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SF속 세상의 기계들은 자기의지를 가지고 움직인다. 옛날 얘기를 들으면 정념이 남은 물건은 요물이 된다. 이런저런 기계들은 어쩌다 세상에 나왔을까. 그저 호기심에 혹은 돈을 벌 욕심에 아니면 세상을 널리 이롭게(혹은 해롭게)하려고 만들어졌을까? 누구는 일하다 죽고 누구는 일할 곳을 찾다지쳐 자살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차라리 연장탓이었으면 싶다. 

 

아무리 부동산 가격을 뻥튀기하고 하루에 차한대 다니지 않을 도로를 지어대도 속일 수 없는 것은 더이상 우리 사회는 예전처럼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석유시대를 대체할 무언가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부서져내리는 속도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우리 부모가 내가 살 세상을 상상 못했듯 나도 내미래를 모르겠다.

 

일본 소설속 아이들의 모습의 변화가 읽힌다. 방에 쳐박혀 낙담했던 그들은 이제 자기들 몫까지 다 들어먹은 기성세대에 분노한다. 뉴스속 일베, 부활한 서북청년단은 일자리 없는 쾡한 눈의 자녀들이 아비들에게 내지르는 비명 같다. 니들이 한 그 잘난 민주화? 우리를 서너살때부터 친구를 적으로 만든 그 잘난 민주화! 99%로는 폐자로 살아야하는 아이들이 모든 것을 조롱한다..

 

열대야속 세상은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알려준다. 서로의 살을 파먹는 작혹한 세상으로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는 것을. 이건 사실 그닥 예언이랄 것도 없는, 현실이다.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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