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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마흔살 여자의 기적같은 이야기
정은희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산다는 것에 대해 가끔 진지하게 고민한다. 아내와 엄마이기 전에 나 또한 하나의 인격체기에 꿈이 있고 성취하고 싶은 게 가슴 속에 있다. 그러나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살림과 육아에 치여 취미활동이나 이어가고 있는 정도이다.
『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나이 마흔에 이혼한 두 아이의 엄마 정은희 씨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돈 3만 원으로 로또를 사고 폐차 직전의 차를 갖고 있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계속 이어온 상태도 아니고 나이도 있는데다 요즘 같은 취업이 어려운 세상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고 전문직을 하려고 해도 딱히 경력이나 능력을 쌓아오지도 못했다. 더 정확하게는 임시직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그래서 세일즈뿐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혼녀라는 세상의 편견보다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편견이 더 힘들게 했다고 하니 짐작이 간다. 세일즈의 종류도 많지만, 그녀는 화장품에 관심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메리케이라는 세계 100대 기업 화장품 회사의 방문판매 사업을 시작한다.
삶의 질은 어느 대상에 주목하는가에 달려 있다. 인생은 우리가 주목한 것의 총합인 것이다.
세상의 편견은 무섭다. 그러나 더 무서운 건 자신의 한계를 지으려는 자신의 마음이 아닐까.
'나는 이혼녀니까', '나는 40대나까' 라며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62~63쪽.)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편견에 맞서며 당당히 우뚝 선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본다는 것과 끝까지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문가적 근성을 유지하고자 나름의 방법을 활용한다. 결코, 어느 지점에서 만족하고 안주하지 않는다. 거꾸로 우리에게 자문해보자. 당신의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제력으로 안정되었으니까 무언가 믿는 구석이나 예비책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의 꿈은 펼쳐보지도 못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고수는 "기본이 쉽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운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고수의 한 수란 알고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본기'를 100퍼센트 자기 것으로 만든 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체득하게 된다는 사실 역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기본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틈만 나면 기본을 익히고 또 익힌다.
(156쪽,『창의적 기획법: 한 수 위의 기획, 김재호 저.』)
정은희 씨는 지금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억대 연봉을 받으니까 그만두었다면 돈을 보고 달린 셈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치며 끝없이 정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의 상황에 좌절해서 주저앉아버렸다면 지금의 그녀는 없을 것이다. 그녀를 통해 현실에 수긍하며 사는 건 아닌지 자꾸 되묻게 된다. 계획했던 일을 자꾸 미뤄왔기에 새롭게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내 삶을 잠시나마 돌아본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솔직히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무언가 극적인(드라마틱한) 감동을 기대하지는 않기 바란다. 이 책은 드라마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니까. 그렇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당신의 삶을 당당하게 펼치라고. 돈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시도해보라는 것 같다. 그것이 직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자아실현의 기회는 얼마든 있으니까 말이다. 자아실현과 동시에 직업으로까지 확대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저자의 억대연봉에만 끌리지 말고 그 사람이 노력한 부분을 기억해야겠다. 작은 일부터 미루던 것을 해보아야겠다. 그리고 나에게 박수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