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
존 J. 롤랜즈 지음, 헨리 B. 케인 그림, 홍한별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표지의 지도 그림부터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처음 훑어 볼 때는 책의 두께와 종이의 질과 흑백 삽화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는『로빈슨 크루소』를 읽을 때와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볼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삼림 답사자인 저자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훨씬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난다. 마음에 그리던 호수를 찾고 커다란 스트로브잣나무를 발견했을 때 그는 늘 살고 싶었던 그런 곳을 마침내 찾았음을 안다. 일주일 뒤, 그곳 빈터에 텐트를 치고 답사 생활을 시작한다. 호수에는 숲에 사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중요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은닉처를 뜻하는 '캐시'라는 이름을 붙인다. 예전에 연락이 끊긴 티비시 추장을 만나면서 숲 사람들처럼 눈과 코와 귀를 사용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본격적인 캐시 호숫가 숲속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티비시 추장과 함께 저자 존과 책 안의 삽화를 그린 행크(헨리)는 호숫가 오두막에서 지내며 시간이나 날짜가 아닌 사계절의 흐름에 따른 삶의 변화에 적응한다. 티비시 추장은 든든한 후원자이며 기술자이며 만물박사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그가 있기에 책의 내용이 더욱 값진 게 아닐까.

책의 내용은 1월부터 12월까지 나누어져 있다. 숲속에서의 흥미진진한 생활을 독자들의 궁금증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라도 한듯 꽤 자세하게 풀어나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생생하여 마치 내 자신도 함께 생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행크의 삽화 또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들은 풍속계와 모카신, 나침반, 썰매를 만들고, 동물 이야기와 음식 이야기를 하며, 요리를 한다. 펜싱 검으로 낚싯대를 만들고 나무의 수액으로 설탕이며 시럽을 만든다. 사냥을 하고 동물들의 발자국 본을 뜨고 노를 저으며 그들은 즐거워한다. 아궁이를 만들고 빵을 굽고 낚시를 한다. 여름에는 야영을 하고 날씨 이야기를 하며 카누를 탄다. 땅속 냉장고와 훈제소, 폐품 라디오를 만드는 과정은 대단했다. 그들의 손재주며 순발력, 적응력에 감탄하는 바이다.

캐시 호숫가로 달려가 나만의 오두막을 짓고 싶다. 숲의 자연적인 도구들을 이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물건들을 만들고 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에 평화로움을 느끼며 책을 읽으며 그렇게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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