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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피부가 새로워지는 화장품 다이어트
오필(김주희) 지음 / 라온북 / 2022년 11월
평점 :

아이 등원 시간에 버스를 기다리며, 60대로 보이는 여성분을 나도 모르게 곁눈으로 쳐다보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피부에서 광이 날 정도여서 속으로 감탄했다. 나는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피부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스스로 피부 관리에 소홀했다. 20대 중반부터 여행을 다니거나 일을 하면서 자외선 차단에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은 탓에 지금은 보기 싫은 잡티가 크게 있다. 출산하고 새롭게 짙어진 잡티는 옅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요즘은 남자들도 피부 관리를 많이 하지만, 여자라면 나이에 상관 없이 피부에 관심이 많지 않을까? <매일 피부가 새로워지는 화장품 다이어트>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표지에 나와 있는 '너무 많은 화장품은 피부에 독이다', '고가의 화장품이 답이 아니다', '화장품 미니멀리즘' 등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을 읽고 싶었다. 화장품 회사가 알려 주지 않는 바른 화장품 사용설명서라니 궁금했다.
20대 시절에는 피부과 등 병원에서 피부 상담해 주는 일을 했고, 2013년에는 맘 카페에서 화장품을 소개하고 판매했다는 저자. 유명하고 비싼 화장품을 아이에게 발라주었지만 딸의 피부는 예민해졌고, 깜빡 잊고 화장품을 발라주지 않았더니 피부가 붉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쓰는 화장품을 만들기로 하고 '마더스프(Mother's Promise)라는 화장품 브랜드까지 론칭한 저자는 화장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알리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 '8일 기미앰플', '8일 미백크림' 등 혹하는 광고 문자가 와서 살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혼하고도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던 때가 있었는데, 마흔이 된 지금은 기미와 색소침착 등 잡티가 피부 고민이다. 눈 옆에 크게 자리한 잡티와 반대쪽 눈 밑에 점점 짙어지는 잡티 때문에 피부 관리도 받아보고, 해외 구매한 크림도 써보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저자가 끊임없이 주장한다는 "기미는 절대 화장품으로 좋아질 수 없습니다. 피부 톤이 밝아지는 것 외에 화장품으로 기미가 옅어지지는 않아요."(81p)라는 말을 읽고서야 화장품을 사려고 했던 고민은 사라졌다.

화장품은 절대 우리 피부를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지 못한다. 화장품은 그저 우리 피부에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23p)
화장품을 선택할 때 내가 알고 있던 나의 '피부 타입'은 중요하지 않다. 피부 타입이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화장품을 선택할 때 현재 나의 피부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화장품을 지성, 건성, 중성 중 꼭 한 가지 피부타입에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저자는 출산 후에 에센스 로션 하나로 본인은 수분감 보충, 딸의 피부에는 진정과 보습을 주기 충분했다고 한다. 피부에 바르는 것보다는 음식이나 집 안의 온도와 습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리했다고 한다. 책에서 계속 말하는 게 화장품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요즘 화장품 중에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 크림이 있다. 책에서 말하길 "아이 크림을 얼굴 전체에 바른다고 해서 안 될 건 없어요! 하지만 비슷한 제품이 있다면 굳이 얼굴 전체에 바르기 위해 아이 크림을 따로 구입하실 필요도 없습니다."(92p)
아이 크림의 주된 성분은 '아데노신'인데, 이 성분이 일정량 이상 들어가야 화장품에 '주름 개선'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집에 있는 스킨, 로션, 크림 등 살펴보니 주성분이 아데노신이라고 쓰여져 있다. 얼굴에 잔뜩 바를 생각으로 무작정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아이 크림을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고객과 상담할 때, 저자는 가장 먼저 고객이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묻고, 그 후에 처방은 대체로 '화장품 다이어트'라고 한다. 화장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것이 피부 건강에 좋다. 화장품의 성분을 살펴보면 같은 성분인데 중복되게 겹쳐 바르는 경우가 많다. 스킨이나 미스트로 피부 정돈하는 과정도 생략해도 되고, 세럼이나 에센스 중에 하나만 바르고, 보습 로션, 보습 크림, 탄력 크림, 아이 크림, 미백 크림을 다 바르는 게 아니라 주름ㆍ미백 개선 수분 크림 하나만 바르라는 솔루션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신생아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딸아이도 어릴 때 목욕 후에 로션이나 크림을 열심히 발라줘도 다리 안쪽이나 군데군데 거친 피부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다섯 살인 지금은 거친 부분이 없다.
"신생아들은 본래 아토피스러운 피부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거의 경증 아토피와 비슷한 수준의 pH로 태어납니다. 신생아의 피부가 예민하고 미성숙한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니 인위적으로 피부의 역할을 만들어주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연스럽게 발달하니까요."
임신 중에 필수로 바르는 것이 바로 임산부 튼살 크림이 아닐까? 튼살 크림은 임산부의 보습 관리 차원의 크림일 뿐이라 일반적인 보습제와 성분이 같다고 한다. 튼살을 방지하고 싶으면 지속적인 운동과 영양관리로 피부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라고 한다.
그동안 선크림은 실내에서도 꼭 바르라고 알고 있었다. 저자는 뜨거운 햇빛에 피부를 노출해야 하거나 하루 종일 햇빛 아래에서 일을 하거나 바깥 활동이 많은 경우는 반드시 바를 것을 추천한다. 소풍을 가거나 자외선이 강한 날은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되도록 차단 지수가 낮은 선크림과 모자나 양산 등 물리적인 차단 방식을 이용하라고 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물론 성인도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 여드름을 관리하는 데 시카 크림의 원료인 고욤이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물론 피지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음식에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이나 당이 많이 들어간 유제품은 여드름 유발 가능성이 크다. 여드름 피부는 유분감이 적은 미스트나 겔 타입 제품으로 관리하라고 한다.
화장품 광고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믿지 말고, 피부에 이로운 제품인지 확인하자. 피부 타입은 그때그때 변하기 때문에 현재 나의 피부 상태에 집중하여 그날그날 피부에 맞는 화장품으로 똑똑하게 관리하자. 과한 화장품은 도리어 독이 되니 심플하게 바르자. 유기농 제품이라고 무조건 좋은것은 아니다. 천연 성분이라고 모든 피부에 맞는 것은 아니다. 피부의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며 유용한 정보가 가득해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