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무엇이다. 자신의 얼굴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나. 자신의 눈과 코와 입을 그윽하게 들여다보는 나. 한없이 들여다보는 나.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이렇게 생긴 사람을 사랑해주는 그가 고맙다고. 사랑하지 않고 스쳐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양귀자 <모순>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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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7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8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0-0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군요.
붉은 신호등에 비유한 구절이 멋집니다. 저도 언젠가 그 신호등을 만나고 싶습니다.^^

잉크냄새 2007-10-08 13: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엘신님.
서재곳곳에서 자주 뵈었는데. 전 붉은 신호등 비유도 좋지만 굵게 칠한 서술형 부분이 더 맘에 들더군요. 걸음을 멈추고 한없이 빙빙 도는 모습에 고마워하잖아요.ㅎㅎ

2007-10-08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8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털짱 2007-10-2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지 마음이 아파오는 글이네요..

잉크냄새 2007-10-23 12:44   좋아요 0 | URL
네,아마 저런 식의 사랑은 아픔을 동반하는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도 저런 사랑이 그리운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