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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와 밤 ㅣ 인북 그림책 1
아사노 마스미 지음, 요시무라 메구 그림, 이진아 옮김 / 인북 / 2024년 3월
평점 :
까만 밤, 커다란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까만 고양이는 밤하늘과 같은 색이라서 밤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표지 그림부터 너무 예뻐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어두운 밤을 무서워해서 혼자 자기 어려운 딸아이와 읽고 싶었던 책 <밤이와 밤>을 소개합니다.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서 바깥 세상이라고는 방에 있는 창문으로 바라보는 게 전부인 밤이. 그런 밤이는 밤을 새까맣고 조용하고 졸린 거라고 말합니다. 밤이가 구해 준,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쥐는 밤을 눈부시고 시끄럽고 맛있는 거라고 합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둘은 각자 알고 있던 밤을 함께 경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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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밤거리. 밤이는 아주 높은 시계탑에서 눈부신 달님을 보고, 넓은 길거리에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고, 좁은 뒷골목에서 맛있는 핫도그를 맛봅니다. 딸아이는 캄캄한 밤에 밖으로 나간 밤이가 무서웠을 것 같다고 얘기하네요. 아마 처음에는 두려웠을지도 모르지만, 쥐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할수록 놀랍고도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하면 알 수 없지만, 익숙하지 않고 낯선 세상이라도 용기 내어 본다면 재미있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무서워서 할 수 없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할 수 있는 한 넓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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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대해 처음 보는 게 정말 많았던 밤이와 무서운 인간 말고도 다양한 인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쥐. 새까만 방, 조용한 잠자리로 돌아와 단잠에 빠집니다. <밤이와 밤>에서는 밤을 무섭거나 나쁜 게 아니라 캄캄하고 눈부시고, 조용하고 시끄러운 상반된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어두운 밤을 무섭다고만 생각하는 아이에게 낯선 세계는 무서운 게 아니라고 알려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고양이 밤이와 쥐의 모습을 귀엽고 예쁘게 잘 그렸고, 담벼락의 꽃이나 밤거리의 건물, 맛깔스러워 보이는 핫도그까지 그림이 맘에 듭니다. 가릉가릉, 영차, 쫑긋, 살랑살랑, 꼬르륵 등 소리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도 많이 나오고, 높고 넓고 좁은 등 공간이나 위치와 관련한 표현도 나와서 아이 혼자 읽기에도 엄마가 읽어 주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밤이와 밤>은 작가 아사노 마스미와 요시무라 메구가 함께 만든 두 번째 책입니다. 첫 번째 책인 <꼬마 종지>가 제 7회 MOE 창작 그림책 그랑프리 수상작이라고 하니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