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도 싫었던 상상 이상의 괴물이 드디어 태어났다. 표면화된 공약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지는데 이면에 감춰진 더러운 욕망은 얼마나 음흉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을까. 어느 어두운 룸싸롱에서 폭탄주를 마시며 병뚜껑 룰렛을 돌려 복수의 대상을 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 복수의 칼날은 정치권이 끝나는 날, 일반 대중을 향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를 선택한 이들,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했던 그들의 성향이 쉽게 바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성격처럼, 혈액형처럼, 손금처럼 이미 정형화된 속성이 되어 버렸다. 아직은 만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 철새 챨스가 날아가기 전 장담했듯이 손가락을 꺽어버리고 싶은 날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날이 오기 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들의 도끼 자루만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쇠에서 나온 녹에 스스로 무너지도록....
"처음으로 쇠가 만들어졌을 때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어느 생각 깊은 나무가 말했다. 두려워할 것 없다.
우리들이 자루가 되어주지 않는 한 쇠는 결코 우리를 해칠 수 없는 법이다."
-신영복 < 나무야, 나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