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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여행, 길 위에서 꿈을 찾다
이시가와 나오키 지음, 양억관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청춘, 여행, 길, 꿈.
제목을 이루는 단어들이다.
단지 제목만으로 선택한 이 책이 내 마음속의 열정을 불타게 했다.
저자는 등산이나 강타기나 항해를 한 것만으로 '대단한 모험가'라 불리는 게 부끄럽다고 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이 끊이질 않았다. 학창 시절 난 왜 크나큰 꿈을 꾸지 못했을까. 속으로만 세계여행을 바라고 실천해보고자 노력하지 못했을까. 친구들은 입시와 취직을 생각할 때 저자는 세계사 선생님의 매력적인 인도 여행 이야기를 듣고 인도 여행을 다짐한다. 그리고 스스로 돈을 모아 배낭 하나를 메고 떠난다. 고2 때였다. 난 학교에서 교과서를 들여다 보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고 이성친구를 좋아하고 시험에 얽매여 있었을 그 시절에 말이다. 이런 저런 수식어도 필요 없이 그냥 대단하다. 어린 나이에 넓은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의 생활은 아르바이트와 여행의 반복이었다. 지금의 내 일상이 대학에 입학하고 휴학하고 졸업하기까지 많은 돈 들인 것과 상관 없다면 나 또한 좋아하는 여행을 마음껏 하는 쪽이 나았을텐데. 책을 읽으면서 용기, 열정, 모험, 인내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누군가 이루었다는 생각에 직접 경험해본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카누로 유콘 강을 여행하고, 겨울에 후지산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알래스카로 향한다. 고산병을 이겨내며 정상에 서고, 러시아와 아프리카를 여행한다. 그리고 지구 종단 여행에 참가한다. 일 년에 걸쳐 여행하는 국제 프로젝트는 세계 7개국의 젊은이 8명으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일본 대표로 선발된다. 한국 대표는 열아홉 최연소다. 북극에서 흰곰을 만나고 얼음 위를 걷고 자전거로 달리고 국경을 넘는다. 정글을 지나고 요트를 타고 남극 대륙에 들어선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21세기를 맞이한다. 얼마나 멋지고 대단하고 엄청난 일인가.
세계 최고봉을 오르고, 사이판의 항해사 마우를 만나 한 달간 항해술의 기본을 배우고 사타왈 섬으로 향한다. 그렇게 바다, 산, 강, 극지, 사막, 정글을 여행하고 마침내 하늘로 눈을 돌린다. 열기구 모험의 일인자 간다 씨를 만나 태평양을 횡단한다.
도전. 위대하고 아름다운 단어가 아닐까.
그는 꿈꿔온 여행을 통해 청춘을 열정적으로 보낸다.
그가 걸었을 지구의 여러 갈래 길 위를 천천히 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