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과 당신 - 서울대 빗물연구소 한무영, 그가 밝히는 빗물의 행복한 부활
한무영 지음, 강창래 인터뷰 / 알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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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읽기 전에
 

 빗물 박사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첫 느낌은 이랬다. 비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겠다는 반가운 생각 또 나 역시도 비를 좋아해서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할 거 같았다. 어쩌면 빗물 박사가 전하는 다소 낭만적인 비와의 연관성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책표지도 정말 유쾌해 보이는 모습이어서 그랬을까.

 

 

- 책과 마주하며

 

 '비'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산성비'에 대해서부터 그동안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가를 깨는 일부터 시작된다. 하나의 관습이 오래도록 이어져 그 생각의 틀을 깨끗하게 부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기존의 진실은 굳어질 대로 굳어져 왔고 은연중에 우리는 그것을 의심 없이 믿는다. 전문가의 말이니까. 내가 모르는 분야이니까. 그야말로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염이 심한 현대사회는 산성비 괴담이 주를 이룬다. 비를 맞으면 대머리가 된다는 말이 가장 흔하게 들리는 소리니까. 그래서 비를 좋아해도 선뜻 맞지 못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중학생 때 비가 내리면 기분이 좋아서 친구랑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돌아다니며 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야말로 뒤집어쓰고 다녔다. 시골도 아니고 도시에서 말이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서는 산성비라는 말과 다소 약해진 몸을 핑계로 비가 오면 맞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부질없는 짓이었다니!

 

 그러나 빗물 박사 한무영은 말한다. 산성비의 산성수준은 우리가 마시는 오렌지 주스나 콜라보다도 낮은 산성이며 과거 산업화가 될 때의 오염이 심하고 환경에 대한 각성이 없었을 때의 이야기라고. 다른 나라에서는 산성비라는 개념 자체도 없으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그렇다 한다. 또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산성비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 유럽 북단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이야기였고 그곳은 비가 내리면 중성화될 것이 없어서이고 우리나라는 흙이나 기타 환경이 다르기에 같은 이야기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산성비에 대한 심각성이나 그로 말미암은 생태계 파괴나 숲의 황폐화 등의 보고가 없단다. (대략의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정확하게 알고 싶으면 책을 꼭 읽기를 권합니다.)

 

 이 개념부터 깨는 일이 시작이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계속 이어지는 내용에 비하면. 다행히도 나는 저자의 이야기에 반론의 여지를 찾지 못했고 이어지는 이야기에 더욱 저자를 믿고 지지하게 된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옆지기에게 책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공감하며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고 모두가 바르다고 믿는바 대로 자신만의 필터 없이 사는지 잠시 이야기를 했다. 옆지기가 들려준 다른 이야기 하나. 어느 날부터 이를 닦을 때 빨랫비누를 사용하는 걸 발견했다. 나는 경악했다. 장난하는 거로 생각했지만, 진지하게 나도 해보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 후에 옆지기가 들려준 말은 다음과 같았다. 어느 날 치과에 가니 의사가 권하더라. 그래서 긴가민가해서 직접 써보았더니 좋았다고. 어떤 원리로 그런지는 전문가처럼 몰라도 그랬다고. 그러다 뉴스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고 확신하게 되었노라고. 즉, 전문가의 말대로 행동했고 직접 체득해서 느낀 거에다 뉴스에서 어떤 정보를 토대로 나름의 확신이 더 생긴 거였다. 아마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내게까지 권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문적으로 치약의 성분과 기능 이야기도 했었지만, 이야기를 줄이겠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처럼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으며 그 중 하나인 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확실한 의식전환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이 밖에도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비판적인 책읽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한 강창래처럼 했던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는 빗물 박사 한무영을 인터뷰하는 동안 관계된 논문, 책 등을 읽으며 물어가며 실제로 체득하며 진행했다. 일반적인 묻고 답하기 형식을 훨씬 앞서는 인터뷰임이 틀림없다. 책임감이 강하다고 할까. 그저 누군가의 생각을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거르고 전달하며 독자에게도 끊임없이 사고의 물꼬를 트라고 간접적으로 독려한다.

 

 

- 새롭게 알게 된 많은 진실과 판단

 

 서평이 길어지게 되었다. 사실 나 혼자만 알기에는 엄청나게(!) 아깝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읽어야만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산성비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환경적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아 대기오염 등의 기준을 올리고 개선했다는 점에서 장타를 쳤다. 환경론자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떤 결과이든 이제 산성비에 대한 오해는 풀렸으면 좋겠다. 2011년 중학교 교과서에는 저자의 빗물 이야기가 실린다니 그야말로 다행이다. 이 밖에도 주목해야 할 사실이 많은데 이미 댐이나 원자력 등에 대한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주목하는 시대이니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차게 생각해 본다.

 

 그러나 빗물 박사 10년인데 나 같은 일반인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안타깝다. 오래전 쏟아져 내리는 비에 대해 생활에 응용해 볼 방법이 없을지 나름 고민한 적은 있지만 그뿐이었다. 전문지식이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없어서도 그렇지만 사회분위기 또한 다르지 않은 거 같다. 그러나 광진구 자양동의 스타시티는 현재 정말로 빗물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수돗물과 하수도, 고층건물을 지을 때 뽑아내기만 하는 지하수, 해수의 담수화, 강에서 끌어오는 지금의 방법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뿐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겠다. 그에 비해 빗물은 자연에서 거저 주어지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받아 잘 걸러 보관하고 이용하면 되는 일이었다. 어찌 보면 정말 간단해서 일반인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빗물이 그만큼 깨끗하고 안정한지에 대한 판단인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 이다.

 

 이쯤 되면 산성비에 대한 오해를 푼 후에는 문명의 혜택에 길들어져 살아온 우리에게 지금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정말이지 공개토론을 대중매체에서 하고 널리 알려져 화제가 되었으면 하지만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반대파에서는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니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책을 통해 독자들을 찾아왔을 것이다. 그러니 판단은 언제나 각자의 몫이겠지만 일단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 책을 내려놓으며

 

 가볍게 여겼던 한 권의 책에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육식의 종말> 정도가 아니었다. 물론 그 책도 그런 충격과 경악을 준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 권의 책을 다 찾아 읽지는 못해도 적어도 몇 권은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원자력은 아니다>> 작가/ 헬렌 칼디코트, 출판/ 양문, 발매/ 2007 

 

- 이 책을 검색하니 나란히 또 한 권이 뜬다. 바로 <원자력은 공포가 아니다>인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펴냈다. 두 책의 상반된 관점이 재미있을 거 같지만 일단 이번 일본의 원자력 사태도 있고 하여 <원자력은 아니다>에 우선 주목한다.

 

<<회의적 환경주의자>> 작가/ 비외론 롬보르, 출판/ 에코리브로, 발매/ 2003 


- 지나친 생태주의에 치우친 관점을 잠시나마 내려둘 수 있다는 책. 무엇이든 한쪽으로만 기울면 위험하다.

 
 
<<들풀에서 줍는 과학>>
작가/ 김준민, 출판/ 지성사, 발매/ 2006 


- 저자는 작년에 돌아가셨다는데 한무영 박사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내용이 담긴 책. 식물생태 분야 1세대 학자의 말이니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

 
 

<<인간없는 세상>> 작가/ 엘런 와이즈먼, 출판/ 랜덤하우스코리아, 발매/ 2007

- 출간 당시에도 관심이 가서 읽고 싶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났다. 읽을 책 목록 위쪽에 올려두기.

 


<<문명의 엔드게임 1>> 작가/ 데릭 젠슨, 출판/ 황권, 발매/ 2008

- 문명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그 장단점을 차근하게 뜯어보고 싶다.

 

 생각나는 대로만 옮겼다. 지금 내가 가진『빗물과 당신』에 수많은 인덱스 표시(읽다가 표시해둔 곳.)를 다 펼쳐볼 시간이 없어서이다. 내가 쓴 이 글로 한 명이라도 이 책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출판사 알마와는 관계가 없다. 그저 한 명의 독자일 뿐이다. 전문가도 아니고 사회정의로 불끈 뭉친 사람도 아니다.

 

 내 관점에서 정말 읽어야 하고 중요한 책은 바로 이런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시는 생명의 물이 정치, 기업 등과 얽혀 있는 건 알겠지만, 누구를 위한 무엇이 되기 전에 모두를 위한 무엇이 되는 세상이면 좋겠다. 그 한발에 다가서는데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간다. 직접 읽으면 수많은 것들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느낄 것이며 이해관계로 연결된 것들을 생략하고 자금도 적게 들고 무한히 공급되며 누구에게나 내리는 빗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불러들일 테니까. 자, 이제 선택은 나의 손을 떠나 이 서평을 읽는 당신에게 달렸다.

 

 

:: 빗물 박사 한무영 블로그 = http://blog.daum.net/drrainwater

 

 

* 다시 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읽어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이 책이 튼 물꼬를 따라 꼬리를 무는 책읽기를 더디더라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놈의 생각, 생각하다가 어찌 되려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무지해서 무관심했던 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작이라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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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15 19:3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산성비 좀 맞았다고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런데, 빨래비누 가지고 이를 닦는다는 건 또 처음 알았습니다.
권장사항으로까지...?!
그렇다면, 치약의 성분과 빨래비누의 성분이 같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거라면, 앞으로 빨래할 때 치약을 사용해도 되는 거구요. 하핫!
아무튼 앞으로는 빗속을 우산없이 걸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해 반가운 마음입니다.ㅋㅋ

은비뫼 2011-05-15 20:13   좋아요 0 | URL
네, 산성비가 우리가 마시는 음료보다 약한 산성이더라고요.
빗물 박사가 비를 맞고 대머리 된 사람 있으면 머리카락을 심어준다고 했을정도로 장담했습니다.

사용자의 말로는 빨래비누도 일반은 좀 독하다고 하고요. 유아용 빨랫비누 등이 쓰기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전 비위가 약해서 아직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 일단 치약은 수도꼭지 등 청소할 때 애용(?)하기는 합니다. 흐흣.

다른 나라에서는 빗물을 담아 걸러서 파는 생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댄스는 맨홀 2011-05-16 23:11   좋아요 0 | URL
저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지식을 빨리 바로 잡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사실은 괜찮은데 괜시리 걱정하게 만들고 이런 사실을 유포한 이유는 뭘까요?? 빗물 받아서 다른거에 쓸까봐서요. ㅋㅋ

은비뫼 2011-05-18 02:0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이제라도 빗물의 활용을 널리 알리고 사회적 이슈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놈의 이해관계가 막을 거 같기도 하고요. ^^
 
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마흔살 여자의 기적같은 이야기
정은희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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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산다는 것에 대해 가끔 진지하게 고민한다. 아내와 엄마이기 전에 나 또한 하나의 인격체기에 꿈이 있고 성취하고 싶은 게 가슴 속에 있다. 그러나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살림과 육아에 치여 취미활동이나 이어가고 있는 정도이다.

 

『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나이 마흔에 이혼한 두 아이의 엄마 정은희 씨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돈 3만 원으로 로또를 사고 폐차 직전의 차를 갖고 있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계속 이어온 상태도 아니고 나이도 있는데다 요즘 같은 취업이 어려운 세상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고 전문직을 하려고 해도 딱히 경력이나 능력을 쌓아오지도 못했다. 더 정확하게는 임시직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그래서 세일즈뿐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혼녀라는 세상의 편견보다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편견이 더 힘들게 했다고 하니 짐작이 간다. 세일즈의 종류도 많지만, 그녀는 화장품에 관심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메리케이라는 세계 100대 기업 화장품 회사의 방문판매 사업을 시작한다.

 

 

 삶의 질은 어느 대상에 주목하는가에 달려 있다. 인생은 우리가 주목한 것의 총합인 것이다.

세상의 편견은 무섭다. 그러나 더 무서운 건 자신의 한계를 지으려는 자신의 마음이 아닐까.

'나는 이혼녀니까', '나는 40대나까' 라며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62~63쪽.)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편견에 맞서며 당당히 우뚝 선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본다는 것과 끝까지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문가적 근성을 유지하고자 나름의 방법을 활용한다. 결코, 어느 지점에서 만족하고 안주하지 않는다. 거꾸로 우리에게 자문해보자. 당신의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제력으로 안정되었으니까 무언가 믿는 구석이나 예비책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의 꿈은 펼쳐보지도 못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고수는 "기본이 쉽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운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고수의 한 수란 알고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본기'를 100퍼센트 자기 것으로 만든 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체득하게 된다는 사실 역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기본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틈만 나면 기본을 익히고 또 익힌다.

 

(156쪽,『창의적 기획법: 한 수 위의 기획, 김재호 저.』) 

 

 

 정은희 씨는 지금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억대 연봉을 받으니까 그만두었다면 돈을 보고 달린 셈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치며 끝없이 정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의 상황에 좌절해서 주저앉아버렸다면 지금의 그녀는 없을 것이다.  그녀를 통해 현실에 수긍하며 사는 건 아닌지 자꾸 되묻게 된다. 계획했던 일을 자꾸 미뤄왔기에 새롭게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내 삶을 잠시나마 돌아본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솔직히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무언가 극적인(드라마틱한) 감동을 기대하지는 않기 바란다. 이 책은 드라마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니까. 그렇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당신의 삶을 당당하게 펼치라고. 돈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시도해보라는 것 같다. 그것이 직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자아실현의 기회는 얼마든 있으니까 말이다. 자아실현과 동시에 직업으로까지 확대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저자의 억대연봉에만 끌리지 말고 그 사람이 노력한 부분을 기억해야겠다. 작은 일부터 미루던 것을 해보아야겠다. 그리고 나에게 박수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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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07 11:21   좋아요 0 | URL
은비뫼님 결혼하셨어요?
저는 아가씬 줄 알았다능.ㅎㅎ
참, 은비뫼 뜻이 뭔가요?^^

은비뫼 2011-05-11 01:31   좋아요 0 | URL
네, 결혼했습니다. 벌써 3년이 되어갑니다. :)

"이순원 작가의 <은비령>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자주 질문을 받지만 사실 관계는 없습니다. 물론 소설과 드라마로도 본 작품이며 좋아하지만 은비뫼의 뜻은 '은색의 비가 내리는 산'입니다. 몇 해 전 아래 지방으로 여행을 갔는데 불일폭포 올라가는 도중 쉬다가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슬비가 살짝 내린 후라 안개처럼 몽롱한 풍경인데 산이 구름을 치마처럼 차려입었더군요. 그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고 신비로와 기억에 크게 남았습니다. 그때의 풍경이 들어 있는 닉네임이 은비뫼입니다."

묻는분들이 간혹 계셔서 예전에 제가 썼던 글에서 복사해왔습니다.


stella.K 2011-05-11 10:2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군요. 닉넴이 멋집니다.
사실 그 질문 저도 한동안 꽤 많이 받았던 질문이죠.
매번 설명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ㅋ
벌써 결혼하신지 3년이군요.
사실 은비뫼님 저의 서재 몇년 전부터 찜해 놓으신 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 그때는 아가씨셨겠는데요?ㅎㅎ

은비뫼 2011-05-11 19:04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매번 설명할 수도 없고요...^^
듣고 보니 그렇군요. 제가 결혼 전에 그러니까 예**4에서 알라딘으로 갈아탄 게 꽤 되었군요.

그런데 스텔라님의 닉네임 뜻도 궁급합니다.
검색하다 포기했습니다. 결국 묻게 됩니다. 풋.

stella.K 2011-05-12 11:27   좋아요 0 | URL
앗, 이런...검색까지!
죄송합니다. 진작에 알려드렸어야 했는데...ㅜ

별뜻은 없구요, 제가 중학교 때 잠시 성당에 다닌 적이 있어요.
거기서 영세 받으면서 갖게된 이름이 스텔라죠. 별!
지금은 기독교로 개종했는데, 블로그 계정 만들면서
얼떨결에 닉네임을 뭘로 할까 하다가 이걸로 했습니다.
09는 저의 생일이 9월인지라.^^

은비뫼 2011-05-12 20:38   좋아요 0 | URL
죄송할 일 아니니 괜찮습니다, 스텔라님. ^^
세례명과 태어난 달이셨군요.
저도 예전에 성당 잠시 다니다 최근 기독교 교회 다니지만 워낙 날라리 신자라서요. 만들어보자니 전 아냐스타시아06 이 나오네요. :)
 
맛있는 면 요리
윤미영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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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면 요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 임신 때 물냉면의 맛에 빠지면서 본격적으로 면 요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는 뭘 먹어도 맛있는 시기지만 입맛이 살다 보면 변화기도 한다. 게다가 옆지기는 면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많은 면 요리를 알고 싶었다.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절로 군침 도는 요리로 가득한『맛있는 면 요리』는 세계의 거의 모든 면 요리를 모아둔 책 같다. 그만큼 종류가 많다는 말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며 면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간단하지만 알찬 설명은 기본이고 육수내기서부터 곁들이는 반찬으로 마늘종, 피클 등의 다양한 음식까지 응용하기 좋은 요리책이다. 내가 잘 만드는 면 요리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인데 요즘 파스타에도 도전하고 싶다. 다행히 파스타 또한 포함되어 있어서 꼭 만들어봐야겠다. 파스타 종류 또한 여러 가지였다. 그리고 좋아하는 채소를 이용해 만들 수 있어서 좋고 고기도 응용할 수 있으며 조미료 없이 만들 수 있어서 건강에도 좋다.

 

 일단은 번거로운 요리는 제외하고 간단한 요리부터 따라 하다 보면 나만의 면 요리가 새롭게 탄생할 것이다. 요리책을 정기적으로 사서 보는 편인데 요즘 나오는 요리책은 정말로 다양하고 세부적인 구분까지 되어 있어서 좋은 거 같다. 또 사진마다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말이다.

 

 저자는 엄마의 팥칼국수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음식에는 그리움과 추억이 담긴다. 내게도 그런 음식들이 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손맛과 정성이 가득한 엄마표 요리. 찌개, 전 그리고 김치 등의 저장음식이 그러한데 면 요리는 생각해보니 비빔국수가 떠올랐다. 그래서 면 요리를 별로 즐기지 않던 나도 비빔국수는 좋아하고 잘 만들었던 거 같다.

 

 엄마의 손맛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마 요리법을 전수받는다 해도 같은 맛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나 또한 내 아이에게 엄마표 손맛이라는 추억을 물려주고 싶다. 집에 들어서면 포근한 느낌도 좋지만, 음식냄새 또한 행복감을 준다. 음식을 지나치게 탐하면 좋지 않지만 맛있고 정성 가득한 음식은 보약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면 요리 중 지금은 몇 가지 못 만들어도 나중에는 다양하게 만들 날을 기대해보는 일만으로도 즐겁게 책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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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
정옥자 지음 / 문이당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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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의 나라였던 조선은 수많은 역사드라마에서 재현될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다. 언제부터인가 출판계에서도 조선 선비들의 이야기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과거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조선의 단점만 부각시켜서 이야기되었었다. 사대부란 거들먹거리는 이들이고 정치는 당파싸움만 했고 유교사상의 폐단에 대해 비판하기 바쁜 시대였다. 그러다 망한 나라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비들의 나라 조선을 새롭게 재조명한다. 정조에 대한 평가만 해도 여러 의견이 나온다. 누구는 도서문화에 힘썼지만, 사상탄압을 심하게 한 장본인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정조의 장점에 대해 눈여겨본다. 정조학이란 말까지 나왔다. 어찌 되었든 간에 역사에 관심을 두고 우리의 근본을 찾아간다는 게 중요하다.

 

 해서 보다 많은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네 역사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갈 길이 아직 멀다. 이 책은 정옥자 교수의 역사수필로 70년이란 세월을 살아온 연륜 있는 역사학자의 이야기이다. 편협하지 않고 쉽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관점이 독자를 역사 속으로 흥미롭게 초대한다.

 

 실제로 책에서는 다양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약탈문화의 반환, 정조, 서원과 향교 활성화를 위한 제언, 당쟁, 선비 등 수많은 갈래길을 제공한다. 이 중 한 분야만 파고들어도 느끼는 바가 상당할 것이다.

 

 역사인물 재조명 과정에서 무조건적인 영웅화는 이제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을 입체화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 철학, 인생관 등 대외적인 이미지만 구축하지 말고 정신적인 면을 크게 다루면 좋겠다. 혼과 얼이라는 말에 대해 우리는 진정으로 고민해본 적이 얼마나 될까. 특히나 드라마에서 역사를 다룰 때 볼거리 위주로 왜곡시키지 말고 진정성 있게 주관을 갖고 만들었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처럼 500년이나 지속된 조선의 원동력에 대해 기억해야겠다. 우리가 이어받을 만한 선비정신에 대해서 거듭 고민해보야 한다. 역사수필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깨어 있는 의식이 든 책이 많아야한다. 그간 잘못 알려진 역사뿐 아니라 땅속에 묻혀버린 역사와 외면당한 모든 것까지 어우러지면 더할 나위 없겠다. 현실을 사는 우리는 역사가 주는 참된 의미와 선조의 배울만한 기상 아울러 수치였더라도 기억해야 할 것들을 두 눈 바로 뜨고 마주 해야 한다. 더 성숙해지고 동시에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한글을 쓴느 것은 민족 문화를 지키는 것이고 한자를 쓰는 것은 사대주의라고 가끔 혼동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모두 영어에 목을 매는가? 결국 세계화와 보편성의 문제가 아닌가? 조선 시대는 한자 유교 문화권에서 살던 시대로 한자는 당대의 세계 문화였다. 특수성과 보편성의 문제를 민족주의라는 잣대로 농단해서 편협한 국수주의로 오해받지는 말아야 할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글이 홀대받았다고 해서 한글 전용을 외치고 한자 교육을 등한히 한 결과 우리의 젊은이들이 한자를 몰라 어휘 이해에 문제가 생기고 지식인들조차 전통 문맹자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102쪽. 저자가 2011년 2월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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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는 집 - 소박한 건축가의 집과 인생에 관한 놀라운 성찰
사라 수산카 지음, 이민주 옮김 / 예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건축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저자 사라 수산카는 어느 날 마음의 경고를 들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동조종장치를 작동시키고 운전대에서 졸면서 인생길을 질주했다고 한다. 무엇인가가 빠진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리모델링 한 수많은 집처럼 마음도 리모델링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처음에는 건축가가 추구하는 건축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며 간단한 도면과 글이 전부여서 내가 예측한 내용이 아님을 알았다. 사실 이 책은 한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성찰과정을 담은 책이다.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지만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그리고 잠시 일을 손에서 내려두게 되었다.

 

 

 아름다움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문간과도 같다. 여기서 다른 차원이란 대개 시간의 차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과거, 현재, 미래하는 직선적인 시간을 넘어서는 진정한 시간, 즉 지금 이 순간 실재하는 현존의 차원을 말한다. 아름다움은 현재에 존재하는 길을 열어준다. 주변에 여러분에게 기쁨을 주는 것들이 많으면 여러분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것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25쪽.)

 

 

 저자의 진행방식은 자신의 본업인 집을 예로 들어가며 마음을 느끼고 알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중간마다 생각을 요하거나 글로 적어보라는 부분이 정해져 있었다. 질문을 통해 현재 자신의 상태를 알고 마음을 살펴보라는 배려이자 방법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게 주된 이유이다. 남의 눈에 든 티를 보기 전에 내 눈의 대들보를 먼저 보라는 말이 있다. 나는 모르는 나만의 생활습관이나 굳어진 개념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저자의 말대로 정형화된 하나의 패턴으로 이미 굳어있다면(물속에 사는 물고기는 이를 의식하지 못한다) 그것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처음에는 질문목록을 읽으며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집중할 수 있었다. 저자는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질문을 할 뿐이다. 질문의 답은 독자마다 다를 테고 노력 여하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꿈이야기를 적어두고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예전 생각이 났다. 한때 꿈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처음 시작은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는 꿈의 세계가 진귀해서 더 기억하려고 적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꿈은 그저 개꿈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명상 등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생각을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내가 집중하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어갈 때를 경험해본 독자라면 공감하는 바가 클 것이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어도 하나의 길이 보일 때라던가 이루어질 때의 경험을. 바로 전에 읽은『호호야, 그게 정말이야?』의 저자 바이런 케이티를 이 책에서도 다시 만났다. 그때도 저자의 네 가지 질문이 인상 깊었는데 사라 수산카도 케이티의 이야기를 한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저자를 만나며 모처럼 돌잔치로 분주하던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두었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혀버리기 쉽다.

그곳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이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를 이해하는 길뿐이다. (168쪽.)

 

 

 마음이 사는 집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게을리했던 거 같다. 그리고 스스로를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그간 명상을 못했는데 하루 5~10분 만이라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책을 읽으며 실제로 명상을 하며 아침을 맞아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웠다. 하루 몇 분의 시간조차 내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핑계와 게으름을 물리치고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 당분간 이 마음을 기억하고자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이 책을 둬야겠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의 변화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간디의 말.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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