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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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코의 '존재성'과 미도리의 '생존성'
(...여기서 '생존성'이라함은 '생동감'일수도 있겠다.)
너무 어렵게 다가오는 느낌이라 한참을 읽었다.
무엇이라고, 무엇때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는 어떤 느낌으로 마지막 장을 덮는다.
아주 통속적인 그래서 어쩌면 너절하기까지 했던 표현법이라고 생각했는데
평론가들은 말한다. 너무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내게는 처절하도록 슬픈 이야기였음을 누가 알까.
나의 위선을 떠올린다. 어쩌면 그리도 가식적으로 살아왔는지.
어쩌면 늘 머리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그 너절한 말과 행동을 품고 살면서
밖으로는 어떤 알지못하는 의미를 부여한채 가식적으로 쏟아내고 있었던건 아닌가.
나오코의 존재하기 위해 애쓰는 아픔이 내게로 전해져 오면서
어쩌면 스스로가 삶의 마지막을 결정짓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그렇게 되었지만.

우리는 누구도 존재성만으로 곁에 머물기를 바라지 않지.
그래서 결국 살아 움직이는 생존성을 찾아 헤매게 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모두가 나오코가 앓고 있었던 존재성의 병을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앓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면서도 비추어지는 모습만큼은 생존성이길 바라는 건 아닐까?
끝도 없이 자기자신을 잃지 않기위해 애를 쓰던 나오코를 보내고
예상치 못한 상실감에 그만 마음을 놓아버리고 마는 주인공의 허무감.
여기가 어딘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둘러보아도 알 수 없는 위치에 자신을 표시해 놓고는
끝없이 미도리를 외쳐대던 마지막 장면이 핏빛처럼 다가온다.
진정 미도리에게 돌아갔을까?
혼돈과 미궁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미도리가 찾아내기만을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도리는 그를 찾아내었을까?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리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리면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강은교    '숲'


너무 많아 외로운 건 아닐까 돌아본다.
처음부터 곁에 머무는 게 너무 많아서 그곳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지는 게
어쩌면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외롭다는 건 나오코가 안고 있었던 존재성에 불과하지.
그래서 늘 주변에 주변에 묻히고 싶어하고 어울어지고 싶어하고
주변에 속한 그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게 아닐까?
그래서 나도 너의 곁에서 이렇게 머무르고 있지 않느냐고 외치고 싶은 건 아닐까?

주변이 내게로 와 살아 준다는 건, 살아지고 있다는 건, 살아 있다는 건,
어쩌면 .... 필요악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비생각


## 첫장을 넘기는 게 참으로 무거웠었다.
습관처럼 첫장을 다시 넘기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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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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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스물넷의 여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너무나 일상적인 날들이 싫어서.
매일 아침 눈뜨면 매일 똑같은 곳으로 출근을 하고 매일 똑같은 일을 하고
또 어제의 그시간이 되면 퇴근을 하고 또다시 집으로 와 잠을 자고.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잠시동안 있었던 사랑을 그리워하게 되고
그리고 ... 그리고 죽겠지.
그래서 나는 내 운명을 내 손으로 결정지을거야 라고 결심을 하게 되었지.
그녀, 베로니카는 그래서 6개월동안 수면제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단숨에 찾아올거라고 기대했었던 죽음은 그녀에게 잠시의 시간을 허락한다.
눈길이 마주친 청년에게 잠시 미소를 지어줄 수 있는 시간을..
컴퓨터 게임에 대한 기사를 읽을 수 있는 잠시의 시간을..
그리고 찾아오는 고통스러운 복통을 느끼며 삶에 대한 미련을 잠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그 시간들은 무엇이었을까?
늘 우리곁에 머물러 선택되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결정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끝내는 후회뿐인 선택만을 하게 만드는 우리들의 시간적 오류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녀, 베로니카는 다시 깨어난다. 빌레트정신병원의 침대위에서.
그리고는 의사로부터 죽음을 유예받는다. 빠르면 3,4일, 늦으면 일주일이라고.
당신이 먹은 수면제가 당신의 심장을 갉아먹으며 그와 동시에 당신의 삶도 갉아먹고 있다고.

"미쳤다는 게 뭔가요?"
"미쳤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해.
 마치 네가 낯선 나라에 와 있는 것처럼 말이지.
 너는 모든 것을 보고, 네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인식하지만
 너 자신을 설명할 수도 도움을 구할 수도 없어.
 그 나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건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느껴본 거예요"
"우린 모두 미친 사람들이야,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92쪽>

그래 맞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없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城안에서 먹고 마시며 생활을 하지만
정작 말을 할 때는 너의 城안에서 일어남직한 말들만 골라하는 건 아닐까?
나는 없고 너만 있다. 언제부터인가 이세상이 그렇게 살아지고 있는것 같다.
그녀, 베로니카카 빌레트 정신병원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미쳐 있는거라고.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들의 차이는 자신의 城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은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느냐 하는 것일뿐이라고.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무슨 실수든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단 한가지,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실수만 빼고."

그녀, 베로니카의 꿈은 피아니스트였었다.
그러나 현실감각이 너무도 뛰어났던 어머니의 권유로 인해 자신의 꿈을 꼭꼭 접어서
그녀의 城안에 가두어버렸다. 예술가는 배가 고파요 라는 말을 들으며.
누군가를 만나 있는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고 싶었으나 남들의 말이 무서워
자신속에 내재된 욕망을 자제하고 또 자제하며 그것또한 그녀의 城안에 가두어버렸다.
그리고는 스물넷의 나이에 죽음을 결심한다.
우리의 삶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뭔가 특별한 일은 도대체 얼만큼이나 될까?
그 특별한 일들이 좀 일어났으면 좋겠어 매일 매일이 너무 무료해, 너무나 똑같아!
단 한번만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진즉부터 파울로 코엘료의 글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내는 그의 책들을 앞에 두고 섰을 때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우리가 숨기고 살아가는 우리의 속내를 완전히 까발려주기를 바라면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작자에게 감사를 전할 뿐이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말했었다. 뭔가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어!
무엇을 바라는지는 나도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단지 내곁에 머무는 똑같은 일상들이 나를 너무 지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 뿐.
그러나 어디 나뿐일까?
아마도 많고 많은 이들이 그런 생각속에서 자신의 날들을 채워가겠지.
마지막으로 작가는 빌레트 정신병원의 환자를 통해서
우리가 그 무료한 일상들을 이겨낼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사랑이라고.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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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서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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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당신에게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나는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머리를 쥐어 짜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중요한 일이었는지 아니면 사소한 일이었는지조차.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을 읽고 다시 미치 앨봄이라는 작가의 책을 만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내게 이렇게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기 위해서였나보다.
내게 정말 단 하루만 더 주어진다면 나는
단 하루만 더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다시 대답할 수 있을텐데...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정말 절절하도록 깊은 그리움을 가슴속에 품게 해준 책이었다.
정말 내 가슴을 아프게 한 책이었다.
"찰리, 비밀은 말이야 사람을 갈기갈기 찢는단다"
그렇게 말하지 못하고 찢겨져 나간 심장이 얼마나 될까?
건너방에서 잠든 딸을 바라보다가 할머니는 손녀에게 사과를 깎아주었다지?
사과를 다 깎고 나서 사과속을 버리려고 했더니 손녀가 그것을 아주 소중히 모으더라지?
왜 그러냐고 물으니 손녀가 이렇게 말했다지?
이건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거예요....라고.
그 모습을 보면서 잠든 딸의 손을 잡고 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지?
도대체 내가 엄마의 존재에 대해 얼만큼을 알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엄마는 생선도 드실줄 모르고 엄마는 맛난 것도 드실줄 모르는 사람인줄 알았었다고
누군가는 글로 표현했지만 참.... 그렇다....무슨 말을 할까?

나는 어머니를 어머니의 부모님이 붙여준 이름으로 안 적도 없고,
어머니의 친구들이 붙여준 이름으로 안 적도 없습니다.
오직 내가 붙여준 이름인 '엄마'로 알았을 뿐이지요....
나도 그랬다. 엄마는 그저 엄마인줄로만 알았다.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마음으로만 움직이셨는데 나는...그걸 모르고 있었다.
책속에 나오는 찰리처럼 어쩌면 그렇게 냉정하게 엄마를 대했었는지.
찰리는 묻고 있다.
어머니와 보낼 수도 있었던 시간들을 한번 세어 보세요...
그리고 말한다.
그 시간들이 삶 자체니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는 아버지를 보내지 못한채 붙잡고 있었다.
항상 가족을 외면하셨던 아버지가 너무도 미웠었던 까닭에.
마지막날 아버지의 영정앞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말들로 아버지를 원망했었는지.
그리고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하신 채 사흘을..
꼬박 사흘을 그렇게 무서운 느낌으로 곁에 머물며 가야한다고 정떼기를 하셨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나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토록 힘겨운 원망으로 쉽게 놓아드리지 못했던 아버지 생각에.
"나는 평범하고 싶지 않았어요"
"평범한 게 뭔데,찰리?"
"알잖아요. 잊혀지는 존재"
내 아버지는 정말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으셨던 거였다고
한참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나는 알게 되어버렸으니....

아버지의 커다란 실수조차도 자식을 위해서 용서로써 안았던 찰리의 어머니.
이혼녀라는 옷을 입은 채 자신의 속내를 감추어두고서
간호사에서 미용사, 미용사에서 청소부로 직장을 바꿔야 했지만 어머니는 말한다.
난 너만큼 부끄러워하지는 않아,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어.
난 엄마였단다.

단순한 가족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나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채 자살을 선택했던 아들의 의식속에서 단 하루만 더 살다가신 어머니.
살아야 한다고 아들의 손을 잡아주시던 어머니.
그리고 아들은 지독한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을 더 살았다.
그리고 그 아들의 딸은 미워했던 아버지의 이름을 다시 자신의 아들에게 주기로 한다.
이 책의 맨마지막 장에서 나는 눈을 크게 떠야했다.
석장의 흑백사진 밑에 써있던 두 줄의 문장때문에.
사랑을 담아 이 책을 미라의 어머니셨던 로다 앨봄에게 바칩니다.
작자의 이름이 미치 앨봄이라는 생각이 퍼뜩 스쳐갔다.
그렇다면 이것이 그사람의 이야기였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일테니까.
사실이었든 소설이었든 너무나 잔잔한 일상속에서 빠져나온 느낌이 들었다.
마치도 한사람의 고해성사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어쩌면 그것이 나의 이야기일거라고도 생각했다.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얼마전에 읽었던 <뜨거운 관심>에 이은 또다른 감동하나.
너무나 편안한 미치 앨봄의 문체는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과 비슷하다.
굳이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스며드는듯한 그 느낌.
손끝으로, 피부 곳곳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소리없이 내리는 는개처럼 그렇게 촉촉하게 젖어드는 그 느낌.
참 .. 좋다.
다시 추천해주고 싶은 또하나의 작품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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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마법의 별 1
데이브 배리.리들리 피어슨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삽화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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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소설은 리들리 피어슨의 딸이 아빠한테 피터가 어떻게 해서 후크 선장을
만나게 되었느냐고 물어본 데서 탄생했다고 합니다....<옮긴이의 글>중에서

어떤 책을 읽으면서 혹은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전에 있었음직한 내용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처음 이 책의 카피를 보았을 때 우리가 이미 어린시절에 친구로 만들어버렸던 피터팬이
어떻게 날게 되었는지 알려준다는 말이 나를 너무나 궁금하게 했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썼길래?
어쩌면 재미 있을수도 있고 또 어쩌면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가 될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책표지에서 만난 반짝이는 별들의 모습과 날아오르는 작은 소년 피터의 모습이라니...
이 책은 한마디로 정말 재미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단 한번도 막힘이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황당한 이야기일수도 있겠다는 나의 우려를 단숨에 없애주었으니 말이다.
무언가를 궁금해하는 아들녀석을 위해서 나는 작자처럼 이렇게 기발한 이야기를 떠올려
들려줄 수 있을까? 나는 진정 그런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다.

피터와 몰리, 그리고 피터팬과 웬디.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들이 정말로 신비로웠다.
그 상상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아이를 위한 동화이기 보다는 어른이 보아도 뭔가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심리를 갖게 해 주었다.
판타지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내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고아소년 피터와 별가루를 지켜야하는 초보 별지킴이 몰리의 만남으로 모혐은 시작되고
소유하기만 한다면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는 마법의 별가루는 결국 피터에게
날아다니는 능력과 영원한 소년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게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여기서 놓칠 수 없는 또하나의 진리가 있으니 어쩌면 너무나 단순하기만 한...
탐욕은 결코 그 엄청난 행운을 부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책 요소요소마다 숨겨진 교훈들은 참 많았다.
아이들이 읽든 어른이 읽든 그것을 찾아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마법의 별가루로 인해 인어가 탄생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황홀했다.
돌고래와 대화를 하는 몰리의 모습이나
인어와 말없이 서로의 생각을 읽으며 대화를 나누는 피터의 모습은
이 책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터팬의 그 작고 이쁜 요정 팅커벨을 기억하는가?
네버랜드섬에 남기로 한 피터를 위해 몰리의 아빠 레오나드가 선물했던 요정.
작고 이쁜 새였으나 피터를 지켜주기 위하여 다시 요정으로 태어난 그 새가
피터팬에서는 팅커벨로 탄생되어 피터팬을 지켜주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미 둔해진 내 머릿속의 상상력은 참으로 바빴다.
피터의 이야기와 피터팬의 이야기속을 왔다갔다 하느라고.
단숨에 읽어버린, 정말 가슴 설레이는 모험이었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삽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렇게 모두가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레오나드의 손에서 탄생되어진 요정 팅커벨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살며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정말 기가 막히게 그렸군! 하면서.
그 웃음을 내게 선사해 준 책을 아들녀석에게 꼭한번은 읽어줄 것이다.

조만간 디즈니 사에서 이 소설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단다.
가뜩이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내게는 희소식이 아닐수가 없다.
또한 후속편으로 <피터팬과 그림자도둑>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책이 하루빨리 나오기를 바래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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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 결별과 부재의 슬픔을 다독이는 치유에세이
조앤 디디온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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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에디터:
문화,트렌드,인물,새로운 정보 등 잡지의 읽을 거리를 다루는 에디터.
새로운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캐치해서 전해야 하므로 세상의 모든 일에
오감을 열고 있어야 하며,감칠맛나는 글솜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디디온의 직업이다.
일종의 기자와 칼럼리스트를 섞어놓은듯한 느낌이 든다.
정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녀에게 예고없이 닥친 시련과 싸워나가는
일년의 과정을 사실 그대로 그렸다고 한다.
<상실>이란 제목에 이끌렸고 실제의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몇장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그녀의 입장이라면 어떠했을까 싶었다.
크리스마스날 외동딸이 심각한 폐렴과 패혈성 쇼크로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
그리고 닷새 뒤 딸의 문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급성 중증 심장병으로 숨을 거둔다.
한꺼번에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둘을 잃어버린 것이다.
아픔이 너무 갑작스레 찾아오면 그 아픔을 처음엔 느끼지 못하듯이
그녀 역시 처음의 슬픔을 느끼지 못한채 남편의 부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작업실 입구에서 걸음을 멈췄다.
나는 나머지 신발들을 처분할 수가 없었다.
나는 잠시 그곳에 서 있다 이유를 깨달았다.
그가 돌아오면 신발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장례식을 치루고 남편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으면서도 그녀의 마음은
남편의 부재를 인정할 수가 없었던 거다.
갑작스러운 이별앞에서 아닐거라고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하지만
이내 그녀곁을 떠도는 남편과의 시간들, 이미 지나가 추억이 되어버린 일들이
그녀에게 찾아와 인정해야만 한다고 되뇌이던 순간 그녀의 비통함이라니!
비통에 젖은 사람에게는 어느 누구도 무언가를 강요하면 안된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절대적으로 접근을 삼가야 한다. -- 주변 인물들은 '필요없다'는 말을 듣거나
환영을 받지 못하더라도 마음에 상처를 입지 말아야 한다.

이제 아픔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그녀는 힘겨워하지만 그렇게 있을수만은 없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딸이 아직 병원에 있는 까닭에.
병원으로 달려가 딸의 곁에 머물며 그녀는 끝도 없이 말한다.
괜찮아질거야. 엄마가 있잖니. 늘 곁에 있어줄께.
그리고 그녀는 딸의 병에 관한 전문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하고
그것에 관한 모든 정보를 찾아내 의사와의 원활한 소통을 꾀한다.
행여나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로 인하여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하여.
"엄마 언제 갈거야?"
드디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외동딸 퀸태나는 이렇게 물었다.
나는 함께 떠날 수 있을때까지 곁에 있을거라고 대답했다.
그아이는 다시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슬픔과 비통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삶의 힘겨움은 그녀를 억누르고
언뜻언뜻 다가오는 두려움에 그녀는 몸을 사린다.
그럴때마다  곁에 두었던 책으로 자신을 추스리는 그녀의 강인함 앞에서
나였다면 과연 저렇게 의연하게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싶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아주 교묘하게 슬픔과 슬픔사이를 비켜다닌다.
나는 스스로를 동정하는 야생의 생물을 본 적이 없다.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죽은 조그만 새도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않을 것이다.- D.H. 로렌스

40년을 함께 부부로 지냈던 사람과 3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던 딸은
그녀에게 무엇을 남겨주었을까?
이제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시련들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 책을 쓰며 그녀가 겪었던 슬픔과 비통함이 어떤 것인지를,
그때의 기분이 어떠했는지를, 어떤 식으로 자신을 힘겹게 했는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것 같다.
우리는 곧잘 말한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아픈 것처럼.
그리고 그 아픔을 오직 나만이 갖고 있으며 나만이 알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어디 그런가? 속속들이 제 속을 다 드러내놓고 살지 않는 까닭에
오직 나혼자만이 아픔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책을 읽는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雪上加霜이란 말이 있다. 시련은 겹으로 온다고 했던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번역하는 내내 막막함을 느꼈다던 역자후기를 읽으면서
과연 그 느낌이 제대로 전해진 것인지를 나는 내게 다시 물어야 했다. /아이비생각

<이 책은 슬픔과 비통에 관한 심리학처럼 정리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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