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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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수사로도 풀지 못하는 사건은 있는법.  그렇다면  미해결 사건들은  대부분의 경우 증인이 나타나지 않는한 수사관들의 심증에 의존 할수 밖에 업는 사건일게다.   증거와 증인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수사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자칫 피해자가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가 공공연히 있는 것이 사실인것 같다.  더군다나 그 의심이 실형으로 이어져 무고한 사람이 죄인 으로써의 굴레를 쓰고 평생을 억울한 옥살이로 젊음을 다 빼앗긴채 한탄하는 모습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종종 접할수 있는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하고 밝혀지지 않은 숨어있는 진실들은 더 많을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이러한 이유로 존 셰스카의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새로운 관점의 옛이야기로써의 재미와 위트를 넘어선 비틀어본 세상, 바로 편협한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를 담고 있기에 그림 동화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중후함이 느껴진다.

'나는 늑대야,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 로 시작되는 늑대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와는 달리 모든 사건이 늑대 입장에서 진행된다.

현재는 감옥에 갇혀있는 신세이지만,  그 숨겨진 내막 을 늑대의 독백을 통해 독자는 오래전 아기돼지 삼형제와 관련한 사건의 숨겨진 사실들을 다시금 살펴볼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늑대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사람들이 밥(책에는 치즈버거로 비유됨) 을 먹는것처럼 자신이 토끼나 양, 돼지 같은 음식을 먹는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단지 할머니의 생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설탕 한컵을 이웃집 돼지에게 얻으러 갔을 뿐, 다른 마음은 없었다고 말이다.   돼지의 집앞에서 우연히   재채기가 나와 허술하게 지은집-첫번째 돼지의집은 짚으로, 두번째 돼지의 집은 나뭇가지로 지었음- 이 날라가 버리고, 그곳에 죽어 있는 돼지, 즉 맛있는 음식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어 먹은것 뿐이라고...    늑대의 입장에선 그것은 너무 자연스런 일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들이  나무에 붙은 애벌레들을 쪼아 먹듯,  개구리가 파리를 삼키듯, 고양이가 생선보고 입맛을 다시듯 ,  늑대가 돼지를 먹는건 자연의 법칙일 뿐이다.  

늑대는 억울하다.  살아있는 돼지도 아닌 죽어있는 돼지를 먹었을 뿐인데, 할머니를 욕한 맏형 돼지의 집앞에서 그저 재채기를 하고 큰 소리로 소란을 좀 부렸다고 모든 언론들은 늑대가 흉악한 살인범인냥 떠들어 대고 그는 지금 누명을 쓴채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그것도 교도관이 돼지이니 늑대가 얼마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을지 짐작이 간다.

"나는 누명을 썼다고." 라고 외치는 늑대의 말을 100프로 진실 이라고 단정 지을순 없더라고 그 당시 늑대의 입장도 생각해 보았더라면.  좀더 과학적인 수사(?)가 이뤄 졌었더라면. 

밤늦게 편의점에 들어서는 흑인을 무조건 강도로 몰아 세울수 없듯이 이웃집에 설탕 한컵을 빌리러 갔던 늑대를 한쪽의(분명 돈 많은 돼지의 증언일 테지만) 증언만 듣고 감옥에 가둬 버린건 인권 모독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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