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소멸·48- 증명사진 - 박제영 -
초로의 저 사내는 특별한 단골이다 일년 중 이맘때 꼭 한번 증명사진을 찍으러 오는데 벌써 이십 년째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으면 대답 대신 웃음으로 넘기곤 했는데 아내 무덤에 해마다 증명사진을 묻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바로 작년의 일이다웃으세요 요즘은 증명사진도 웃으며 찍는 게 유행이랍니다(웃는 낯으로 만나셔야지요)선생이 봐도 이제 몰라보게 늙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