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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크리스마스 ㅣ 미래 환경 그림책 15
김수희 지음, 김병남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11월
평점 :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크리스마스 관련 그림책이 출간됩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은 산타가 주인공이거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친구들이 주인공이었는데, 미래아이 출판사의 <크리스의 크리스마스>는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 등의 환경 문제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초판 한정 특별 선물로 독후활동지가 들어 있어서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독후활동지 첫 페이지는 책 표지 그림과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묻고 있어서 책을 읽기 전에 아이와 얘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딸아이는 표지 그림을 보더니 순록이 산타가 되어서 선물을 나누어 줄 것 같다고 했습니다.
<크리스의 크리스마스>의 첫장을 넘기면, 여느 크리스마스 그림책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화려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눈을 볼 수 없고 비가 내립니다. 예전에는 눈을 헤치면 맛있는 풀과 이끼가 있었는데,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먹을 것이 점점 줄어들어 항상 배가 고픈 순록들이 등장합니다. 비가 내리는 얼어붙은 땅에서 순록이 해초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본 아이가 이상한 책이라고 하네요.
다른 책에서는 귀엽게 나오던 루돌프가 <크리스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아저씨로 나와 색다른 느낌입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순록들은 말라 가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해야 해서 크리스는 루돌프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둘의 대화에서 '겨울이 따뜻해지고 먹이가 부족해진 게 지구가 더워져서'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아이는 지구 온난화라고 하며, 크리스가 '지구를 식히면 된다'고 하는 부분이 웃기다고 소리 내어 웃습니다. 사람들 몫이라는 루돌프 아저씨의 말에 크리스는 크리스마스 선물도 주기 싫어집니다.
산타의 썰매를 함께 끌 짝을 정하기 위해 순록들이 산타 집 앞에 모였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루돌프 아저씨와 짝이 된 크리스는 신이 났지만, 루돌프 아저씨가 많이 아파서 썰매를 끌 수 없다고 합니다. 썰매를 끌지 않는 루돌프라니 이 부분도 신선했습니다. 오래된 얼음이 녹고 그 속에 잠자던 병균들이 깨어나 루돌프 아저씨를 포함한 많은 순록들이 이상한 병에 걸렸습니다. 싱싱한 풀이 사라지고, 오랫동안 얼어 있던 땅이 녹고, 아무 잘못도 없는 순록들이 아픈 것은 사람들이 지구를 더워지게 했기 때문이죠. 크리스는 사람들이 밉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며 화가 풀립니다. 사람들이 뭔가 깨닫기를 바라며 <크리스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기쁘고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인데, 씁쓸한 내용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상에서 탄소 배출 줄이기를 실천하며,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즐거운 순록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아이는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라고 새로운 제목을 지었습니다. 독후활동지에는 낱말 놀이, 그림일기, 편지 쓰기 등 다양한 유형이 나옵니다. 책에 나오는 낱말의 뜻을 알아보고, 그림일기를 읽고 문제 풀기, 그림과 글을 연결하기처럼 책의 내용 이해하기와 관련된 활동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과 이유를 말하고, 선물 받은 내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기, 책 속 등장인물을 골라 편지쓰기처럼 내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도 있습니다. 마지막에 주사위와 말을 이용한 말판 놀이까지 독후활동지 한 권이 알찹니다. 다른 그림책들도 이런 독후활동지가 포함되어 있다면 좋겠네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조금 특별하게 환경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크리스의 크리스마스>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