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행하는 법
마리 꼬드리 지음, 최혜진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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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림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함께 즐기는 다양한 그림책을 만든다고 합니다. 프랑스 작가 마리 꼬드리가 쓰고 그린 <우리가 여행하는 법>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 아이와 함께 읽고 싶다기보다 제가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간열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니 여행 추억이 떠오르네요.


<우리가 여행하는 법>에는 두 친구가 등장합니다. 필레아스는 작은 세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책을 읽으며 자기 세계를 채워 가지요. 반면에 페넬로페는 대자연을 누비고 싶고 새로운 곳에서 살아 보고 싶습니다. 모험을 좋아하는 페넬로페는 내일 당장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필레아스는 누가 집을 지키냐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여행에 대하여 필레아스와 페넬로페의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네요. 가보지 못한 곳에 관한 책과 영상을 보며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새로운 곳에서 지내 보고 싶어 세 달 넘게 머물며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여행 스타일이 정반대인 필레아스와 페넬로페, 작가는 이 둘의 성향이 도드라지도록 까만색과 노란색으로 표현했네요. 두 친구는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요?


어디로 사라져 버린 필레아스와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페넬로페는 기차 여행을 떠납니다. 창밖 풍경이나 새로 사귄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등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호텔에서 여행 가방을 푸는 페넬로페 앞에 나타난 필레아스! 페넬로페 혼자 여행하는 건가 했는데, 필레아스가 따라왔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이나 호텔 방에만 있는 필레아스는 심심하지도 않나 봅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필레아스는 처음 따라왔을 때처럼 가방 안에만 있네요. 가방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필레아스의 시선을 따라가 보기도 하고, 배나 코끼리, 마차로 이동하면서 가방 속 두 구멍으로만 내다보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느끼는 필레아스에게 감탄도 해봅니다. 계속 방이나 가방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잠시 밖으로 나올 때도 있기는 하지만 절대 호텔을 떠나지 않는 필레아스.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재밌네요.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생각 없이 넘겼다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밖으로 나가려고도 해보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는 필레아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고요.


페넬로페는 하루 종일 밖에서 걷고 즐기다가 저녁이면 필레아스에게 모험담을 들려줍니다.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둘은 방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필레아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 페넬로페가 멋진 하루였다고 고마워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네요. 내가 너와 함께 시간을 보냈으니 오늘은 나를 따라 나가자고 하는데, 역시 그럴 일은 없을까요? 정말 다른 두 친구가 서로에게 불만을 갖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는 모습을 보니 둘의 우정에 박수 치고 싶습니다. 드디어 마지막에 필레아스가 신발 신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어디를 가는 걸까요? 마지막 장면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여행이라는 것이 낯선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걸 수도 있고,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는 배낭여행을 좋아할 수도 있고, 휴양지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지요. 저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여행.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우리가 여행하는 법> 추천합니다.




*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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