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어머니
- 이영춘 -
어머니는
새벽 세 시에야 돌아 오고
우리들은 늘
어머니 손길 대신
조그만 뜰에 내려와
싸늘하게 졸고 있는
별들과 이야기 하며
밤을 지샜다
우리들의 밥상에는 늘
밥 대신
라면이나 국수올들이
어머니 사랑처럼
줄 지어 오르고,
그러나 끝끝내 우리들의 공백은
채워지지 않았다
새벽 세 시에야 돌아와 누운
어머니의 긴 앓음 소리에
우리가 먹은 국수올들이
새삼
어머니의 목숨이란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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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 얼음 얼어붙는 소리 들려오던 어느 겨울밤
새벽녘의 자명종 소리, 작은 밥상 달그닥거리는 소리,
그리고 어두운 골목 귀퉁이를 돌아나가던 아버지의 자전거 삐거덕거리는 소리.
차마 다녀오시라는 인사하지 못하고 불꺼진 창 너머로 살며시 훔쳐보던 아버지의 뒷모습.
폭풍우가 몹시도 사납던 어느 겨울날
아는 친구의 아버지는 자전거 소리를 끝으로 영영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날밤 몰래 들은 비틀비틀한 자전거의 어색한 울음이 새삼 아버지의 목숨이란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