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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우리도 이들처럼
김하인 지음 / 이른아침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국화꽃 향기, 일곱송이 수선화, 소녀처럼, 목련꽃 그늘...'
예전에 읽은 김하인의 소설은 하나같이 순수함을 지녔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었다.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으면서 애틋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랑이야기였다.
<사랑한다면 우리도 이들처럼>은 소설이 아니다.
작가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아는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에 더욱 애절함이 느껴지고
아프게 다가오고 결국 아름다움을 남긴다.
나에게 전화를 걸어주고, 내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고,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편지를 쓰고,
그리고 나를 생각하며 턱을 괴어줬을 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씻겨주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색이 다른 두 자루의 양초를 준비하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돌아와서 기쁘고 즐거우면 이쪽 양초에,
화나고 실망했다면 저쪽 양초에 불을 붙인다.
1년 후, 저쪽 양초가 훨씬 길다면 두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게 틀림없다.
결국 두 자루의 양초를 통해 서로 사랑 훈련을 하는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때 어른 키만한 커다란 봉지 튀밥을 안겨주며
다 먹을 때까지만 만나자고 하는 남자.
커다란 튀밥을 먹기까지 3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여자.
무능력하고 별 볼일 없던 남자는 3년의 기간 동안 크게 성공해서 나타나고.
여자는 집안의 강요를 버텨내느라 인내심과 함께 그에 대한 사랑의 힘을 발휘한다.
원태연 시인이 주인공인 '튀밥 한 봉지에 담긴' 사랑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랑한다면 기다릴 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 간절히 원한다면 인정해주기.
사랑하는 사람에게만은 기꺼이 져주기.
그리고 존댓말 쓰기.
간단한 듯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을 지켜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같다.
사랑한다면 우리도 이들처럼 . . .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_ 빅토르 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