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우산을 놓고 오듯
- 정현종 -
어디 우산을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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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인간은 과거의 어느 한 트라우마에 고착되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신공장 이전후
한시간의 출퇴근 버스속에서 상념에 잠기다 보면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 머무르는 나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곤 한다. 이제는 잊혀진 기억이라 생각했는데, 어디 우산을 놓고 오듯.
비 개인 저녁 나절의 국밥집, 그저 허기진 배를 뜨끈한 국물로 채웠다는 원초적인 포만감
만으로도 쉽사리 놓고 오던 우산같은 기억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퇴근버스의 차창밖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