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 직녀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6
이미애 글, 유애로 그림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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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똘이는 옛날 이야기 듣기를 좋아한다.  글씨를 제법 읽을줄 알지만 스스로 책을 읽고 싶어하기 보다는 읽어주는 책을 듣는것을 즐기고,  그림책 보다는 엄마나 아빠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하나면 좋아하는 TV프로를 보다가도 얼른 귀를 기울인다.

'옛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로 시작되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이런 아이들의 습성에 부응을 해서 조용 조용 흡입력 있게 이야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그림또한 은은한 파스텔톤과 흑백의 조화를 통해 하늘나라 이야기에 걸맞게   환타지적 효과를 높여주고 있다.

 어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칠월 칠석에 얽힌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 형식으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다 읽은후 책을 덮는것이 아니라 엄마의 옛이야기를 끝내는 것이되고 아이는 여운이 남는지 작은 한숨을 토하며 " 아~ 재미있네" 하며 수줍은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이렇게 해서 칠석만 되면 견우와 직녀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단다." 라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었지만   아이는 머리속으로 어떤생각을 할까 무척 궁금해 진다.    전래 동화는 항상 뻔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편견을 깨고 견우와 직녀는 그렇게 헤어져서 살고 있지만, 아이들에겐 많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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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클래식 보물창고 43
생 텍쥐페리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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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읽다보면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달게 되는것 같다. 성년이 된후 대학 써클룸에서 '코끼리를 잡아 먹은 보아뱀'을 그려놓고 나에게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는 친구에게 '모자'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다.  아직도 그 유명한(?) <어린왕자>도 안 읽어 봤냐며 비아냥거리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  언니방에 꽂혀있던  그 책을 2시간 만에 읽어버렸다.

이후 그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드디어 읽어 봤다는  안도감외에는 별다른 감흥도 느끼지 못한채 덮어버린 책은 내겐 그저 한권의 '제법 어려운 동화'일 뿐 이었다.   

이 책을 14년만에 다시 꺼내든 지금,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써 그리고 한 남자의 부인으로써, 숨털같이 가벼운 웃음을 지닌 어린왕자를 다시 만났다.

두번째 만남이지만,  꼭 첫번째 만남 같은 어색함은 아마도 그 첫대면이 뱀의 허물을 보고 뱀을 보았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사로잡혔던 탓일게다

어른들은 너무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한다는 비행기 조종사의 말처럼, 어른들은 숫자세기만으 좋아한다는 어린왕자의 말처럼, 나는 처음에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면서 ' 이렇게 지루한 책을 왜 자꾸 읽어 달라고 한담' 하고 속으로 푸념한적이 여러번 있었다. 어른들 책과는 달리 담백하고 간략한 아이들의 동화를 눈으로만 쫓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소설보다 동화를 더 좋아하는 엄마가 되어 버렸지만, 아마 결혼전에 이 책을(어린왕자) 보았더라면 난 두번의 실패를 맛 보았을 것이다.

장미는 어린왕자를 길들였고 어린왕자는 여우를 길들였다.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고 길들여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네개의 가시를 드러내고 아름다움을 뽐내던 장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린왕자처럼, 계속해서 질문만 해대는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비행기 조종사처럼 , 상대방의 가시 돋힌 말 조차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의 준비를 말하는 것일까?

황금빛 들판을 보고 어린왕자의 황금색 머리카락을 떠올리겠다는 여우처럼, 떠나온 별을 바라보며 두고온 장미를 생각하는 어린 왕자처럼,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보며 어린왕자의 기분좋은 웃음을 생각하는 비행기 조종사처럼, 그렇게  상대방을 향한 마음...

어린왕자와의 만남을 마음으로 받아들였기에 자신의 장미가 있는 별로 떠나 버린 어린왕자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던 조종사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남는다.

"만약 당신이 언젠가 아프리가의 사막을 여행하게 되면 (중간생략)...

만약 그때 한 아이가 당신에게 오면, 그 아이가 웃으면, 그아이가 머리카락이 황금빛이면, 그아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 당신은 그아이가 눈군지 짐작하게 될것이다. 그러면 상냥하게 대하라!  나를 이토록 슬퍼하게 놔 두지 말고 그가 돌아 왔다고 얼른 편지해 주기 바란다."

이 부분을 읽고 생각해 보았다.  생텍쥐페리가 이 책에 나오는 비행기 조종사이고 그가 어린왕자를 만난 실화를 동화로 옮긴건 아닐까? 그리고 1944년 비행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은 그가 사실은 어린왕자를 찾아 지구를 떠났고, 지금은 네개의 가시가 있는 잘난체 하는 장미가 피어있고 그 주위를 뛰어다니는 양을 쫓고 있는 어린왕자를 찾으러 우주를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님 지금쯤  어린왕자를 만나 그가 계속해서 해대는 질문 세례를 받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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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8 0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똘이맘, 또또맘 2007-03-2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요즘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 님, 오신것도 몰랐네요. 저도 아이들도 모두 건강하답니다. 저도 얼른 님들 찾아 다니며 알라딘에서 헤엄치고 싶네요. ^^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 운영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
조현설 지음, 김은정 그림 / 나라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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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불문하고 지금까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꼽으라면 단연 <로미오와 줄리엣>을 들수 있을 것이다. 유독 사랑 중 에서도 이들의 사랑이 문학적인 비평을 넘어선 애정이 담긴 관심과 함께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것은 아마 이루어 지지 못한 비극적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이 끝이 아닌 영원불변의 사랑으로 남기고 싶은 독자들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일것이다.

원전이 <운영전>인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방울> 또한 궁년인 운영과 김진사의 비극적 사랑을 담고 있으면서 우리의 고전중 손꼽힐만한 문학성을 가지고 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셰익스피어처럼  원전 자체에 명백한 작가의 이름은 될수 없는 것은 아타까운 일이다.

<운영전>깊이 읽기에 나와 있듯이 사대부로 추정되는 작가가 남녀간의 사랑이 '헛되이' 지어내고 '소일거리'로 읽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생각했던 시대적 이유로 운영전과 같이 작자 미상으로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구전이 꽤 많은 모양이다.

작품의 내용은 이러하다.

어느날, 안평대군에게 인사차 온 김진사는 수성궁에서 열명의 궁녀중 운영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운영또한 김진사 곁에서 먹을 갈던 중 초서를 휘갈겨 쓰던 김진사의 붓끝에서 튀어온 먹물 한방울이 손가락에 떨어지자, 오히려 씻지 않고 정표인양 바라보는 마음이 벌써 김진사를 향해있다.

서양의 많은 고전이 무도회장과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남녀간의 만남이 이루어 진다면,  남녀의 공식적인 만남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던 우리의 고전에서는 그 만남 자체가 극적이 요소가 될것이다.

소박하고 단정하기까지한 김진사와 운영의 만남은  주인의 집에서 먹을 갈던 궁녀와 사대부의 젊은 진사로써의 만남 이지만, 서로 곁눈질 두세번 만으로 마음이 통하는 것을 보면 인연이라는것은 순간의 스침만으로도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는것같다.  그도 그럴것이 김진사는 열살때 부터 시를 잘 짓고 글을 잘 써서 이름이 났고 열네살이라는 나이에 과거에 합격할 만큼 총명한 젊은이이고 운영은 안평대군의 총애를 받으며 수성궁에 있는 열명의 궁녀 가운데서도 가장 시를 잘 짓고 외모 또한 출중했으니 이러한 선남 선년의 만남이라면 그 만남이 금기에 묶여 있으면 있을수록 서로에 대한 호감은 배가되는 모양이다.

윤리적 규범에 묶여 운영을 향한 마음을 숨길수 밖에 없었던 안평대군의 사랑또한 안타깝고 시대적 제약에 얽매여 비극으로 끝맺은 두 주인공의 사랑은 애절하기 까지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춘향전>이나 <콩쥐팥쥐전>과 같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선 행복한 결말보다는 더 설득력을 가지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조현설이라는 현시대 작가에 의해 재 탄생된 고전이지만, 고즈넉하게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두 남녀의 사랑과 시대적 배경을 잘 담고 있는 수묵화의 삽화가 고전을 더욱 고전답게 한다.

비록 내용의 치밀함이나 박진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을 이렇게 쉬운말로 바꾸어 누구나 읽을수 있고 서양의 고전과는 차별화되는 우리의 정서속에 녹아있는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이  향기 그윽한 국화차 한잔을 마신것 같다.

아직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작가 미상의 고전들이  하루 속히 대중화가 되고 더 나아가 세계속의 한국문학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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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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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수사로도 풀지 못하는 사건은 있는법.  그렇다면  미해결 사건들은  대부분의 경우 증인이 나타나지 않는한 수사관들의 심증에 의존 할수 밖에 업는 사건일게다.   증거와 증인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수사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자칫 피해자가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가 공공연히 있는 것이 사실인것 같다.  더군다나 그 의심이 실형으로 이어져 무고한 사람이 죄인 으로써의 굴레를 쓰고 평생을 억울한 옥살이로 젊음을 다 빼앗긴채 한탄하는 모습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종종 접할수 있는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고 밝혀지지 않은 숨어있는 진실들은 더 많을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이러한 이유로 존 셰스카의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새로운 관점의 옛이야기로써의 재미와 위트를 넘어선 비틀어본 세상, 바로 편협한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를 담고 있기에 그림 동화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중후함이 느껴진다.

'나는 늑대야,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 로 시작되는 늑대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와는 달리 모든 사건이 늑대 입장에서 진행된다.

현재는 감옥에 갇혀있는 신세이지만,  그 숨겨진 내막 을 늑대의 독백을 통해 독자는 오래전 아기돼지 삼형제와 관련한 사건의 숨겨진 사실들을 다시금 살펴볼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늑대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사람들이 밥(책에는 치즈버거로 비유됨) 을 먹는것처럼 자신이 토끼나 양, 돼지 같은 음식을 먹는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단지 할머니의 생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설탕 한컵을 이웃집 돼지에게 얻으러 갔을 뿐, 다른 마음은 없었다고 말이다.   돼지의 집앞에서 우연히   재채기가 나와 허술하게 지은집-첫번째 돼지의집은 짚으로, 두번째 돼지의 집은 나뭇가지로 지었음- 이 날라가 버리고, 그곳에 죽어 있는 돼지, 즉 맛있는 음식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어 먹은것 뿐이라고...    늑대의 입장에선 그것은 너무 자연스런 일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들이  나무에 붙은 애벌레들을 쪼아 먹듯,  개구리가 파리를 삼키듯, 고양이가 생선보고 입맛을 다시듯 ,  늑대가 돼지를 먹는건 자연의 법칙일 뿐이다.  

늑대는 억울하다.  살아있는 돼지도 아닌 죽어있는 돼지를 먹었을 뿐인데, 할머니를 욕한 맏형 돼지의 집앞에서 그저 재채기를 하고 큰 소리로 소란을 좀 부렸다고 모든 언론들은 늑대가 흉악한 살인범인냥 떠들어 대고 그는 지금 누명을 쓴채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그것도 교도관이 돼지이니 늑대가 얼마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을지 짐작이 간다.

"나는 누명을 썼다고." 라고 외치는 늑대의 말을 100프로 진실 이라고 단정 지을순 없더라고 그 당시 늑대의 입장도 생각해 보았더라면.  좀더 과학적인 수사(?)가 이뤄 졌었더라면. 

밤늦게 편의점에 들어서는 흑인을 무조건 강도로 몰아 세울수 없듯이 이웃집에 설탕 한컵을 빌리러 갔던 늑대를 한쪽의(분명 돈 많은 돼지의 증언일 테지만) 증언만 듣고 감옥에 가둬 버린건 인권 모독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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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 일기 책읽는 가족 48
오미경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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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보육원에 입소되는 아동들 대부분이 이런 저런 이유로  부모가 헤어져 가정파탄으로  부모는 있으나, 맡아서 양육 할 사람이 없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경우 여러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가지게 된 상처때문인지 오히려 태어날때 부터 고아가 되어 입소된 아이들 보다 마음의 문을 열기가 훨씬 어렵다. 

아마도 강희처럼 아무런 의논도 ,설명도 없이 갑자기 타인의 손에 맞겨져야 하는 자신의 처지와  부모에 대한 배신감이 맞물려 어른들에 대한 불신의 싹이 깊어진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작은집에서 지내야 하는 강희,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 가신후 동생을 돌보며 소녀가장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민주, 부잣집 딸이지만, 항상 엄마의 치맛폭에 싸여 모든걸 엄마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는 마마걸 유나, 이렇게 세 사람은 지각을 한 벌로 청소를 하다가 친해져 우정을 지켜가는 의미로 '교환일기'를 쓰게 된다.

서로의 비밀까지도  솔직하게 공유해야 하는 교환일기 였지만,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유나와는 달리 강희와 민주는 숨길것이 많은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반응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그저 말하지 않음으로써 자존심을 지키려는 민주와는 달리 강희는 거짓말을 함으로써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을 해버린다.   배우가 무대에서 연극을하듯 진짜 삶과는 점점 더 멀어지는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강희.  그래도 그에겐 보호해줄 작은엄마와 작은아빠가 있기에 강희보다는 소녀가장인  민주가 더 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철부지 동생을 데리고 혼자 맞서야 하는 세상은 어린 민주에겐 늘 벅차기만 한것 같았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대 꺽이지 않는 민주의 모습은  인상에 남는 장면이다.  도둑 누명을 쓴 동생 민철이의 누명을 벗겨주고 동생의 담임 선생님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참 대견스러웠다. 뒤돌아 서서 울지만, 동생 앞에서 만큼은 씩씩한 누나, 보호자가 되어 주는 민주는 절대 가여운 아이가 아니었다.

그와는 달리 유나 앞에만 서면 거짓말의 강도를 높힐수 밖에 없는 강희가 오히려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완벽하게 꾸미기 위해 급기야 사촌동생의 저금통까지 훔치고 교실에서 주운돈을 - 나중에야 그 돈이 민주의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됨- 끝까지 돌려주지 않음으로써 점점 자신을 나락으로 내몰아간다.  민주의 고백이 담긴 교환일기장을 읽고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는 강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가 이아이를 나쁘다고만 말 할수 있겠는가?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누에는 강희와 민주,유나의  모습이다.  누에가 단단한 고치를 뚫고 나와 날개를 가질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뽕잎을 착실하게 먹어두었던 그간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민주에게 복지관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경려가 뽕잎이 되었을것이고 강희에겐 친구의 용기있는 고백이 맛난 뽕잎을 역활을 했던것 같다.   유나 또한 엄마라는 껍질을 뚫고 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한마리의 누에일 것이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 이제막 고치를 뚫고 나오려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자녀들을 위한 부모의 역활이  고치를직접 깨뜨려 주는것이 아니라 고치를 깨뜨리고 나올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일 ,즉 뽕잎을 줄 수 있는 역활이 되어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아이들에겐 과잉보호도 무관심도 아닌 양질의 뽕잎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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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2-10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똘이맘님!
비록 가정의 파탄등으로 인해 불행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밝고 맑게 자라서 이 세상의 민물(이 세상의 소금기가 없는 물인 민물은 3%에 불과하답니다)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님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아니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감싸 줄 수 있는 환경이 더욱 중요하겠지요. 항상 사랑이 넘치시는 님의 아름다움이 상상이 됩니다. ^*^

똘이맘, 또또맘 2007-02-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네~ 오랜만이어요 호인님... 요즘 제가 너무 이기적이지요. 리뷰만 달아놓고 달아나 버리니... 오늘은 알라딘에 확인할것이 있어 잠깐 들어와 봅니다만, 요즘은 책 주문할때 빼곤 리뷰달때만 잠깐씩 들어와 봅답니다. 지금 하고 있는일(?) 마무리 되면 예전처럼 자주 찾아 뵙께요. ^^ ... 지금 저도 건질 건질 하답니다. 빨리 알라딘 들어오고 싶어서.... 기다려 주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