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
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
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
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
함으로써 두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
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
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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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원심력이 작용하는 거리를 알지 못하는 우리는
명왕성에 다가가지 못하고 지구만큼의 삶의 궤도를
빙빙 돌 뿐이다. 생성과 소멸이 찰나인 별똥별에게
그저 성호를 하나 긋는 것으로 이탈한 자의 자유로움에
경의를 보내며 언제가 소멸한 나의 삶의 궤적을 그냥
흘낏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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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2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9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7-10-2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자의 삶의 궤도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궤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할 때면 다가오는 시간이 두렵기만 했어요. 반복되는 것이 두렵다는 것보다는 고착되는 나의 모습이 두려운 것이였죠. 고착이라는 것은 내가 가진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고, 더 이상 나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니깐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을해요. 궤도가 변하지 않더라도, 내 자신의 모습을 수용하거나 반성하는 시간을 통해서 궤도안에서도 다른 모습을 지닐 수 있다면... 그것은 궤도를 벗어난 것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조금 엉뚱한 이야기지만, 요즘은 그것에 만족하면서 보낸답니다. 삶의 궤도보다는 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제 생각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요. 참... 신기하더라구요. :)

2007-10-25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9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7-10-29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위에 남긴 글.. 다시 읽어보니, 완전 횡설수설이네요 ㅋㅋㅋ 비몽사몽한 상태에 읽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_-;; 요즘은 쓰는 글도, 읽는 글도.. 이상하게 와닿지 않네요. 잉크님, 문득 안부.. 인사 드리러 왔어요.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말이죠.. 이런 날이 있다는게 신기해서.. 알려드리러 왔어요. 저 아무래도 상태가 별로 안좋은 것 같아요 ㅋ
그래보이죠? ㅠ_ㅠ 아흐.. 어쨌든, 날이 너무 추워지고 있네요. 감기조심하세용!

잉크냄새 2007-10-2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님 댓글 2건 합쳐서 / 미지의 대상이 갖는 보편적인 이미지는 막연한 두려움과 동경인것 같아요. 한살 두살 나이를 먹을수록 그 무게중심이 동경에서 두려움으로 옮겨가나 봅니다. 원심력을 벗어나 삶의 궤도를 이탈하는것 또한 이제는 동경보다는 두려움의 이미지가 커지는 거겠지요. 그 궤도안에서 삶의 모습의 변화를 통하여 느끼는 작은 이탈, 그것이 현실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이탈한 자유로움일수도 있겠네요. 그나저나 주무시다 인사하러 오시다니 이거 황공무지로소이다.^^

가시장미 2007-11-01 11:59   좋아요 0 | URL
으흐흐 역시! '궤도안에서 삶의 모습의 변화를 통하여 느끼는 작은 이탈, 그것이 현실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이탈한 자유로움이라...'
제가 남기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시는 센스!! ㅋㅋ 아무래도 잉크님께 첨삭지도 받아야 할까봅니다. ㅋㅋㅋ
잉크님 오늘 너무 추워요. 얼어죽을 것 같아서 회사에도 담요를 갖다 놓았는데, 얼어죽지는 않았어요. 저 살아있어요! -_-)/ (누가 뭐래?ㅋ)
감기조심하세요~~~~!!!! (약 광고 같죠?ㅋ)

잉크유령 IN CHINA 2007-11-05 16:4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중국에서 이상하게도 로그인이 되지 않네요. 제 서재에 제가 유령으로 나타나야 하다니...제 글에 장미님이 첨삭지도를 해주고 계시지요. 항상 깊이있는 댓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전 지금 중국 출장중입니다. 올해를 넘기고 내년초에는 귀국할것 같은데, 알라딘에 출장보고서를 쓰려고 하니 로그인이 되지 않네요.-,.-;

가시장미 2007-11-0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초에 귀국요? 출장을 그리 오랜시간?!!! 잉크님이 없는 한국은 누가 지켜욧! ㅠ_ㅠ

잉크냄새 2007-11-12 18:16   좋아요 0 | URL
장미님이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