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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진 - 사진의 오래된 미래
김경훈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첫째는 사진을 찍는 사람, 즉 사진가 자신을 만족시키는 사진입니다. 둘째는 사진을 보는 사람, 즉 관람자를 만족시키는 사진입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사진에 찍히는 사람, 즉 피사체를 만족시키는 사진입니다. 이 중 <AI 시대의 사진>에서는 특히 사진을 찍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사진에 무게를 두고, 인공지능 시대에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진을 찍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21쪽)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했던 말이다. 이 말 한마디로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눈치챘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순간들이 너무 좋았다.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강의를 듣고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할까? 사진이든 그림이든 어찌되었든 그 사람만의 느낌이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니 저자의 말처럼 무엇인가를 찍기 전에 한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간혹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종이책은 없어질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단언컨대 종이책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전자책이 편하다고는 하지만 책을 읽는 맛이 없다. 결론적으로 사진도 그럴 것이다. AI가 아무리 멋진 사진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사람이 보고 느꼈던 느낌을 담아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가 보여 주는 이미지는 실존하는 인간이 온몸으로 겪고 느꼈을 경험의 기록물일 수가 없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사진에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기록하고 전달하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진짜 사진을 찍는 방법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62쪽) 지브리 열풍이 한동안 프로필 사진을 휩쓸고 간 적이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한번도 바꿔보지는 않았지만 내심 궁금했다. 사람들은 왜 자신의 얼굴을 만화로 바꾸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번? 개인적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까닭에 싫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비슷한 이미지였다는 걸 기억한다.
"AI는 절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습니다. 작은 디테일까지 정확히 프롬프팅해야 원하는 이미지가 나오니까요. 다시 말해 사진가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이 있어야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만든 이미지의 퀄리티는 사진과 비교하면 아직 만족스럽지 않습니다."(-93쪽) 합성 사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이 보기에 좋은 이미지만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게다가 부정적인 의미나 필요이상으로 희화화된 합성사진도 꽤 많이 보인다. 요즘은 휴대전화 카메라에서도 포토삽을 할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다. 우리가 아무리 인공지능이니 어쩌니 떠들어대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선택에 불과하다. 혹자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더 좋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완벽하지 않은 까닭이다. 부족함 속에서 좀 더 나은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람인 까닭이다.
사진 공부는 시험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의 속도로 보고, 생각하고, 찍고, 다시 성찰하며, 그 속에서 서서히 '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눈', '내가 본 것에서 나의 느낌을 찾아 사진으로 표현하는 능력', '사진에 나의 언어를 담는 방법'을 길러 나가는 것입니다.(-243쪽)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느낌, 자신만의 영역이 있음에도 불필요한 비교를 한다. 그 비교는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결국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된다. 유명한 사진가의 이름, 유명한 화가의 이름 속에는 그 사람만의 힘겨운 시간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너무 쉽게 얻으려고 할 때 우리는 좌절을 느낀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던 것은 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관람자 각자의 느낌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푸근한 느낌을 전해 받았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비생각
위대한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사람을 찍으려면 먼저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프레임을 구성할 수 있는 아는 눈이 필수다. 마지막은 자신이 무엇을 찍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인식이다. 많은 사진가가 이 셋 중 둘은 갖추었으나 마지막 하나가 부족하다.(-2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