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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원 

새로운 10년의 닻 올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New Beginning!’.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새로운 10년을 시작했다. 1997년 닻을 올린 후 평균 90%에 육박하는 관객 점유율을 기록하며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영화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맞이한 제2의 시작은 ‘모든 경계를 횡단하는 것’부터 이뤄진다. 
총 105편의 작품을 선보일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경계횡단은 소녀부터 여성 노인까지 세대 간 소통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천 개의 나이듦(On Aging)’ 섹션에서는 삶의 과정으로서의 나이듦, 그 나이듦의 과정에 개입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살펴본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열정’ 등의 작품은 노인의 성(性)에 대한 말걸기를 시도함으로써 노인이 무성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한다. 고령 여성 장애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바디앤소울’은 고령화 시대에 더 많은 배려를 필요로 하는 고령 장애인의 문제에 귀 기울이고, 한국 농촌 할머니의 노동과 새로운 도전을 따라가는 ‘명주바람’은 고령 여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팔순의 나이에 스크린에 데뷔한 조경자 감독의 ‘꼬마사장님과 키다리조수’는 여성노동과 빈곤문제를 고령 여성의 눈으로 담아내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을 보여준다.
10대 여성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통해 소녀들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풀어내는 ‘걸즈 온 필름’ 섹션에서는 출품된 32편 중 5편의 작품을 선별했다. 부제가 ‘길 위의 소녀들’인 만큼 미래에 대한 꿈, 억압적인 삶의 조건 등의 현실에서 여러 변화를 겪는 10대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주최 측은 ‘10대 관객 심사단 I-TEENS’를 꾸려 10대 소녀들이 상영작을 관람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최근 여성영화의 경향을 신진 감독들의 시각으로 다룬 ‘새로운 물결’ 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민족, 국가 등의 경계를 허무는 여성의 정신을 담고 있는 여성 감독들의 영화 22편이 소개된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제는 글로벌한 금융위기를 살아내는 여성들과 함께 힘겨운 현실에서 새로운 비전을 찾고자 ‘여성노동과 가난’ 특별전도 준비했다. 홈에버 기간제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기록인 김미례 감독의 ‘외박’,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인 조은 교수와 박경태 감독의 공동 연출 작품인 ‘사당동 더하기 22’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내달 9일부터 8일간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리며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wffis.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핏빛 시대의 아픔, 외할머니 통해 담아낸 다큐영화 ‘할매꽃’

다큐멘터리 영화 ‘할매꽃’은 핏빛 시대의 뜨거운 증언들을 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문정현 감독의 외할머니가 있다. 영화 배경은 외가가 있는 전남의 한 시골마을. 이 마을은 오래전부터 계급과 이념 차이에 따라 상대·중대·풍동 마을로 나뉘어 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을 경험해야 했던 역사 속에서 외할머니는 좌익사상가로 살았다. 공산주의자인 남편과도 좌익 활동을 펼치지만 남편이 경찰에 잡히자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가족을 보살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남편은 모진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뒤 죽음을 맞고, 좌익 활동을 하던 큰오빠마저 경찰 친구에게 총살을 당한다. 외할머니는 작은오빠마저 일본으로 떠나보내면서 생이별을 하게 되고 작은외할아버지 집안까지 책임지게 된다.
이런 가슴 아픈 역사적 단면들은 감독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긴다. 외할머니의 큰오빠와 작은오빠, 남편, 5남매, 작은외할아버지 등의 이야기는 큰이모, 작은이모, 사촌이모, 큰외삼촌, 작은외삼촌, 이종사촌 등 수많은 생존자와 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된다. 감독은 “이제는 말할 수 있고, 말해야한다”며 증언을 망설이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는 한 개인의 가족사가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역사적 진실 규명’ ‘이념적 갈등의 실체’ 같은 큰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 감독은 이제껏 가족의 아픔을 말하지 못한 채 수십 년을 살아온 할머니와 어머니의 가슴속을 담으려 노력했다. 돌아가시기 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외할머니를 향해 “할머니,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 세상에서는 편히 사세요”라고 나지막이 전하는 감독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할매꽃’은 여전히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연좌제라는 국가폭력에 맞서 말걸기를 시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 인터넷 논객은 범죄자가 되어 구속당했고, 국가의 눈가림 앞에서 언론들은 제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할매꽃’을 통해 지난 시간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감독의 마이크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문 감독은 전한다. 이 비극이 비단 우리집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집이나 가지고 있는 역사일 것이니, 더 늦기 전에 이 일들을 ‘기록’하자고 말이다.
이 영화는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 후,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의 ‘2007 올해의 독립영화’로 뽑혔다.
이듬해에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바르샤바 국제영화제, 두바이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재보궐 선거에 여성 50% 전략 공천해달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여성 정치관련 단체들이  4·29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자 50%를 여성으로 전략 공천할 것을 결의하고 정치권 설득에 나섰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정치포럼,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은 지난 6일 ‘4·29 재보궐 선거에 대한 여성들의 입장’이란 결의문을 각 정당에 전달했다.
결의문은 ▲낙선한 거물급 인사의 지역 가로채기 용납 불가 ▲50%의 지역에 여성을 전략공천 ▲당세가 우세한 지역에 여성 우선 공천 ▲후보자 간 토론을 통한 인물 검증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남녀 동수로 할당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여성들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고 여성에게 씌워진 장해를 걷어내는 일에 각 당이 스스로 앞장서기를 기대한다”며 “선거 규모가 크지 않은 이번 4·29 재보궐 선거를 선출직 후보에 대한 여성공천 할당 강제를 관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들 여성단체는 9일부터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면담을 갖는 등 정당 설득에 나섰다. 이에대해 정 대표는 “민주당은 여성공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과거에도 여성을 우대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번 재보선 때에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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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1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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