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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남자 - KI신서 916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얼리 리뷰어로 선정되어 미리 원고를 읽고 올리는 글입니다."
플라네타 상을 수상한 로사 레가스에게서 "이 상금으로 '시간'을 살 수 있겠군요."라는
수상 소감을 듣고 이 소설의 소재를 생각해냈다는 작가. 시간을 사고 판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축약 소설을 썼다.
가령 시간은 'T', 돈은 '$', 각 장(章)은 'C'로 나타냈다.
목차에 페이지 수가 적혀 있지 않은 것과 각 장의 제목은 목차에만 썼다는 게 눈에 띄었다.
색다른 형식과 흥미로운 내용 덕분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주인공 TC의 대차대조표며 적두개미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주식회사를 이끌어가는 과정이 경영서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간을 소변 검사를 위한 용기에 넣어 판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니.
하지만 친구 DVD의 도움으로 이 흥미로운 상품은 N(뉴스)에서 소개되고,
도시 전역에서 5분짜리 플라스크를 찾는 주문이 쇄도한다. 맙소사.
내가 만약 35년이라는 긴 시간을 사게 됐다면 어떨까?
과연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며 나만의 자유를 만끽할까?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읽고 난 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오직 나만의 문제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계는 째깍째깍 움직이고 있다.
무수한 시간들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