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소멸·48
- 증명사진

             - 박제영 -


초로의 저 사내는 특별한 단골이다
일년 중 이맘때 꼭 한번 증명사진을 찍으러 오는데 벌써 이십 년째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으면 대답 대신 웃음으로 넘기곤 했는데
아내 무덤에 해마다 증명사진을 묻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바로 작년의 일이다

웃으세요 요즘은 증명사진도 웃으며 찍는 게 유행이랍니다
(웃는 낯으로 만나셔야지요)

선생이 봐도 이제 몰라보게 늙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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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13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거 시인가봐요...저렇게 끝나남요? 왠지 읽고 마음이 짠~해지더라는...^^

잉크냄새 2004-04-1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는 산문시입니다.
증명사진속의 표정...
궁금하다가도 문득 보아서는 안될 슬픔이 있을것같아 그냥 웃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