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
파올라 라펠리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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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 화가라고 적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는 미술선생님께 미술부로 오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공부에 방해가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점점 미술이란 과목과 멀어졌지만 뭔가 꾸미거나 만들기는 재미있다. 혼자서 미술관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그림 감상하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림과 함께 그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진 책도 즐겨 읽는다. 특히, 김점선의 '10cm 예술'이나 다빈치의 아트시리즈, '그림 읽어주는 여자'를 좋아한다. 한젬마의 '화가의 집을 찾아서'를 읽고는 여름 휴가 때 충청도에 있는 '임립 미술관'을 찾아가기도 했다.

마로니에북스에서 <세계 미술관 기행> 시리즈가 나왔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레였다. 첫째 권을 읽으며 작품들 뿐 아니라 고흐의 삶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더욱 값진 책이 아닌가 생각했다. 회색 펠트 모자를 쓴 고흐의 자화상으로 디자인된 표지. 강렬한 눈빛으로 독자들을 잡아 끄는 듯하다.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들어봤음 직한, 널리 알려진 작품 '고흐의 침실'이나 '해바라기' 보다도 내가 관심있었던 작품이 몇 점 있다.

'애스터와 협죽초가 꽂힌 꽃병(1886)'에서 아름다운 색채 조화는 물론이고 꽃잎의 물감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고흐는 꽃 정물화를 통해 손가락 연습을 했다고 한다. '나무와 덤불(1887)'은 몇 가지 색의 붓터치만으로 산책하는 느낌이 들도록 표현한 자연의 모습이 시원스럽다. 마치 판화 같은 '가죽신(1888)'은 잠시 옛 추억에 빠져들게 했다. 중3 미술 시간에 친구들이 판화 밑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고흐가 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난 것을 기념해 그린 '꽃이 핀 아몬드나무(1890)'이다. 아기가 그림에 매료되어 쳐다보았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 또한 한참을 바라보았다. 바탕색인 밝은 하늘색과 꽃이 핀 나뭇가지를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암스테르담에 직접 다녀오진 않았지만 긴 시간 동안 미술관 여행을 한 느낌이다. 주옥 같은 작품들을 바로 눈 앞에 두고, 게다가 친절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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