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시대철학 2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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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이 대중을 억압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장악하는 것은 교육이다. 나치는 '히틀러 유겐트'를 통해 유소년기부터 무비판적인 집단주의와 체제 순응을 뼛속 깊이 세뇌했다. "무리와 다르게 행동하지 마라, 튀지 마라." 획일화의 폭력에 길들여진 자는 불의 앞에서도 끝내 손을 들지 못한다. 순응을 평화로 착각하는 자는 평생 복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157쪽)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도 저런 말을 듣고 자랐을 것이다. "무리와 다르게 행동하지 마라, 튀지 마라." 이 말은 굳이 파시즘을 지목하지 않더라도 위정자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다루기 쉬운 사람들이 많을 수록 편한 까닭이다. 우리는 히틀러를 말하기 전에 그를 만들어 낸 요제프 괴벨스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히틀러를 신으로 만든 최악의 선동꾼, 괴벨스. 그가 히틀러를 신격화 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이용했던 신문물은 라디오였다. 그 작은 물건 하나를 통해 독일인들을 세뇌시켰다. 괴벨스는 가짜 뉴스를 통해 독일인들이 폴란드인들을 증오하게 만들었다. 2차 세계 대전의 시작이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독일인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괴벨스는 전쟁에 대한 분노의 화살을 유대인에게 돌렸다. 유대인들의 가슴에 다윗으; 별을 가슴에 차고 다니게 함으로써 독일인들과의 차별성을 만들어냈다. 그가 전쟁 시에 활주로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 지금의 아우토반이다. 괴벨스는 인문학자였다. 그는 어렸을 때 폐렴을 앓아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병약한 신체를 가졌고, 4세 때 골수염에 걸려 평생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열등감에 시달렸지만 그 신체적 결함이 인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감추기 위한 그의 노력은 실로 대단했다. 연설을 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할 때도, 조명이나 카메라 각도까지 연출하며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세계인들의 축제를 이용하기도 했다. 성화봉송은 괴벨스가 기획한 세계 최초의 이벤트였으며, <올림피아>라는 제목으로 다큐 영화를 제작하여 독일의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나치 군복을 따로 제작하여 멋지게 보임으로써 젊은이들의 입대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만큼 그는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고, 어떻게 하면 대중을 열광하게 만들 수 있는지 훤히 알았다. 대중의 본성과 감성을 다룰 줄 알았다는 말일 터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중 심리의 해부'와 '무자비한 조종술'은 어찌보면 껄끄러울 수도 있는 주제다. 군중은 진리가 아니라 맹신할 우상을 갈망한다, 논리로 설득하려 들지 말고 본능적 두려움을 자극하라,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가장 거대한 무기로 포장하라, 구차하게 설명하려 하지 말고 단지 매혹하고 세뇌하라,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위선적인 강박을 소각하라, 고개 숙여 얻은 평화는 단두대 위에서 끝날 뿐이다, 가상의 적을 악마화하여 나의 권력을 정당화하라, 사소한 침범을 허락하는 순간 영토 전체가 무너진다, 거짓이라도 수천 번 반복하면 마침내 진실이 된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실 속에서 처세술이라는 말로 포장되어지는 말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책에서 본 괴벨스의 모든 기술은, 결국 한 가지를 가르친다. 인간은 조작될 수 있다. 인간은 자주, 깊이,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조작된다. 이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가장 먼저 조작된다. 인정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자기 손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손에 묻은 누군가의 지문을 발견한다. 발견한 사람은 손을 씻는다. 손을 씻은 사람이 비로소 자기 손으로 글을 쓸 자격을 얻는다. 자격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다. 자격은 씻는 행위 그 자체다. 매일 씻어야 한다. 한 번 씻었다고 끝나지 않는다. 세상은 매일 새로운 지문을 묻혀온다. 광고가 묻혀오고, 알고리즘이 묻혀오고, 뉴스가 묻혀오고, 사랑하는 사람의 말까지도 묻혀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무사통과시키지 마라. 사랑은 가장 부드러운 대본 작가다. 가장 부드러운 손이 가장 깊은 자국을 남긴다.(- 218쪽 에필로그 중에서)

책을 시작하면서 저자는 묻는다, 남이 짠 프레임 속에서 조종 당하며 죽어갈 것인가. 그리고 책을 닫으며 저자는 말한다, 타인의 대본을 찢고 내 인생의 지배자로 군림하라. 알고리즘과 가짜 뉴스, 확증 편향이 우리의 판단을 흔들고 있다는 저자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도 이미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의심은 하지만 그 의심의 깊이를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책의 소개글에서 보이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이 책은 괴벨스의 선동술을 찬양하거나 기술적으로 배우기 위한 책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었을 때 사회가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작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깨어 있는 비판적 사고라고. 모든 것이 조작된, 혹은 더 심하게 조작되어지고 있는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 생각을 멈추려고 할 때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근래에 부쩍 이런 주제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이는 듯 하다.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타인의 기준에 끌려 다니는 삶은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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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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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이라는 부제가 시선을 끈다.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우리의 삶 속에 숨겨진 지위의 법칙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서열'과 '지위'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이 책은 그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일종의 심리서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에 읽었던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이 떠올랐다. 상당히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사람들의 생각이 꽤나 이채로웠던 책이었다. 드발이 관찰했다던 침팬지의 정치학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담배보다 직급이 사람을 죽인다 (사폴스키의 서열 스트레스), 언제부터 남의 눈으로 살게 되었나 (루소의 자기애와 이기심), 인류 최초의 무기는 뒷담화였다 (보엠의 평등의 기원), 무릎 꿇는 법을 가르치자 사회가 태어났다 (순자의 예), 누가 먼저 말을 놓자고 하는가 (브라운과 길먼의 호칭 정치학), 믿으면, 없던 서열도 생긴다 (리지웨이의 지위 구성 이론), 인간이 하는 게임은 셋 뿐이다 (스토의 지배·미덕·성공), 당신의 장례식에서 아무도 이력서를 읽지 않는다 (브룩스의 두 이력서), 게임 밖에서 만난 사람만 남는다 (부버의 나와 너)... 목차를 보면서 시선을 끌었던 주제들이다. 읽으면서 많은 것에 공감하게 된다. 먼저 말을 놓자고 하는 쪽의 서열이 높아진다는 말에 동의하는가? 아마도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위축감이나 억울함은 누구나 한번 쯤은 다 겪어봤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가진 것이 많은 자의 서열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자라면서 이미 그렇게 교육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과 과시하고 싶은 마음 역시 서열의 기준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헨릭과 동료들은 심리학 연구의 표본을 조사했다. 널리 인용되는 추산으로는 연구 참가자의 96퍼센트가 세계 인구의 12퍼센트가 사는 나라들에서 나왔다. 서구의western, 교육받은educated, 산업화된indestrialized, 부유한rich, 민주주의democratic 사회. 앞글자를 따면 위어드WEIRD가 된다. 영어로 위어드는 이상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인류의 표준이라 여겨온 사람들이, 알고 보니 인류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개인주의,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 자기를 남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습관. 이런 것들은 인간의 보편적 특성으로 보이지만 실은 위어드 사회의 특성이다. 우리가 매일 읽는 말들이 있다. 자존감을 높여라. 남의 눈치를 보지 마라. 내 삶의 주인이 되어라. 관계를 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 처방들은 어디서 왔는가.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고, 관계를 끊어도 살아남을 수 있고, 무리를 떠나도 굶지 않는 사회의 처방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관계와 평판이 여전히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는 관계가 곧 자원이고, 평판이 곧 기회이며, 무리를 떠나면 실제로 잃는 것이 있다. 그러니 그 처방이 잘 듣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기를 탓한다. 나는 왜 남 눈치를 못 버리지. 나는 왜 이렇게 약하지.(-89쪽,90쪽) 이 글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분노감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런 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이 또한 서열의 기준인가. 먼저 연구하고 분석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학설이 깨지는 걸 원치 않는다. 새로운 학설이 등장하면 일단 어떻게 해서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들이 가진 지위나 서열에서 밀리고 싶지 않은 심리일 것이다.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가를 보면 안다. 그 심리의 안쪽에는 일종의 우월감도 자리했을 터다. 예는 옛 임금이 만들었다고 순자는 썼다. 그러나 그 임금도 사람이다.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고 방금 그가 말했다. 그러면 악한 자가 어떻게 선한 것을 만들었는가. 이 반문은 이천 년 넘게 순자를 따라 다녔다. 그러나 그는 <성악편>에서 이미 답해두었다. 성인도 우리와 같았다. 다만 그들은 더 오래 생각했고, 더 오래 배우고 익혔다.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 옹기장이처럼, 자기 본성을 재료로 삼아 그 위에 다른 성품을 만들어냈다. 욕망이 충돌하고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 다툼을 끝낼 방법을 궁리했다. 그렇게 빚어낸 질서가 예였다. 우리가 미덕이라 부르는 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궁리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것이라면, 다시 만들 수도 있다.(-113쪽)

'당신의 장례식에서 아무도 이력서를 읽지 않는다'는 말은 커다란 울림을 준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알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침팬지의 정치학에서 보듯 힘센 지도자보다는 무리와 어울리는 자가 끝까지 살아 남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그토록 중요하다는 말일 터다. '게임 밖에서 만난 사람만 남는다'는 말도 시선을 끈다. 모든 경쟁에서 벗어난,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는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만이 곁에 남는다는 말이다. 진정한 친구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까닭 모를 위축감이나 억울함이 단순히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숨은 지위의 규칙을 간파하는 지식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그런 까닭으로 24명의 학자들이 탐구한 인간의 지위 욕구와 권력의 원리를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몰입도가 괜찮았다./아이비생각

자기 확대 문화. 이 문화가 반복하는 말은 이렇다. 당신은 특별합니다. 자기를 믿으세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세요. 광고, 자기계발서, 소셜미디어, 학교의 표어, 부모의 격려. 어디를 봐도 같은 문장이 반복된다. 이 언어에는 가기 결함을 다루는 자리가 없다. 자기의 좋은 점을 확대하고, 부족한 점은 격려로 덮는다. 자기를 낮추는 태도는 소극적인 자세로, 자기의 부족을 응시하는 태도는 부정적인 태도로 여겨진다. 그 결과 우리는 자기의 결함을 이야기할 언어를 잃었다. 대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자기 브랜드, 자기 성장, 자기 실현의 언어다. 자기 확대의 언어가 지배하는 세계에서는 자기의 부족을 응시하는 시간이 사라지고, 그 부족을 마주하는 말이 함께 사라진다.(-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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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맞을 용기 - 세상이 당신의 선을 넘으려 할 때, 기꺼이 ‘지랄맞을’ 용기를 내십시오
조영훈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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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랄맞다'는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은 사람이나 상황이 매우 난처하거나 거친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지랄'이라는 말은 간질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는 무서운 말이다. 성격이 지랄맞네,라고 말한다면 괴팍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책의 제목에서 보이는 지랄맞다는 표현이 상당히 과하게 느껴져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지랄맞을 만큼의 용기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진다. 책 표지에 '세상이 당신의 선을 넘으려 할 때, 기꺼이 ‘지랄맞을’ 용기를 내십시오'라는 말이 보인다. 꼰대 앞에서도 지랄맞을 용기, 밥줄 앞에서도 지랄맞을 용기, 권력 앞에서도 지랄맞을 용기, 세상 앞에서도 지랄맞을 용기, 운명 앞에서도 지랄맞을 용기... 책을 열면 보이는 각 장마다 붙여진 소제목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소제목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꼰대 앞에서 지랄맞으면 한 대 얻어 맞고, 밥줄 앞에서 지랄맞으면 밥줄 끊기고, 권력 앞에서 지랄맞으면 짤리고, '세상아 비켜라 내가 간다'고 아무리 큰소리 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게 현실이다. 알렉산더 대왕 앞에서 “내 햇빛을 가리지 말고 비켜 주시오”라고 말했다던 디오게네스, “원하지 않는 영광은 기꺼이 절벽으로 밀어버리겠다”고 말했다던 아서 코난 도일, 철심을 박고 누운채고 지내야 했지만 “운명이 가혹하게 굴면 더 당당하게 맞서라”고 말했던 프리다 칼로, 궁형을 당했음에도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에도 나는 붓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던 사마천, 자신의 신념을 위해 기꺼이 챔피언 벨트를 내놓고 “당신들이 씌운 왕관은 원한다면 언제든 가져가라”고 말했던 무하마드 알리. “남들이 만든 판에서 1등을 하느니, 나만의 판을 짜겠다”던 파블로 피카소의 말...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지랄맞을 용기'의 사례들이다. 규칙을 깰 만큼 자신의 신념을 지켰던 사람들, 권위와 세상의 통념앞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세상의 시선에,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지 말라는 것이다. 세상의 틀에 맞추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일 터다. 하지만 한 갑자를 넘겨 살아보니 알겠다. 세상을 너무 지랄맞게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우렁 더우렁 살라는 말이 아니다. 가끔은 모나게 살 필요도 있다. 물론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지랄맞음'이 단순한 무례함이나 반항이 아니라고. 내 삶의 주인은 나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에 대해 세상의 눈치를 본다. 세상의 판단에 一喜一悲한다. 자신만의 삶을 추구해야 함을 이 책은 말하고 있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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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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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선왕조의 기본 성격을 살펴보자.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았고 명분상 왕권을 앞세웠을 뿐 유교적인 양반 관료에 의해 통치되었던 시대였다. 抑佛崇儒 정책을 썼지만 문화적 사상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조선왕조를 사대부정권이라고도 한다. 앞선 고려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조선은 어떤 모습일까? 기득권자들의 삶만 우선시 하고 백성들은 항상 아웃사이 취급을 받았다. 순하디 순했던 백성이 바뀌기 시작했던 건 아마도 임진왜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백성을 버리고 저만 살겠다고 피난을 가던 기득권자들의 모습은 백성들에게 현실을 각성시키기에 충분했을테니. 사실 외적의 침입은 늘 있었다. 크게 당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는 조선은 기득권자들이 있어 버티었던 것처럼 왜곡되어졌다. 그러니 백성들의 삶은 오죽했을까? 이 책은 평화롭게만 포장되었던 조선의 민낯을 드러낸다. <조선범죄실록>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말하고 있듯 조선시대의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범죄가 많았다는 건 백성들의 삶이 녹록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양반들의 수탈을 견디기 힘들었다. 먹고 살기 위해 화전을 일구었고, 먹고 살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 산적이 되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라는 책이 떠오른다. 역사는 고상한 선비를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음을 말하고 있었다. 명분에 의한 명예살인과 보복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던 조선.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 화폐와 문서를 위조하던 사기꾼이 들끓었다는 조선. 짐승보다도 못한 값으로 처분 되었던 노비들의 삶. 조직폭력배가 거리를 활보했다는 조선. 조용한 아침의 나라, 예의와 도덕의 나라로 불리웠다던 조선의 속살은 정말이지 참혹했다. '경을 친다'는 말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죄인의 몸에 죄명을 새겨넣는 자자형이나 노비가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마에 글자를 새기는 낙인을 뜻한다는 걸 이제사 알게 된다. 좀처럼 사건의 범인을 가려내기 어려울 때는 첫 번째 목격자를 의심하기도 했던 까닭에 시신이 발견되어도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늘어났다고도 한다. 연좌제로 인해 열 살인 아이에게 압슬형까지 실행했다니 정말 놀랍다. 압슬형까지 견디면 달궈진 인두로 발바닥을 지졌다고 한다. 고문의 목적이 자백이었기 때문이란다. <성호사설>에 등장한다는 '염매'는 정말 끔찍하다. 18세기 무렵에 횡횡했던 범죄 염매는 조선시대 최악의 저주술이었다고 한다.

한양이 범죄도시가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한양의 높은 인구밀도다. 당시 한양은 사대문 안과 성저십리하고 불리는 성 밖의 10리까지를 관할 구역으로 삼았다. 조선 후기에는 지방의 인구가 몰려들면서 30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좁은 지역에 많은 인구가 몰려있으니 범죄가 더 많이, 더 자주 발행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인구의 유입이 많다는 점도 범죄가 증가한 원인이다.(-177쪽)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문장이다. 약자를 위한 법은 없다는 말이 피해자를 위한 법이 없는 작금의 법체계를 떠올리게 한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가 변했다. 그렇다면 그 때의 삶과 지금의 삶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똑같다는 말처럼 사람 사는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그 때나 지금이나 백성들은 살기 어렵고, 범죄 역시 줄어들지 않았다. 형태만 변했을 뿐이다.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만들어낸 존재와 그들이 벌인 범죄 행각이라고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음이다. 수많은 범죄와 함께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흠흠신서欽欽新書를 다시 생각한다. 다산 정약용이 간행한 조선 시대 형사·법의학 관련 책이다. 형벌을 다룰 때 ‘신중함’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책이라는 말이 눈길을 끈다. 사람의 생사가 걸린 사건을 억울함 없이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의미로 설명되는데 이 시대에도 저 말의 울림은 큰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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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부터 다지는 아크릴화 그리기
요네자와 타쿠야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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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어반스케치를 많이 배우는 듯 하다. 짧고 간결하게 그릴 수 있어서일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각각의 특성이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간단하게 스케치해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연필화를 배웠다. 연필화를 선택하게 된 건 그림도구가 간단하기도 했지만 그림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 기초부터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된다. 주변에서 이제는 그림에 색을 넣어보라고 하지만 아직은 아닌 듯 하다.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도 그렇고 유화를 그리는 사람도 그렇고 모두 대단해 보인다. 그런데 수채화나 유화는 그리는 도구도 도구지만 물감을 잘 섞어가며 색을 낸다는 게 여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유화는 냄새도 심하고 물감이 마르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그런 까닭인지 개인적으로 유화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은 전시회에서 아크릴화를 보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색상이 밝아서 시선을 끌었다. 물론 그린 사람에 따라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수채화나 유화처럼 복잡하지 않다는 말도 들었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아크릴화는 초보자에게 추천한다고. 아크릴화로 다채로운 표현을 즐겨보자고.

할 수 있을까? 한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과 만났다. 이 책에서는 아크릴화 물감이나 붓을 사용하는 법, 필요한 도구가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 외에도 아크릴화와 가까워지기 위한 다양한 설명들이 빼곡하다.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종이 뿐 만이 아니라 유리, 나무, 컵등 다양한 지지체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말처럼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재료마다의 특성이 다르니 그에 맞게 사용하는 방법도, 도구도 모두 다를 것이다. 아크릴화를 그리기 위한 도구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아무래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아 스스로를 질책하게 된다. 저서로는 이 책이 처음이라는 저자는 매년 다양한 회화 활동을 하면서 미술관이나 국내외 갤러리 등을 통해 발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참고 삼아 어려워도 한번은 도전해 볼 요량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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