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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가 MBTI를 만나면
일일 지음 / 세이코리아 / 2024년 12월
평점 :
결혼 전에는 사주 풀이나 신년 운세를 해마다 보았던 것 같습니다. 사주에 관심이 많다기보다 무료 운세 봐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재미로 보는 정도였습니다. 딸아이를 출산하고 이름을 지을 때도 작명 어플의 도움을 받았지만, 사주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MBTI는 20년 전 대학생 때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선배가 동아리 후배들에게 검사지를 나눠주어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20년 전만 해도 혈액형이 무엇인지를 많이 물었는데,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MBTI로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주나 MBTI 모두 제게 흥미로운 영역인데, 인기 사주 크리에이터 일일이 사주에 MBTI식 해석을 도입했다고 해서 관심이 갔습니다. 사주만 보면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MBTI를 연결지어 사주의 개념이나 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사주가 MBTI를 만나면>을 읽어보았습니다.

<사주가 MBTI를 만나면>은 크게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사주, 음양, 오행, 천간과 지지, 2부는 십신, 3부는 합과 충 등 사주의 깊은 이해와 개운법에 대해 나옵니다. 이 책의 2부까지만 이해해도 자신이 어떤 본질을 타고났는지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책을 둘러싸고 있는 띠지 안쪽에 오행, 천간과 지지, 지장간의 구성, 오행과 십신의 상생상극 등이 간단한 표로 나와 있어서 한 눈에 보기 쉽습니다.

1부로 들어가기에 앞서 사주의 핵심 용어와 MBTI에 대해 소개합니다. 사주의 음양, 오행, 사주원국, 천간, 지지, 지지와 계절, 오행의 상생상극, 십신까지 대략적인 개념을 알려줍니다. MBTI에 쓰이는 각 글자의 의미와 조합, 유형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각 유형의 대표적인 인물을 예로 들고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1부에서는 사주팔자부터 음양, 오행, 천간, 지지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두 번째는 인터넷에서 만세력을 검색하고 제 생년월일을 넣어 나오는 사주팔자를 보면서 읽었더니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사주 풀이를 볼 때는 해석만 읽고 넘겼는데, <사주가 MBTI를 만나면>에서는 사주의 네 가지 기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사주원국 각각의 글자에 얽매이지 말고 전체적인 작용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주와 MBTI를 연결짓는 부분은 흥미롭습니다. 음양은 MBTI의 E와 I, S와 N, T와 F, P와J 네 가지 항목이 어떻게 대립되는 성향을 보여주는지, 오행은 E, I, S, N, T, F, P, J 각각의 글자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이야기한 것과 같다고 합니다. 천간과 지지는 십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과 십이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결합하는데, MBTI의 각 글자가 조합된 유형이 어떤 성향을 나타내는지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2부에서 설명하는 십신(십성)은 사주에서 나를 의미하는 일간이 사주원국 내의 다른 글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말해주는 개념입니다. 십신에 대한 내용은 처음 접하면 어렵지만, 차근차근 읽어보았습니다. 사주에 관성이 있으면 합격운이 있는지, 재성은 재물복인지, 관성, 재성, 인성, 식상, 비겁에 대해 설명하며 유명인의 사주를 예로 들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3부에서는 합과 충, 용신과 개운법, 재물운, 무와 과다 등 이것까지 알면 사주쟁이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이야기합니다. 오행과 천간이 글자라면, 지지는 단어, 십신은 문법인데, 합과 충은 앞에서 설명한 요소들을 뭉쳐 만든 문장이라고 합니다. 책의 앞부분이 어려웠다면 개운법(용신을 가까이 하는 것)만 기억해도 된다고 하는데, 그럼 용신부터 알아야 합니다. <사주가 MBTI를 만나면>에서는 용신을 찾는 방법 중 가장 주요한 억부용신과 조후용신에 대해 살펴봅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쉽도록 했습니다. 사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를 모두 아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MBTI 점수 매기는 법도 나와 있어서 제 MBTI와 같게 나올지 다르게 나올지도 궁금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좋은 사주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면서 자기 직업을 잘 찾은 사주라고 합니다. 사주는 알고 보면 별것 아니므로 크게 신경쓰지 말고, <사주가 MBTI를 만나면>은 나를 탐구하는 유용한 도구로 쓰이기를 바란다고 하니 사주만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지양해야겠습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