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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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단테의 법칙'이다. 선량한 방관자라는 말이 시선을 끌었다. 갑자기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잘못 끼어들면 덤터기 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에는 모른 척 하는 것이 현실인 까닭이다. 요즘처럼 시국이 시끄러울 때 아무런 말도 안하고 살면 그것은 방관자일까? 모두가 네 편, 내 편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면서 중용을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해 보인다. 너무나도 자극적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인지 가끔은 중세법이 다시 생긴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는데 이 책에서 그 말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전쟁으로 온통 세상이 시끄러운데 그것이 바로 '탈리오의 법칙' 때문이라고 한다. 함무라비 법전 제1조에 '눈에는 눈으로, 이에근 이로...'로 시작되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종교전쟁인가? 세상이 힘들어질수록 사람들이 종교에 현혹된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물었더니 현자가 말했다. 기도중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됩니까? 현자가 다시 말했다.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으니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똑같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자의 대답이 달랐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등이 1등보다 행복하다고 하는 '프레임의 법칙'을 설명하는 글인데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아닐까 싶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하는 것과 물이 반밖에 남이 않았다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인 것이다. 또 하나 시선을 끈 법칙이 '뷰자데 이론'이다. 뷰자데? 데자뷰가 아니고? 처음 와 본 곳인데 왠지 언젠가 와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있을 때가 있다. 이런 때 우리는 '데자뷰'라는 말을 쓰지만 그 반대로 익숙하지만 왠지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을 '뷰자데 이론'이라고 한단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면 무한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하는데 성공하기는 틀린 모양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싶어서. 마지막으로 '가이아 이론'을 보면서 작금의 지구에 찾아온 이상기후 현상을 생각하게 된다. 지구는 스스로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다는 말에 백퍼센트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어느 학자가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 인류의 멸망이라고 말했듯이 인류만으로 이 지구가 돌아가는 것은 아닐 터다.

‘하인리히 법칙’, ‘깨진 유리창 법칙’, ‘나비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우물의 법칙’, ‘후광 효과’, ‘풍선 효과’, ‘펭귄 효과’, ‘밴드왜건 효과’, ‘폰지 게임과 로의 법칙’, ‘활주로 이론’, ‘에너지 보존의 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피보나치의 수열’ 등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법칙들도 책 속에 소개되어져 있다.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세상의 법칙은 뭘까? 아무래도 머피의 법칙이 아닐까 싶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자꾸 꼬이기만 할 때 쓰는 말이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신호등마다 걸리는 경우가 그렇다. 그 반대로 샐리의 법칙도 있다. 우연히도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거나 계속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일어날 때 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 모두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 세상의 법칙이라는 것이 모두 심리에 관한 것일까? 문득 궁금해서 펼쳐 본 책이다. 이 책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 101가지가 담겨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이 101가지나 된다고? 했다가 겨우 101가지 밖에 안돼? 하는 의문도 든다. 이렇게 간사한 게 사람의 마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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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 개정판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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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국지에 나와 있는 인물들은 어느 정도 각색되어진 상태다. 지금은 여러 각도로 평가하는 시대이다보니 부풀려진 모습들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보이지만 그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옛인물들에 평가는 달라지는 듯 하다. 그런 까닭인지 삼국지를 심리학적으로 바라보았다는 이 책이 시선을 끌었다. 이 책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환관 출신이었던 조조의 남다른 호탕함이라거나 우유부단했던 유비의 성격을 비교한다. 유비의 책사 제갈량과 조조의 책사 사마의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유비의 완벽한 신임을 받았던 제갈량과 달리 사마의는 그렇지 못했다. 조조는 아들 조비에게 “사마의는 다른 사람의 신하가 될 사람이 아니다”라며 항상 경계할 것을 충고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제갈량을 완벽주의자, 사마의를 철두철미한 성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물의 성격을 다루고 있지만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어 마치 또다른 삼국지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것일까,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 것일까? 책을 읽다 보니 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유비도 그렇고 조조가 그렇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삼국지는 책사들의 전쟁이 아니었나 싶다. 인물을 잘 등용했던 사람들은 후세에 영웅이 되었다. 삼국지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우리의 입에 올려지는 이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게다가 시대에 따라 평가되어지는 것이 다르다보니 그 의미는 다를 수도 있겠다. MBTI라는 성격 유형에 대한 말이 이 책에서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데이터라 한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의 성격은 처해진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 많은 성격 유형 중에서 '나는 이런 사람' 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내면에 고정된 성격은 없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의 성격으로 일관된다고 할 수 없다"(-심리학자 윌터 미셀의 말. 88쪽) 고 심리학자도 말하고 있음이다. 194쪽의 더닝-크루거 효과라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여 우월감을 가지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해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손책과 원술에 대해 다루는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이상하게도 편협된 생각으로 치우치는 昨今의 세상을 살며 우리를 한번쯤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도 그렇지만 지금은 모든 세상이 亂世인 듯 하다. 과연 영웅이 등장할까? 이 지독한 소비자본주의 시대에 모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영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이 항복한 초나라 군사들로 하여금 고향의 노래를 부르게 하여 항우를 탄식하게 했다는 '四面楚歌' 이야기와, 조조의 아들 조비가 동생 조식을 시기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지으라고 했다는 '七步詩' 에 얽힌 이야기가 심리전의 대표급이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煮豆持作羹 콩을 쪄서 국을 만들고, 漉豉以爲汁 콩자반을 걸러 즙으로 하려는데, 萁在釜底然 콩대는 솥 아래서 타고, 豆在釜中泣 콩은 솥 안에서 울고 있구나. 本是同根生 본디 한 뿌리에서 났는데, 相煎何太急 불 때어 달이기를 어찌 그리 서두르는고. 자신을 해하기 위해 조건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를 지었다고 하니 참 대단하다. 이 시는 삼국지연의에도 실려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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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빛 컬러링 엽서북 : 음식 여행 - 다채로움의 마법에 걸리는 꿈빛 컬러링 엽서북 5
후나바시 잇타이 지음, 곽현아 옮김 / 시원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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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을 색칠해 보고 내친김에 음식 여행에 도전해 보았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서 음식을 딱 한번 그려보았다. 쉽지 않았기에 기회가 있다면 음식 그리기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작가는 일본 사람이다. 찾아보니 '축제 화가'라는 말이 보인다. 일본의 축제, 계절 시, 복을 부르는 물건, 명소를 주요 주제로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데 전통과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이 책에 수록된 음식 목록을 보니 역시 일본적인 맛이 느껴진다. 자신의 전통과 문화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에게도 이렇게 음식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음식을 그리는 화가도 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책을 펼치면 미니 레슨이라는 제목이 보인다. 색연필로 채색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색연필은 12색부터 24색, 36색, 48색, 72색, 하물며 100색이 넘는 것도 있다. 색상이 다양한 색연필을 이용한다면 음식뿐만 아니라 다른 그림도 훨씬 수월하게 색을 칠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이 책은 일단 크기가 작다. 두꺼운 종이로 제작되어 뜯어내면 정말로 한장의 엽서가 된다. 생각해보니 엽서나 편지를 써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색칠을 한 후 뜯어내어 친구에게 오랜만에 엽서 한장 보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꾹꾹 눌러 쓴 글씨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브런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다. 개인적으로 이 브런치를 먹어 본 적은 없다. 빵과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빵의 질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보여 한번 채색해보기로 했다. 마음처럼 색이 표현되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기본 그림보다 색이 약하게 나왔다. 마무리를 하고 보니 작가가 그린 빵보다 내가 그린 빵은 맛없어 보인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이 브런치를 먹는다는데 어쩌다가 우리가 그런 식문화를 따라하게 되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다시 빵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햄버거. 역시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공연히 종이 탓을 해본다. 종이가 색을 잘 먹지 못하고 덧칠을 하면 자꾸만 뱉어낸다. 공부 못하는 놈이 참고서 나쁘다고 투덜거리는 꼴인가? 깊이감이 표현되어지지 않아 또 맛없는 빵이 되었다. 아무래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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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 길운이 깃들다 (스프링)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미아(이혜란) 그림, 베이직콘텐츠랩 기획 / 베이직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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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자경전 뒷편으로 가면 십장생 굴뚝이 있다. 십장생은 열가지 오래사는 것들로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이를 말한다. 옛사람들은 그것들을 통해 평안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했다. 물론 민속신앙이나 자연숭배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壽福康寧을 기원하는 사람들은 계층을 따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처럼 길상문을 통해 행복이나 성공, 자손을 잇는 일등을 무늬로 표현했으니 종류는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물고기를 그려 立身揚名을 꿈꾸기도 하고, 포도문이나 당초문을 통해 자손의 번영의 기원하기도 했으며, 한 쌍의 봉황을 통해 음양의 조화와 부부의 사랑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에 길운이 깃들다, 라는 말이 보여 하는 말이다.

책의 크기가 스케치북과 같은 크기라 놀랐다. 게다가 종이의 질도 색칠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그림 또한 산뜻하고 깔끔하다. 가장 먼저 연말을 맞이하여 올 한해의 좋은 마무리와 평안한 내년을 기원해보며 두루미와 능소화를 칠해 보았다. 두루미는 평화와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옛날에는 양반꽃이라 불리며 평민들은 함부로 키우지 못했다고 하는 능소화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장원급제를 하면 왕이 관모에 꽂아주던 어사화로 쓰이기도 했다.

두번째로 눈에 띈 그림이 물고기와 붓꽃이었다. 물고기문양은 생명 또는 건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표적인 길상吉祥과 벽사辟邪의 상징이다. 내년에는 나쁜 일들이 아들녀석을 피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택한 그림이다. 어차피 길상화吉祥畵는 다양한 현실적 욕망들을 담아 그리는 것이니 간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면 억지일까? 登龍門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책속의 그림들을 가만히 살펴보면서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었다. 그러다가 '퓨전'이라는 말을 떠올리고는 살풋 웃음이 났다. 저 얼룩말과 해바라기를 보면서 슬픔과 절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노란 해바라기와 초원을 뛰노는 얼룩말을 보면 누구나 마음에 한조각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옛그림속의 길상문만 생각하기 보다는 이렇게 색다른 해석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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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을 망친 자본주의 - 역사학자가 파헤친 환경 파괴의 시작과 끝
마크 스톨 지음, 이은정 옮김 / 선순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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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솔함이나 악의에 의해 황폐해진 땅”을 되돌리고 “이전 거주자들의 부주의나 무절제함으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인간은 자연의 이용자가 아닌 자연의 동료가 되어야 한다.” (-190쪽)

역사학자가 파헤친 환경 파괴의 시작과 끝, 이라는 표지의 글이 시선을 끌었다. 요즘은 마치 유행처럼 환경 파괴에 대한 주제가 떠다닌다. 그런 까닭인지 특별히 이렇다 할 경각심을 주지 못하는 듯 하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문명이 오래전부터 환경을 파괴해 왔음을 알려준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발전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이 소비자본주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환경 파괴는 날로 더 심각해 질거라는 경고도 담겨 있다. 브라질의 삼림이 소를 기르기 위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다. 인간이 육식을 선호할수록 자연은 파괴되어지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인간은 변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책은 오래전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이익'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만큼이 아니라 쌓아두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늘어났다. 거기에 산업혁명을 이루면서 그 속도는 가속화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소비자본주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소비주의와는 다르다고. 역사상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원해서 물건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사람들은 오래 가고 가치 있는 물건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을 사기를 원했다고. 책을 읽으면서 단순한 소비주의와 소비자본주의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산업자본주의가 손을 대는 거의 모든 것은 죽었다.(-184쪽) 산업자본주의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악착같이 살아 남았다. 그 후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산보다는 소비를 조장하며 위협적인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새로운 자본주의가 탄생했다. 지금의 소비자본주의다. 소비를 조장하는 까닭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배출되었다. 만약 소비자본주의가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본주의는 폰지 사기와 닮았다.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장이 필요하다. 소비가 멈추거나 둔화되면 세계 경제 시스템은 휘청거리고 흔들린다.(-252쪽) 폰지사기란 실제로는 이윤을 거의 창출하지 않으면서도 단지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그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행되는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을 말한다. 1997년 초 폰지사기 때문에 알바니아 국민의 대부분이 재산을 잃어버린 사건으로 반 년 넘게 유혈사태로 이어졌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일회용 자본주의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제는 옛날처럼 오래 쓰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 씁쓸하다. 싼값에 곧 버려지게 끔 만든다는 의미다. 낮은 생산 비용과 판매 가격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자연은 희생된다는 것이다. 미국인이 1980년보다 다섯 배 더 많은 옷을 사고 평균 일곱 번을 입는다는 말이 놀라울 뿐이다. 팔리지 않은 것들의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파쇄되거나 소각 되어진다. 결국 모든 것이 환경과 맞물려 있음을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작금의 세계를 보더라도 지구는 이미 시한부 판정을 받은 듯 하다. 환경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하지만 어쩌면 늦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비생각

자본주의는 자연과 긴밀히 엮여 있다. 경제 활동은 늘 환경을 파괴했다. 경제 발전의 매 단계에서 인간은 천연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이 과정은 생태계를 해치고 지형을 바꿨다. 오늘날의 소비자본주의 아래에서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여러 동식물이 멸종했고, 생태계는 교란되었으며, 습지는 말랐고, 댐이 세워지면서 강의 흐름이 바뀌었고, 숲은 벌거숭이가 되었으며, 토양은 고갈되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자원을 채굴하여 써먹은 다음 무서운 속도로 버린다. 지구의 모든 대륙과 바다에, 어느 곳 하나 빼놓지 않고 화학물질을 퍼뜨린다. 대기의 구성을 바꾸고 지구를 뜨겁게 달군다. 인간 행위와 활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소나 생물 종은 거의 없다. 심지어 가장 깊은 해구 바닥에서도 위험한 독성 화학물질이 생물들을 중독시키고 있으며, 창백한 얼굴의 유령처럼 비닐봉지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17쪽 들어가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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