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인의 대책 없는 터키 배낭여행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 터키편, End of Pacific Series
오소희 지음 / 에이지21 / 2007년 6월

 
학창 시절 마지막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그리스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꼭 가보고 싶은 나라로 터키를 택했다. 프랑스, 중국 음식과 함께 <터키 음식>이 세계 3대 음식으로 꼽히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음식에 관심이 많고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터키의 <싼 물가>이고, 세 번째는 <역사적 관심>이다.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없었는데 그리스 여행에서 유적지를 둘러보고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조금씩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터키의 많은 유적지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터키 배낭여행 계획서로 여행 공모전에 응모하여 당선되기도 했다. 정말 여행하겠다는 심정으로 많은 책들을 참고하여 성실하고 솔직하게 쓴 계획서였다.   

터키와 관련된 많은 책들을 검색하고 읽어볼 때 여행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을 알려주는 책은 많았지만 여행기를 쓴 책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서점에서 발견한 <터키편> 여행책은 너무나 반가웠다. 물론 이 책은 여느 여행책과 다르다. 엄마와 36개월 어린 아들의 대책 없는 여행기인 것이다. 우선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책은 여행하면서 찍었을 신 나고 즐거운 추억의 사진이 가득한 것인데 사진이 많지 않음에도 이 책은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의 만류(挽留)에도 아랑곳 않고, 그녀는 커다란 가방과 아이의 손을 붙잡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하면서 더욱 의젓해지고 씩씩해졌을 아이가 너무 대견하다. 엄마는 가고 싶은 곳에 전부 간다는 게  힘들었고, 보고 싶은 것을 모두 볼 수도 없었다. 아이의 엄마였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자들과 나 역시도 그러하지만 계획이란 틀에 얽매여 이것은 꼭 봐야 하고 저곳에는 반드시 들러야 하고 마치 로봇 같이 움직이기 일쑤다. 그래서 엄마와 아들의 대책 없는 여행에 더욱 열광했는지도 모른다. 발 가는 대로 움직이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기약 없이 머무르고. 그런 한가롭고 여유로운 여행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 햇빛과 바람을 좋아하는 그녀의 다른 여행기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