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시도하는 년례행사인지라 올해도 자연스럽게 시작한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안하고자 올해에는 종교적인 이유까지 살짝 입혀본다. 어느덧 마의 벽으로 불리는 삼일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의학적이고 병리학적인 현상말고 진짜 참기 어려운 일들이 있다.

첫째, 주변의 흡연자들의 태도가 돌변한다.  모두가 담배인삼공사직원들 같다. 후해지는 담배인심, 담배의 백리유익(?)에 대한 괴변, 담배와 친인척관계인 음주 유혹, 흡연실로의 초대... 동질감을 잃는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지배하는 것일까?

둘째, 담배의 악영향에 대한  합리화를 시도한다. 첫째의 원인인 흡연자들뿐 아니라 금연 당사자도 묘한 정신적 딜레마에 빠진다. 모두들 병리학자가 되고 통계학자가 되기도 한다. 담배의 부당성이 본인한테 적용될 확률은 제로로 떨어진다. 

셋째, 이것은 본인 스스로한테만 적용되는것 같다. 담배에 생명부여하기. 어느덧 담배는 십여년 친구가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밤 속삭인다. ' 이봐 친구! 뭐하는 거야? 오랜 친구를 버릴꺼야." 맞는 말이다. 힘들고 혼란스러웠던 청년기를 그 어떤 친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아 준것만은 사실이거든.  두 팔을 벌려 닿지 않을 곳으로 떠난 적이 없는 녀석이거든. 근데 친구 어쩔수 없어. 이제 떠나려 하네...

언젠가 담배친구가 암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향을 가진다면 그때 다시 만나세. 그땐 아마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외칠꺼야. " 이 녀석들 빨리 담배 배워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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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토끼 2004-01-1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하세요. 뭔가 도움이 드릴 만한 것이 없을까.. 하던 중. 저희 아부지가 금연에 성공하셨거든요. 갑자기 나 이제 담배 안필래~ 하시더니 벌써 4년정도 됬네요. 그냥 여러가지 일에 몰두하다보면 담배 생각도 없어지나 봐요. 대신 건강학에 대단한 관심을.. 지금도 가끔씩"비만은, 담배는 공공의 적"하십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이어트를...하고 계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