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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와 케이티 - 나를 함부로 대하는 친구에게
트루디 루드위그 지음, 에비게일 마블 그림, 강빈맘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9월
평점 :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5, 6세 때는 그런 적이 없는데, 7세 반이 된 후로 친구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불편했던 기분을 느낀 적이 있어서 딸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주면 좋을지 고민이었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어린 시절에 이런 일로 힘들었던 경험이 한 번은 있지 않나요?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친구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엄마에게 한 번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딸아이는 속상하거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꼭 저에게 이야기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친구에게', '정서적 괴롭힘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지키는 법'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모니카와 케이티>를 함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모니카에게는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케이티가 있습니다. 비밀 얘기도 나누며 늘 같이 놀았지만, 점점 못되게 굴며 상처를 주는 케이티가 진짜 친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날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귓속말로 소곤거린다면, 어른인 저라도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은데 어린 아이들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힘들까요? 모니카는 케이티와 사라, 두 친구 모두와 잘 지내고 싶었는데 두 친구가 모니카를 멀리합니다. 속이 불편해진 모니카는 엄마의 조언대로 대화로 풀어보려 하지만, 케이티는 모니카를 예민하다고 하네요. 상황은 점점 안 좋아져서 쉬는 시간에 모니카만 혼자가 됩니다. 모니카의 표정과 상황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만 보아도 너무 속상합니다.
배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가겠다고 하는 모니카에게 엄마가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혹시 학교에서 배가 아플 만큼 힘든 일이 있는 거니?" 이 말 한 마디가 모니카에게는 얼마나 따뜻했을까요? 엄마는 얼마나 걱정되었을까요? 눈물을 멈출 수 없는 모니카를 엄마는 가만히 안아주며 말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모니카의 말을 다 듣고 "살다 보면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단다. 지금 네가 겪고 있는 일도 그런 일 중 하나야." 저도 딸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모니카는 엄마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고,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역할극도 해봅니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며,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라고 딸아이와 얘기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하는 진짜 친구를 사귀면서 모니카가 웃으며 지내길 응원합니다.
<모니카와 케이티>는 딸아이가 평소 읽던 책들보다 글이 많지만 집중해서 잘 읽었습니다. 책 뒷부분에는 괴롭힘 대상이 되었을 때 대처 방안, 자녀와 함께하는 토론(독후 활동 질문), 더 나은 친구가 되는 10가지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모니카와 케이티>를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