시 녹색과 빨간색으로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는 색이네요. 동물원 입구까지 함께 온 기린은 이미 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있어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걸까요?

할아버지는 코끼리에게 자신의 것과 똑같은 털모자를, 거북이에게는 담요를, 펭귄에게는 양말, 코뿔소에게 목도리, 부엉이에게 스웨터를 줍니다. 물론 모두 빨간색이에요. 왜 그 선물을 주었는지 이유가 나와 있어서 재미있었고,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동물원이 할아버지의 일터였나 보네요. 할아버지가 일하는 동안, 눈이 언제 내릴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친구들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결국 눈을 보지 못하고 퇴근하는 아모스 할아버지. 그날 밤, 모두가 잠든 사이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누가 맨 처음 눈송이를 보게 될까?" 모두가 궁금해했는데, 부엉이였네요. 아침과 밤의 집 앞 풍경도 비교해 봅니다. 자고 일어나 눈 쌓인 풍경을 본 할아버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날이 밝아올 무렵, 부엉이가 친구들을 깨웠고 다 함께 할아버지 집으로 향합니다. 맨 앞에서 코뿔소가 눈을 밀며 길을 내고, 담요 덮은 거북이는 스키를 타며 갑니다. 펭귄은 코끼리 코에 걸터앉았고, 부엉이는 눈덩이를 굴리면서 가네요. 멋지게 행진하는 모습입니다. 할아버지 입에서 제일 처음 나온 말은 "만세!" 너무 귀여운 아모스 할아버지네요.
깊이 쌓인 눈을 푹푹 밟고 눈 천사도 만들며, 밤새 내린 눈을 만끽합니다. 새 모이통도 채우고 다람쥐들에게 씨앗도 뿌려줍니다.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썰매는 타야겠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야 할 것 같은데, 그림만 보면 포근하고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녹색 빨간색 파란색을 제외하고, 은은한 색상으로 표현해서 과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할아버지가 목도리를 둘러줄 때의 원숭이 모습, 겨울 시를 읽고 있는 부엉이, 추워서 나는 입김 등 그림을 보며 나눌 이야깃거리도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겨울이면 보통 화려한 색상의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떠올렸는데, 반짝이는 것이라곤 눈송이 몇 개뿐이지만 겨울 분위기 물씬 나는 <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도 마음에 드네요. 마시멜로 넣은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읽고 싶은 겨울 그림책으로 <아모스 할아버지의 눈 오는 날>을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