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20-2021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국내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여수와 남해였고, 두 곳만 다녀오긴 아쉬우니 전국을 한 바퀴 돌아보자고 생각했다. <토지>를 읽으며 가보고 싶었던 하동(평사리 최참판댁)과 어떤 이유 때문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역시 가보고 싶었던 영주(부석사)도 들르기로 했다. 책장에 꽂혀 있는 국내 여행책 열 권 정도를 꺼내놓고, 한 권씩 살펴보며 들를 곳을 추려냈다. 그렇게 계획하여 2013년 가을, 10일간 나홀로 전국일주를 했다.




전국일주를 할 때, 나는 버스와 기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여행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어느 여행지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없어서 가볼 곳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고, 거리상 버스보다는 차를 타야 하는 곳이라서 가보길 포기하기도 했다. 상상출판의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따라 여행하도록 구성했다. 처음 펼쳐봤을 때, 고속도로별로 코스를 구분한 목차가 새로웠다. 가족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전국일주라면 이 책이 정말 유용할 듯하다.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테마 여행에 대해 소개한다. 베스트 공짜여행지, 계절별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 꽃놀이와 단풍놀이 강추 여행지, 지역별 축제 정보, 한국 대표 관광지 100곳이 소개되었고, 가장 좋았던 건 휴게소 베스트 맛집이 나와 있다. 나는 여행할 때, 그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는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을 간다기보다 향토 음식을 먹는다고 할까. 예를 들면, 여수의 서대회무침, 하동의 재첩국, 남해의 멸치쌈밥.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여행한다면 반드시 들르게 될 휴게소일테니 휴게소 맛집을 알려준다는 게 참 좋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먹는 건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니까.



하나의 국도와 9개의 고속도로를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베스트 코스를 알려 준다.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들을 중심으로 주변 명소와 코스를 더했다. 지도만 봐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Travel Point>에서는 각 여행지 정보와 팁을 알려 주고, <More&More>에서는 베스트 코스 중 <Travel Point>에서 소개하지 않은 여행지 정보가 나와 있다. <Travel Plus>에는 추천 숙소, 추천 체험, 추천 맛집을 소개한다. 책 뒤쪽에는 전국 지도와 인덱스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전국일주 할 때 거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 여행 전에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여행 중에 뜻하지 않게 도시 변경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여수 2일차에 찾아간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손님은 나 뿐이라 야경투어를 할 수 없단다. 방에 올라가니 퀴퀴한 냄새가 나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짐을 챙겨 내려갔다. 야경투어 때문에 온 건데 그냥 가겠다고 환불받았다. 여수 밤바다를 즐기며 여수 여행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다음 여행지 하동으로 가려는데, 여수에서는 하동, 남해 가는 버스가 없더라. 어느 지역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순천! 곧 출발합니다!"라는 소리에 순천행 버스표를 샀다. 정말 스릴 넘치는 여행이었다. 순천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순천역에서 내려 하동 가는 기차표를 구입하고서야 하동 숙소를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점점 어두워지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았다. 세 번째 전화한 '뜰안의 게스트하우스'는 하동역에서 좀 거리가 있는 듯했는데, 감사하게도 픽업해주신다고 했다. 내 나이 서른하나였는데, 여행 전에 꼼꼼히 계획하던 내가 처음으로 막 나갔던 여행이다. 뜰안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사모님이 추천해주신 '동정호에서 빨간 우체통에 편지 쓰기'. 하동을 여행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내게 쓴 편지는 1년 후에 받아볼 수 있다. (편지지는 최참판댁까지 가서 받아와야 한다.)




여행 전문가 네 명이 1년 동안 직접 여행하며 찾아낸 여행지를 기록한 <전국일주 가이드북>.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알찬 내용이 가득하다. 10개의 국도와 고속도로, 36개의 구간에 1,200곳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으니 전국일주가 아니더라도 국내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아쉬운 봄날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데, 책에 소개된 꽃놀이 여행지는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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