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 - 평범한 어른이 오늘을 살아내는 방법
김나랑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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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란 제목을 보고, 나는 어땠나 생각해봤다. 속이 답답해 계단으로 간 적은 있지만, 계단에서 울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계단에서 울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보그》의 피처 에디터 김나랑 저자는 적당한 아픔을 공유하고 싶다며 환상이 아닌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1장 '매일의 출근은 고되지만 내 일에는 진심입니다'를 읽으면서 내가 다녔던 직장들을 떠올렸다. 

내 첫직장은 출판사였는데, 3개월의 수습기간에 초등수학 문제집 한 권을 편집했다. 출판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었기에 인쇄하고 보니 실수한 적도 있었다. 두 번째 직장에서는 학습지 교사로 4년 일했다.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처음이어서 학부모 눈에는 스물다섯이었던 내가 대학생처럼 보였나보다. 첫수업 후에 사무실로 클레임 전화가 왔다는 얘길 듣고, 울었던 기억. 그 후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학부모들과 친해져 밥도 차려주시고 수다도 떠는 사이가 되었다. 그만둔지 한참 지나 결혼, 출산할 때까지도 연락하는 분들이 계셨을 정도다.

직종은 다르지만, 월급의 흑역사라든지 퇴근하고도 연락오는 업무 전화 등 글을 읽는 동안 공감할수 있었다.




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는『어른의 의무』라는 책에서 어른의 의무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불평하지 않기, 잘난 척하지 않기,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이 세 가지 의무를 다하려면 당연히 먼저 내 삶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43)


2장 '조금 불안하고 궁상맞아도 혼자의 힘을 믿어봐요'에서는 운동, 휴가, 미니멀라이프 등 일 이외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직장도 출판사였는데, 내가 하는 일은 영업에 가까웠다. 왕복 3시간을 출퇴근하며 몸이 힘들어서 책 읽을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가 내 생일에 글쓰기 수업을 선물했다. 몇 주 동안, 주 1회 여행작가 글쓰기 수업을 듣느라 칼퇴근하고 파주에서 홍대까지 갔다. 몸은 힘들어도 참 즐거웠다. 일만 하는 직장인이기보다 아주 조금의 여유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3장 '잡지의 신이시여, 듣고 있습니까'에서는 잡지 에디터에 대해 말해주는데, 난 이 부분이 술술 읽혔다. 잡지사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읽기 쉽게 쓰여진 글 덕분인지 재미있었다. 한손에 들어오는『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는 작고 얇은 책(220페이지)이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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