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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15년 책읽기 계획 ■①책읽기 프로젝트50, 11기(~18주) ②성경 필사. ③사색, 글쓰기

8)2014년 책읽기 계획 ■아무튼 읽자 39권.(누적 581권) / ①책읽기 프로젝트50, 8기(~44주), ②성경 읽기  

7)2013년 책읽기 계획 ■한 권, 한 문장 필사 37권. (누적 542) / ①책읽기 프로젝트50, 8기, ②성경 읽기   

6)2012년 책읽기 계획 느리게 읽기 24권.(누적 505)    

5)2011년 책읽기 계획 꼬리에 꼬리물기 112권.(누적 481)
4)2010년 책읽기 계획 책장의 묵은 책과 만나기 42권.(누적 369)
3)2009년 책읽기 계획 마음 가는 대로 102권.(누적 327)
2)2008년 책읽기 계획 우리詩 읽기 65권.(누적 225)
1)2007년 책읽기 계획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 160권.(160)




 

월N/ 구분 / 제목 - 저자, 출판사 (초판 1쇄 年)

: 괜찮아, : 재밌어, ★: 마음에 남아, ☆: 여러 번 읽을 책.

: 책장에 오래 있었던 책. : 시집.

 

150101_1/ 종교 /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매일 묵상 - 프란치스코, 삼인(2014) ★☆

​150102_2/에세이/ 소리, 가락을 품다 - 송수권, 열음사(2007) ★☆ 

150103_3/​ 과학 /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2006)

150104_4/ 희곡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게트, 민음사(2000) ★☆재독

150105_5/ 환경 /​ 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엘렌 테인 더닝/존 라이언, 그물코(2002) 

150106_6/ 역사 /​ 콘스탄티노플 함락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107_7/ 소설 /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2002)

150108_8/ 예술 / 한국독립영화 - 김수남, 살림(2005)

150109_9/ 역사 /​ 로도스 섬 공방전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201_10/소설 / 칼의 노래 1 - 김훈, 생각의나무(2001) ★☆재독 

150202_11/소설 / 칼의 노래 2 - 김훈, 생각의나무(2001) ★☆재독

150203_12/ 시  / 겨울바다 - 우태훈, 월간문학(2012)

150204_13/역사 / 레판토 해전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205_14/ 시  /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지식여행(2010) ★

150206_15/역사 / 난중일기 - 이순신, 하서(2006)

150301_16/에세이/​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 임윤택, 해냄(2012)

150302_17/고전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더클래식(2012) ★☆ 

​150303_18/소설 / 소년이 온다 - 한강, 창비(2014)

​150304_19/역사 /​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민음사(2001)

150305_20/여행 / 지중해 in BLUE - 쥴리&져스틴, 좋은생각(2007)     

​150306_21/ 시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 문학과지성사(2013)

150307_22/고전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민음사(1998)

150401_23/인문 / 책과 세계 - 강유원, 살림(2004)

150402_24/소설 / 2005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 한강 외, 문학사상사(2005)

150403_25/ 시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고은 외, 실천문학사(2014)

150404_26/소설 / 비 오는 날 - 손창섭, 문학과지성사(2005)

150405_27/인문 /​ 자크 라캉 - 김용수, 살림(2008)

150501_28/예술 / 나는 그림에서 예술을 배웠다 - 한젬마, 명진출판사(2001)

150502_29/소설 / ​냉정과 열정사이 Blu - 츠지 히토나리, 소담출판사(2000)

150503_30/소설 /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 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2000)

150504_31/인문 / ​책의 우주 - 움베르트 에코/장 클로드 카리에르, 열린책들(2011)

150505_32/에세이/무서록 - 이태준, 범우사(2003)

150506_33/소설 / ■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2000) ★ 재독

150507_34/소설 / 성스러운 세 도시 - 르 클레지오, 문학동네(2001) ★  

150508_35/역사 /​ 마이너리티 역사 : 혹은 자유의 여신상 - 손영호, 살림(2003)

150509_36/소설 / 어쩔 수 없는 물 - 이노우에 아레노, 시공사(2007)

150510_37/에세이/금요일엔 돌아오렴 -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창비(2015) 

​150511_38/소설 /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2002)  

150512_39/건축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서수경, 살림(2004)

150513_40/인문 / 축제인류학 - 류정아, 살림(2003)

150514_41/소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황금가지(2003) 

150515_42/건강 /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 데이비드 뉴먼, RHK(2013)

 

 

 5월의 첫 주는 여행하느라 책을 조금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후반에 많이 읽어서 15권을 만났다.

날이 좋아서 놀이터에 매일 나가다 보니 그 시간에 읽는 책들이라 부담 없는 책이 많다.

이태준의 <무서록>이 사라져서 찾고 있는데 아직 못 찾았다. 집 어딘가에 있을 거 같은데 아이들이

어디에 둔 것인지가 문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이웃 ㄱㅆ님께 받은 <의사

들에게는 비밀이 있다>는 거의 다 읽어간다.

 

 4월에는 5권의 책과 만났었고 책좋사 프로젝트는 18주까지만 참여하고 이제는 그만한다. 이어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서평이 아닌 기록식으로만 남기는 요즘이라 어쩌면 예정된 일인지도 모른다. 성경

필사는 매일 하다가 요즘은 며칠에 한 번 하고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려는 게 사색과 글쓰기.

사색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뭐라 할 수 없고 글쓰기는 웹에 쓰지 않아 또한. 그런데 노트에도 그다

쓰지 않는다는 게 문제. 독서노트는 언제나 글씨가 날아다닌다. 혼자 보는 거라 대충 휘갈겨 써

서이기도 하지만 중도에 아이가 부른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가 있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세월호 관련 책을 2권 만나니 다른 건 몰라도 이 사건에는 끝까지 관심을 두고 주목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소설을 많이 만났다. 소설 안 읽은 지 오래라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럼에도 소설을 더 찾아 읽고는 싶다. 그러나 다독은 언제나 경계한다. 살림의 책들도 계속 읽고

싶고... <냉정과 열정사이>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책과 세계>, <책의 우주> 등 책에 관한 책들(북 온 북스)은 언제나 흥미롭다.

 

 6월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좀 읽어볼까 싶다. 신간 중에도 관심 가는 책이 많으나 갖고 있는 책을

재독할 계획이다 우선은. 사두고 읽지 않은 책들을 역시 읽어야겠고 요즘 도서관을 몇 주 안 갔으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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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on 2015-06-01 18:16   좋아요 0 | URL
많이 읽으시네요!

은비뫼 2015-06-01 22:32   좋아요 0 | URL
5월은 어쩌다 그랬어요. :)

jjoon 2015-06-01 22:34   좋아요 0 | URL
그래도 열정이 있어야 읽는답니다..

은비뫼 2015-06-01 22:36   좋아요 0 | URL
^^*

jjoon 2015-06-01 22:39   좋아요 0 | URL
요즘 저는 아주 뇌가 소숫점 분해를 당하고 있다죵... ㅎㅎ
글 쓰고, 카페에 올릴글 발췌해서 옮기고, 책도 두 권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데 오늘 또 집어왔으니.. ㅋ
욕하고 있을거에요..

은비뫼 2015-06-01 22:45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새책 또 열었는데 재미있어요. ㅋ
심지어 책장에 오래 둔걸 후회했어요.
뇌가 즐거울지 지겨울지?? :)

jjoon 2015-06-01 22:46   좋아요 0 | URL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책은 거짓말을 안하잖아요!
재미난책! 마니마니 알려주세용!
 

- 본문 11쪽, 프롤로그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오늘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There's nothing that cannot happen today).'

- 59쪽, 마크 트웨인의 말. 

 

 

 

무엇보다도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는 데다가 생활 반경이 좁아서 딱히 다른 글감이 없는 나는 한 달에 한 번, 그냥 내 마음 그대로를 고백했다. 가끔은 교수라는 직업 때문에 체면이 좀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숨김없이 내 마음을 고스란히 내어 놓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못나고 삐뚤어진 나를 누군가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조금은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은 나의 고해 사제였다.

- 65~66쪽, 아름다운 빚에서.

 바닷가에 매어 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인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

 - 127쪽, 김종삼 시인의 시에서.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려라. 그게 살 길이다.

 그것은 삶에 대한 의연함과 용기, 당당함과 인내의 힘이자 바로 희망의 힘이다.

- 141~142쪽, 뼈만 추리면 산다에서.​

 

 

사람의 온기가 그리울 때, 하루하루가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떠오르는 장영희식 재치와 포근함이 가득한 책. 좌절할 필요 없고 언제든 그저 딛고 일어서 툭툭 털어버리라고 위안을 준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는 데다가 생활 반경이 좁아서 딱히 다른 글감이 없는 나는 한 달에 한 번, 그냥 내 마음 그대로를 고백했다. 가끔은 교수라는 직업 때문에 체면이 좀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숨김없이 내 마음을 고스란히 내어 놓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못나고 삐뚤어진 나를 누군가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조금은 더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은 나의 고해 사제였다.



- 65~66쪽, 아름다운 빚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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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책읽기 목표 <꼬리에 꼬리물기>
2010년 책읽기 목표 <책장의 묵은 책과 만나기!> 42권.(누적 369) 
2009년 책읽기 목표 <마음 가는 대로!>  102권.(327)
2008년 책읽기 목표 <우리詩 읽기> 65권.(225)
2007년 책읽기 목표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 160권.(160)


주/ 구분 제목 - 저자, 출판사 (초판 1쇄 年)


173주1/ 책 읽는 소리 - 정민, 마음산책(2002)
174주1/ 베이비 위스퍼 - 트레이시 호그, 세종서적(2001)
     2/ 그림으로 그리는 생각정리 기술 - 나가타 도요시, 스펙트럼북스(2010)
     3/ 내 아이의 두뇌를 꺠우는 마법놀이 - 가토 토시노리, 이시노 미도리 외, 비타북스(2010)
175주1/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 강명관, 푸른역사(2007)
     2/ 아들은 왜? - 오야노 메구미, 팜파스(2011)
176주1/ 책상은 책상이다 - 페터 빅셀, 예담(2001)
177주1/ 손짓으로 말하는 아기 대화 - 문승윤, 랜덤하우스코리아(2008)
.........................................1월 8권 (목표 2권, 서평 6권, 이벤트책 1권)

 

 오랜만에 정리하는 책기록장. 명절 전에 이거라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제대로 블로그 좀 하려나. 미지수다. 하는데까지 해보자는 마음. 올해 책읽기 목표는 <꼬리에 꼬리물기>로 한 권에서 연상되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이다. 첫 권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정민만세를 외치며 잡아서 이어지는 책으로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이다. 음, 이러다가 강병관 저자 때문에 조선 쪽으로 번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육아서를 많이 읽었다. 출산의 영향이다. 이참에 메뉴판에 육아서를 따로 만들까 싶다. <그림으로 그리는 생각정리 기술>은 실용서인데 활용하면 도움이 될듯하고 <책상은 책상이다>는 읽는다 하면서 이제서야 읽었다. 그것도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가장 좋았던 책은 역시나 정민의 <책 읽는 소리>지만 강병관의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도 인상 깊다.

 

 정민의 책 씨앗은 예전부터 더디게 이어져 왔고(시작은 <죽비소리>) 예전에 읽은 책들까지 찾아가며 진행하면 올해는 싹이 날듯하다. 그리고 다른 품종으로 실용서도 예전부터 이어져 왔고(깊은 애정을 안 줘도 알아서 자란다. 작은 나무 정도.) 작년부터 육아서 씨앗도 꾸준하니 빠르게 자랄 품종 등극이다. 그리고 틈틈이 소설과 시의 꽃도 자라고 있다. 한때는 소설을 미친 듯 읽었는데 너무 뜸해져서 마싹 말라버렸다. 2월에는 소설 좀 키우고 시에 영양도 주고~~~ 아무튼, 즐겁게 책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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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보낸 편지에서 "어짜피 人生이란 그런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아버지는 쓰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니겠냐' 와 '아니겠느냐' 가 어떻게 다른지 나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세월이 흘러서 나도 내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편지를 쓸 때쯤이면 그 차이를 알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나도 왜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는지, 왜 세상의 모든 불빛은 결국 풀풀풀 반짝이면서 멀어지는지, 왜 모든 것은 기억 속에서만 영원한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내 다음 아이들이 자라게 되면,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그 정도의 짧은 시간만 흐르고 나면 나도 '아니겠냐' 와 '아니겠느냐' 의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

 

 - 82쪽, 뉴욕제과점에서 발췌.


 작가 김연수와 만난 첫 책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는 그의 말처럼 기억 속에서 영원한 그 무엇을 추억하게 한다. 그래서 아득해졌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도무지 소설 같지 않은 추억의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천천히 걸으며 줍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전적으로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두고 읽지 않은 김연수의 책을 눈으로 좇았다. 다음은 뭘 읽을까. 왜 지인들은 그를 아낄까. 궁금해진다. 그는 탄탄한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듯하다.

 

 그에 반해 내 도로는 정체 중이다. 아니 어쩌면 질주하면 그만일지도 모르는데 혼자 멈칫거리는지도 모른다. 삶이 어딘가로 돌아갈 수 없는 고속도로라면 지나친 단정이겠지. 유턴도 하고 옆길로 빠지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나만의 길이 다져질 것이다.

 

 아무튼, 이 작가 묘한 기대를 하게 한다. 이미 마음에 든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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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112~113쪽.)

 

 우리는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점들이 많다. 종교를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로 삼는가 하는 것이다. '종교는 아편이다' 라고 한 마르크스의 말은 종교에 대한 명목적이고 편집적인 신념에 대한 경고였다.

 사람들은 종교를 자신의 현실적인 삶 속의 기둥으로 삼지 못하고 종교를 의식의 도피처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 종교와 교단이 생활의 전부가 되고, 교주와 성직자를 절대적인 지표로 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종교를 위한 개인이 존재하게 되는 양상이다. 이것 또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능엄경에 이르길 허공은 변함이 없는데 담긴 그릇에 따라 허공이 달리 보인다고 하였다.


"아난아, 세상의 모든 것은 다 나타난 인연이 있느니라. 햇빛은 해의 인연, 어둠은 구름의 인연, 통하는 것은 틈의 인연을 가지고 있느니라. 그러나 이 참마음의 성품은 아무런 인연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모난 그릇 속에서 모난 허공을 보는 것과 같나니, 모난 그릇 속에서 보는 모난 허공은 모난 허공이 아니다. 똑같은 허공을 둥근 그릇 속에서는 둥글게 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릇이 모나고 둥글지언정 허공은 모나지도 둥글지도 않느니라." 


이는 우리가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것을 항상 어떤 그릇 속에 고정시켜 보려는 습관이 있음을 지적하신 부처님 말씀이다.
 

 (지옥에서 만난 사람에서 발췌. 112~113쪽.)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으며 그곳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꽃바람이 살랑이던 어느 해 봄. 나는 그곳에 갔다. 쏟아지는 햇볕은 따갑고 내 손을 잡은 조카 아이는 신이 나서 걸음마에 한참이었다. 잠시 절(망월사)에서 쉬며 그늘에 앉아 있자니 스님 한 분이 오시더니 책들을 내려두신다. 원하면 가져가서 읽으라는 스님의 말에 사람들은 책으로 몰려들었다. 그때 만난 책이 <벌거벗은 주지스님>이었다. 함께 간 가족 중 어머님과 내가 한 권씩 책을 품에 안았다. 이후 이 책에 대해 잠시 어머님께서 언급하셨을 때 순간 놀랐다. 품에만 안았지 책장을 들추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바로 책장에서 찾아내 부랴부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오후처럼 볕이 좋았던 그 봄. 망월사에 있던 하얀 진돗개는 잘 있는지 궁금하다. 조카 아이를 보고 좋아서 달려들던 천하 태평한 표정의 개였는데 그 덕에 조카는 놀라서 더듬더듬 옆걸음을 쳤었다. 이제 조카는 뛰어다니고 있으니 개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을 것이다. 겨울 볕이라 꾸벅꾸벅 잠들기는 어렵겠지만 유유히 사람들 속을 걸어 다닐 것만 같다.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내는 일은 늘 즐겁다. 그리고 새롭다. 책은 인연을 실어 나르기도 한다. 이 책에 스민 나의 인연을 지인에게 실어 전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이 책은 지인에게 주고 싶었으니까. 잠시 인연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얼마 전에 이웃께 받은 책이 알고 보니 다른 이웃을 통해 날개를 단 책이었다. 즉, 이웃 가님이 나님에게 이후 나님이 내게. 이렇게 우리 셋 다 아는 사람들이었다. 반갑고 고마운 인연이다. 게다가 이 책을 주려고 마음먹었던 가님이 여행의 시작이었으니 책은 임자가 다 있나 보다. 주인에게 보내고 싶은 책들이 몇 권 있는데 전하지 못한지가 몇 년이다. 게으르고 게으르다. 이 책은 꼭 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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