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 인류학적 오답 연구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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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인문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보통은 문,사,철을 예로 든다. 하지만 인문학의 정의를 되짚어보면 사람에 대한 글을 배우는 분야라고 나온다. 인문학이 사람 그 자체에 대한 학문임을 의미한다고. 간단하게 말해 인문학은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주제가 형벌이다. 죄를 지은 사람을 자루에 넣어 죽이는 자루 형벌은 정말 끔찍하다. 형벌이라는 행위를 통한 폭력. 인간이 인간에게 행할 수 있는 폭력이라는 게 참 무섭다. 어쩌면 이리도 기가 막히는 방법들을 생각해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정의는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시대적 합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22쪽)는 말이 시선을 끈다.

두번째 장에서는 통제와 역설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마치 실험처럼 보여지는 사람들의 행동이 조금은 특이하게 보였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SNS를 통해 보여지는CECOT, 감옥안에서조차 돈이 법이 되는, 사람이 사람을 가두는 감옥. 다양한 형태의 감옥들을 본다는 게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왜 이렇게까지 감옥 설계에 머리를 써야 했는지, 그 설계가 실패와 성공을 불러왔다는 것조차도. 이 감옥들은 모두 같은 질문으로 수렴한다. 감옥은 사람을 다루는 제도인가, 아니면 위험을 관리하는 장치인가. 국가는 늘 질서와 안전을 말하지만, 그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일수록 감옥은 점점 교정의 장소가 아니라 인간을 오래, 조용히, 효율적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기계에 가까워진다.(-119쪽) 결론적으로 형벌과 감옥은 모두 누군가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였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완전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완전범죄는 없다고. 그 이유가 실소를 자아낸다. 어떤 범죄자는 잊혀지는 게 싫어서 끝내는 자신을 드러냈다. 어떤 범죄자는 자신은 절대 잡힐리가 없다는 과한 자신감으로.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어째서 우리는 타인이 자신을 봐주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것일까? 자기 통제력에 대한 과신, 상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착각, 완벽하다는 확신, 그리고 작은 균열 쯤은 끝내 스스로 덮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 이런 오류는 범죄자 개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169쪽) 사람이 하는 일에 어찌 오류가 없을까마는 완벽을 꿈꾼다는 자체가 이미 오류다.

마지막 장에서 다루고 있는 전쟁 무기는 요즘의 세상을 생각하게 만든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서부 전선에서 독일 기갑부대의 대공세가 이루어졌다는 아르덴 숲에서의 전투를 그린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마지노선이라는 말이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묻었던 폭탄들이 오히려 자신들을 헤쳤다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성공했지만 실패했다는 전쟁은 고엽제라는 씁쓸한 이야기를 안고 있다. 단지 우리 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포했던 고엽제의 피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니 분명 실패한 전쟁일 것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럼에도 완벽만을 꿈꿀 때 오류를 불러오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에 대해, 그리고 사람의 본성에 대해 가감없이 보여주는 주제였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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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힐링 필사 노트 : 마음글벗 - 불경 필사 시니어 힐링 필사 노트
베이직콘텐츠랩 기획 / 베이직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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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을 지키되 안을 잃지 말라

"스스로를 지킨다 하면서 겉만 지키고 안을 지키지 않으면 참된 보호가 아니다.(잡아함경)"

사람은 바깥을 먼저 지킨다. 말을 고르고, 일을 가리고, 모양을 세운다.

그러나 마음이 흩어지면 그 지킴은 오래 가지 못한다.

참된 방호는 밖을 둘러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안의 생각과 숨을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안이 바로 서면 바깥도 함께 고요해진다. (-50쪽)

개인적으로는 무교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종교를 갖게 된다면 불교를 택하리라고 생각했었다. 세상에 종교는 많다. 모든 종교의 궁극의 목표는 결국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불교를 택하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자기 자신을 먼저 일깨운다는 점이었다. 불교도 물론 포교를 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수행이 먼저다. 남을 탓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 먼저 바로서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 점이 좋았다. 그래서 종교는 없지만 나름대로의 생활속에서 불교의 교리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포용할 줄 안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문화 속 깊숙이 자리하게 된 것일 게다. 오래된 우리의 문화를 찾아다니다 보면 사찰을 많이 가게 된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이 왜 그렇게 성당만 쫓아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했었던 기억이 있어 하는 말이다. 또한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나만의 방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잠깐의 평안을 얻었다.

필사를 단순한 베껴 쓰기라고 생각했었다. 처음으로 만났던 필사책은 김용택 시인이 골랐다는 詩 101편을 수록한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1,2>였다. 좋아하는 詩를 읽을 수 있어서, 그 詩를 따라 쓸 수 있다고해서 선택했던 책이었지만 그때는 필사를 하는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다. 원문을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필사는 그저 필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뇌 운동도 된다는 걸. 시니어 세대 뿐 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일상 생활에서 필사는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책을 통해 좋은 글들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 때는 쓰지 못했던 좋은 詩들을 다시 써봐야겠다. /아이비생각

읽는 문장은 누군가의 말입니다. 내 손끝으로 적는 문장은 내 마음에 새기는 나의 말입니다.(들어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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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신의 제2차 세계대전 총기 도감
우에다 신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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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의 구조부터 위력, 정밀도, 탄속, 탄도까지 해설.. 책의 부제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책은 온갖 총기에 관한 설명과 함께 총의 역사나 탄약등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영화속에 흔히 등장했던 총기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눈에 익은 이름들이 보여 살짝 흥분되기도 했다. 들어가는 글이 흥미로웠다. 총포의 발달은 사회 구조도 바꾸었다. 더 나은 채굴 및 야금 기술의 필요가 공업 기술의 진보를 만들었고, 더 똑똑한 병사의 필요가 일반 국민에게도 교육 환경을 주었다. 기사나 무사가 아닌, 일반 국민 전체가 국가의 군사력을 담당하게 되면서 더 이상 어떤 국민도 가축처럼 지배하거나 착취할 수 없게 되었고, 여기에서 민주주의 사회가 생겨났다. 즉, 총은 근대 문명의 어머니이자 민주주의 근원이다! … 총이란 단어는 대체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불러온다. 저격 혹은 전쟁과 같이. 그런데 총으로 인해 민주주의 사회가 생겨났다는 말이 느닷없이 들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반전이 아닐 수가 없다.

’라이플(rifle)‘이라는 것은 원래 총 종류의 호칭이 아니라, 총신 내부에 설치된 총신의 길이에 맞춰 겨우 1회전 할까 말까 할 정도의 완만하게 나선을 그리고 있는 여러 줄의 홈을 말합니다. 한자로는 이를 ’강선(腔線/腔?)이라고 합니다.(-20쪽) 무기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라이플이라는 것이 총의 이름인 줄 알았었다. 라이플이 없는 총신에서 발사된 탄환은 회전하지 않고 날아가지만 라이플이 있는 총신에서 발사된 탄환은 회전력을 받아 머리 부분이 진행 방향을 향한 채로 날아간다. 그래서 더 치명적이라는 말일 것이다. 총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군대가 사용하는 총, 사냥을 위한 총, 스포츠용 총 등을 말하지만 산업용으로 쓰이는 총도 있다. 고래를 잡는 포경포나 도축용 총이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게다가 우리에게 갓쇼즈쿠리라 불리는 전통 주택이 있는 마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시라카와고나 고카야마 마을이 중세의 군수공장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총상을 다루는 제9장에서 총상은 원래 맞춤 제작이어야 한다는 말에서 올림픽의 사격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도 아마 저마다의 체격이나 체형에 맞춘 총을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몸에 맞는 총은 정확하게 표적을 향해 날아가지만 몸에 맞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는 말이 보이는 까닭이다. 제12장, 걸작 총기를 논하다 편에서 보이는 총의 이름들이 지금까지 봤었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콜트, 루커, 발터, 글록, 데저트 이글, AK, M16, 윈체스터, 레밍턴... 영화속에서 많이 들었던 이름들이다. 銃이라는 한자의 뜻은 원래 망치 자루를 꽂는 구멍을 말한다. 즉, 쇠에 뚫린 구멍이다. 일본인들은 처음에 뎃포(鉄炮)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에서 사용되던 총銃이라는 말이 에도시대에 이르러 일본에 보급된 것 같다는 말이 흥미롭다.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책이었지만 생각보다 몰입도가 높았다. 마치 한 권의 도록을 본 느낌이랄까? 총에 관한 설명과 더불어 많은 사진과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게임 마니아라거나 무기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층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울러 영화에 등장하는 총에 더 많은 시선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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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돈을 움직이나
김진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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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今의 세상은 온통 전쟁 중이다. 관세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더니 이제는 또 미국이 이란을 침공한 일로 세상이 시끄럽다. 뉴스에서 전쟁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도대체 왜 저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문득 조선이 겪었던 임진왜란을 떠올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국내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을 벌였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어느 날인가 칼럼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이란을 침공한 것은 급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고. 사람 하나 때문에 온 세상이 들먹거리는 걸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미 하나의 지구를 표방해 왔던 나라들이 다시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결과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포 속에서 가장 큰 투자 기회가 만들어진다! 책 띠에서 보이는 말이다. 이 책은 전쟁을 통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싶어한다. 처음에는 공포가 시장을 움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제와 산업의 변화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다시 말해 전쟁이 어떤 자원 수요를 늘릴지, 어떤 산업이 영향을 받을지, 어떤 국가의 경제가 더 크게 흔들릴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31쪽)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걸프전에서도 지금과 같이 석유 가격이 상승했다. 따라서 석유와 관련된 산업들이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운송과 물류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99쪽)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다. 이미 그런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저자의 말처럼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본의 흐름에는 분명 변화가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전쟁 또한 투자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까닭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돈을 보는 사람은 모든 것에게서 오로지 돈만 생각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투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전쟁을 겪으면서도 투자를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경제나 투자에는 문외한이지만 책의 말미에 덧붙인 부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부록 1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돈이 이동하는 10가지 자산 지도를, 부록 2에서는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전쟁 경제 용어 40가지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시리아 내전도 그렇고, 전쟁은 우리의 삶과 마음을 척박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도 투자를 생각해야만 하다니. 책을 읽으면서도 왠지 씁쓸한 맛을 지울 수 없었지만 책의 내용이 모두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 하여 마음이 서걱거렸다. /아이비생각

역사를 보면 전쟁 이후에는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변화는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주었고, 세계 무역과 자본 흐름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국제 갈등이 심해질수록 국가 간 경제 협력 관계는 점점 더 정치적 요소와 연결되고 있다. 결국 세계 경제는 과거처럼 하나의 시장으로만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러 경제 블록이 형성되면서 무역과 투자 흐름도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특징이 되고 있다. 전쟁과 국제 갈등은 단순히 군사적 사건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협력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되었다.(-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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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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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8개 도시 인문 교양. 책표지에서 볼 수 있는 말이다. 피렌체, 교토, 워싱턴 D.C., 에든버러, 암스테르담, 상하이, 파리, 런던. 도시의 이름을 보면 여행사마다 경쟁적으로 찾아가는 곳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사람과 마주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참 대단한 듯 하다. 해외여행 좀 했다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저 8곳의 도시 쯤은 모두 다녀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 무리일까? 여행은 참 고되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다. 그리고 여행은 참 흥미롭다. 가는 곳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니. 보는 즐거움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취하려는 것이 요즘 여행의 트렌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또한 여행은 떠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이는 역사를, 어떤 이는 문화를, 어떤 이는 미술을, 어떤 이는 음악을.... 이렇게 모두 다른 주제를 안고 떠나지만 우리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건축물로 압축이 된다. 상징성이 주는 의미다. 같은 곳이지만 찾아간 사람마다 저마다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스개 소리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게 여행이라는 말도 있지만 가끔은 삶이 힘들어서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다. 여행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昨今의 시대는 여행 과잉 시대다. 세계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수많은 사람 속을 헤치고 다닌다. 그 와중에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보고 싶고, 남들 먹은 것도 다 먹어봐야 하고, 남들이 봤다는 건 나도 봐야 한다. 그러니 가는 곳마다 사람의 물결에 휩쓸린다. 그런 중에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여행을 떠났는지. 그런 까닭으로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날 때는 소도시나 한적한 곳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시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글이 시선을 끈다. "세상을 보는 행위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고, 동시에 세상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즐거움을 언어로 묘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편적인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저장고에 들어가듯 군중 속으로 들어간다."(-196쪽)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걸 느끼는 것 만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나에게 있어서는 국내 여행이었든 해외 여행이었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길'이었다. 줄지어 선 나무들과 함께 걸었던 길, 계절마다 바뀌는 꽃들과 함께 걸었던 길, 텅 빈 들판에서 오직 하늘만 바라보며 걸었던 길, 담장과 함께 걸었던 길, 물 따라 걸었던 길... 도시 속에 살면서 또 다른 도시 속에 묻히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강했던 탓일 게다. 그 길이라고 역사가 없었을까? 그 길이라고 문화가 없었을까? 떠나기 전에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면 그만큼 보이는 게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다. 개인적으로는 동유럽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그래도 아직은 옛사람들의 손길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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