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원숭이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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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원숭이 구백아흔아홉 마리가 사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의 원숭이들은 모두 외눈박이였다. 얼굴에 왼쪽눈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나라에 딱 한 마리, 두 눈이 모두 달린 원숭이가 태어났다. 온 나라의 원숭이들이 그 원숭이를 놀리고 비웃었다. 고민 끝에 그 원숭이는 결국 자신의 오른쪽 눈을 빼버려서 다른 원숭이들과 똑같아졌다..
"원숭이가 빼버린 오른쪽 눈이 뭐였을 거 같아?"
내 물음에 후유에는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내 생각에는 말이야. 원숭이가 빼버린 건 자존심이 아닐까 싶어."-237~238쪽

이 아파트 사람들은 사람을 보면 단지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게 전부다. 간단하지만, 가슴으로 체득하기 쉽지 않은 감각. 이곳 사람들은 그 소중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중략)
".....그리고 하느님이 장난 친 도헤이의 뇌도 이제 고칠 수 없어. 하지만 당신 마음의 상처는 고칠 수 있어. 상처받은 자존심은 언제든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어. 사실 사람의 마음은 영원히 상처 입은 채 남아 있는 게 아니거든. 처음 생긴 상처가 아물어갈 때쯤 다시 날카로운 말로 할퀴고 덧나기 때문이야. 고칠 수 있는 걸 고치려고 하지 않고 지레 포기한 사람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 정말 슬퍼."-279쪽

이번 일로 나는 아주 많은 기억을 한꺼번에 복습한 느낌이다. 그중 몇몇 기억은 잠시 시간이 흐르면 잊힐 것이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내 머리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기억들도 있을 것이다. 그 선택, 즉 무엇을 잊지 않느냐 하는 선택이 틀림없이 내가 삶을 사는 방식에 조금씩 변화를 줄 것이다. 그동안 그래왔듯이.-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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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사회적 편견이 없다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구분짓기가 없다면 스스로를 더 정확히 인식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남과 여,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중국사람은 이렇고 한국사람은 이렇다는게 없다면 좀 더 사는게 쉬워질듯도 하고, 트렌스젠더분들도 그렇게 아픈 수술을 안해도 될지 모를텐데..

무해한모리군 2010-01-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아주 심각한 오타가 세개나 있었다.
나같은 까막눈한테도 보이는 오타쯤은 출판사에서 걸러냈어야지..
문장가운데 자음 'ㅈ'이 덩그러니 있거나,
한줄이 모두 자음이 바뀌어 있는 오타를 어째 몰랐을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