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waho > Simberg - The wounded angel

"아빠~ 왜 천사의 눈을 가리고 가는거야?"
"또 왜 저 흑인 소년은 불만에 찬 표정인거야?"

...흐음....그건 말이지....
저 천사에게 자신을 치료해주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하기 위해야..

"왜???"

저 천사는 고결해서 자존심도 강하거든..
근데...자신이 평소 내려다 보던 생명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걸 알게 되면 속상할테니깐....

"그럼 왜 흑인소년은 화가 난 표정이야?"

소년은 그 사실을 알고 있거든...
눈을 가리게 한 신의 명령의 이유를...
그것이 천사를 배려하기 위함이란것을..
그래서 소년은 자신의 존재를 알아줄 누군가가 필요한거야....
추락한 천사들을 도와주는 건 지상에 살고 있는 자신들이란걸.....
환한 광명도 아름다운 꽃들도 우아한 흰 날개도 갖고 있지 않지만
그 고결한 생명이 다쳤을때 도와주는 건 이름도 없고 더러워진 손과 얼굴에 자신들이란걸 말하고 싶은거란다..
하지만 신의 명령 때문에 그걸 말할 수는 없어서 조금은 화가 난 것이란다...


아들아...
앞으로 니가 살아갈 세상도 이런것이란다..
아름다움 만이 선은 아니야..
너는 어두운 곳에 웅크리고 있는 선도 찾아내야하는거란다..
물론 눈이 가려진 넌 진실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아..
하지만 말야....
너가 세상살이에 추락해 버릴때 너를 도와 줄 투박한 손이 찾아 온다면..

넌 그 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한단다..

세상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으려는 선들이 있을뿐이니깐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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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2-1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으려는 선들이 있을뿐이다.' 맞는 말이다. 그럼 우리는 저 눈을 가린 천사라는 말인데, 비록 눈을 가리지는 않았으나 우리 곁에 존재는 하되 인정하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삶의 투박한 자취들은 모두 투박한 손이 내어준 선이었을지도...

icaru 2004-02-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을 가린 저 천사 소녀, 그녀의 맨발 또한 참...허약하게 느껴집니다. 저 가녀린 두 발로...이 척박한 세상을 버티기가 힘들다는 것...음...우리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네요...

잉크냄새 2004-02-2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천사가 소녀였군요... 전 흰색의 머릿결이 주는 이미지와 구부정한 등에서 늙은 노친네 정도로 생각했는데...그럼, 저 두녀석이 그렇게 인상 구길 일도 없는것 아닌가? 여리디 여린 소녀인데 나의 존재따위 몰라주면 또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