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오은영의 현실밀착 육아회화
오은영 지음, 차상미 그림 / 김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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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말을 하며 살지만 가장 바꾸기 힘든 것도 '말'. 책을 읽을 땐 폭풍 공감하다가도 막상 현실에선 실천이 잘 안되는 부모들을 위한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은 아주 간단하고 쉽습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상황마다 핵심 대화 한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보게끔 합니다. 외국어 회화하듯 육아회화를 하는 겁니다.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은 꾸준히 소리 내어 읽어보면 조금은 자연스럽게 내뱉을 날이 오지 않을까요.


평소 익숙해진 말의 문제점을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에서 한발 물러나게끔 도와줍니다. 문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부모가 말이 많아지고 길어집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는 걸 알려줄 때도 버럭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문제 상황을 당장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버럭하다가 화를 내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주고받는 말이 자극이 더 강해지면서 짜증육아가 되기 일쑤입니다.


"아이를 혼낼 일이란 없어요. 가르쳐줘야 하는 일만 있습니다." -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부모도 아이도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함께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불필요한 말을 지나치게 많이 주고받다 보면 서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이를 소모적인 대화라고 부릅니다. 오은영 박사의 조언은 상황의 핵심을 잊지 않는 데 있습니다. 씻는 걸 싫어하는 아이와 소모적인 대화 대신 씻기 싫어도 씻어야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게 핵심이라는걸요. 


"이거 만져야 돼? 만지지 말아야 돼?" 하며 아이에게 묻는 대화는 올바른 대화로 생각했었는데, 부모의 의도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대신 "이것은 위험해. 만지지 마라." 하고 분명하게 말하도록 조언합니다. 그러고 보면 어른들 중에서도 간 보듯이 찌르는 말로 질문하는 사람을 마주할 땐 짜증이 솟구치는데... 아이에게는 무심코 그렇게 대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기도 합니다.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필요한 말을 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벌써 우리 아이는 다 컸다고 넘기지 말고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추천합니다. 저도 읽는 내내 지금부터라도 고쳐야 할 부분을 수두룩하게 발견했어요.


사춘기 아이들의 발달상 일시적인 현상들에 과민 반응을 하게 되는데 조금 거리를 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길 권유하고 있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통제하려 들면 별것 아닌 일까지 반항하기 마련이거든요. 말의 표현 방식에 민감해하는 시기여서 부모의 말이 거칠어지면 더 안 듣는 시기죠. 


항상 뭘 해줄까, 어떻게 잘 키울까 고민하는 부모의 마음. 마음과는 반대로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문제행동을 지적하기만 하고 정작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방법인지 가르쳐주지 않는 거라고 해요. 혼내기만 하고 끝내버리는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요즘은 햄스터, 곤충, 희귀애완동물 등을 키우는 집이 늘어나 아이들도 어린 시절 꽤 많이 숱한 생명의 생사를 경험할 겁니다. 키우는 생물이 죽고 아이가 대성통곡할 때 부모가 거기에 휘둘리는 걸 종종 봅니다. 이때 되려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되거나 반대로 함께 어쩔 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의 마음을 보듬아주는 말 한마디도 알려주고 있어요.


부모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라고 독촉하기만 한 건 아닌지, 부모중심적인 말은 이제 내려놓아야 합니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요. 혈압이 오르는 일도 많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배우는 과정을 부모는 견뎌야 하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응원하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버럭 대신 분명하게 알려주는 말 한마디, 현실밀착 육아회화를 배워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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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오은영의 현실밀착 육아회화
오은영 지음, 차상미 그림 / 김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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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훑어봐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네요. 같은 의도라 할지라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말이 많았는데 오은영 박사님의 소리 내어 연습해보기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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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하는 뇌 - 기억력·집중력·공부머리를 끌어올려 최상의 뇌로 이끄는 법
마르틴 코르테 지음, 손희주 옮김 / 블랙피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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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평생에 걸쳐 변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뇌가 쉽게 변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게 문제죠. 특히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고된 작업이 됩니다. 어른이 돼서도 외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공부머리부터 일머리까지, 똑똑한 뇌를 만들어 유지하는 것. 가능할까요?


단순히 저장해야 할 정보의 양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되의 전반적인 기능을 증진시키는 두뇌 훈련법을 하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세포를 기반으로 학습, 기억, 망각의 과정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독일 대표 신경과학자 마르틴 코르테 박사의 책 <성취하는 뇌>. 최신 뇌과학과 신경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성과를 내는 뇌'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잘 짜인 뇌가 정보에 더 빨리 접근하고, 복잡한 상황에서도 확실한 결정을 내린다." - 성취하는 뇌 


뇌는 매우 에너지 효율적인 구조를 갖췄다고 합니다. 사고하거나 훈련하지 않고 편안히 쉬게 두면 도태됩니다. 뇌의 처리 능력은 뉴런의 연결과 관련 있는데 뉴런 사이의 접합부인 시냅스는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쓰거나 없어지거나 둘 중 하나인 거죠. 


그렇다면 무작정 시냅스는 늘리는 게 중요할까요. 불필요한 연결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정보 범람의 시대에 배우고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거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잘 훈련된 뇌만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빨리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억을 저장하고 연상하고 소환해서 성취로 이끄는 두뇌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성취하는 뇌>. 심각한 뇌질환을 겪지 않는 이상 뇌의 성능을 올릴 수 있다고 하니 학생, 직장인, 노년층 등 뇌의 능력을 높이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 될 겁니다. 굳이 의지라는 표현을 한 이유는 책에서 그릿 Grit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서입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 놓인 장애물을 넘기 위해 필요한 '끈기'는 성취하는 뇌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인간 본능상 뇌의 실수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뇌는 수많은 실수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학습하지만,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해서 애초에 시도조차 안 할 때가 많습니다.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하기 기술로 커버할 수 있고, 그 방법도 잘 알려주니 이 책 한 권 안에 담긴 내용이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집중 능력을 키우기 위해 뇌의 수행 능력을 높이는 주의력 훈련법이 소개되는데 흔히들 하는 스도쿠, 십자말풀이, 영양제, 두뇌 트레이닝 앱이 아닌 작업 기억 강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여러 방법 중 독서도 집중력을 기르는데 매우 좋다고 추천합니다. 스릴러 소설 같은 스토리 책은 특히 주의력을 단련 시키는 데 좋습니다. 


깊이 저장되지 않은 기억은 나중에 다시 불러올 수 없습니다. 배우고, 일할 때 수시로 중단하면 사고의 흐름에 지장을 줍니다. 멀티태스킹이 익숙해진 요즘 일상에 일침을 가합니다.


집중을 했으면 거기서 끝이 아니라 디폴트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60분~90분이 지난 후에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으로 다시 주의를 돌리라고 조언합니다. 


뇌의 보상 체계, 수면과 운동의 영향 등 뇌 기능 전반을 차근차근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것들이 무척 많습니다. 기억 체계 전체를 단련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75세가 되어도 성능 뛰어난 뇌를 갖고 싶다면 50세가 되기 전에는 훈련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나이가 많아도 운동을 하면 뇌 기능은 향상된다니 운동의 중요성은 역시 빠지지가 않네요. 


학습과 관련한 뇌 이론은 잘못된 것들이 태반이라고 합니다. 일리 있어 보이지만 사실과 다른 것들을 분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인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뇌의 다양한 능력을 증진하고, 강화하는 훈련 방법까지 <성취하는 뇌>는 그릿을 기반으로 무의식적인 루틴을 버리고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게 합니다.


온라인 수업 시대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공부머리 최적화 기술, 재택근무 전환으로 업무의 효율을 지킬 수 있는 일머리 향상법, 백세 시대를 맞이하여 쓸수록 젊어지는 뇌 기능 활용의 법칙 등 모든 연령에게 필요한 두뇌 트레이닝을 알려주는 <성취하는 뇌>. 두뇌 메커니즘을 이해해 최적화된 두뇌를 만드는 좋은 루틴을 갖도록 바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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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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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실무자, 경영자 모두가 활용하기 좋은 빅데이터 매뉴얼 <인사이트 플랫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이 책은 기술이 어떻게 현실로 나타나는지 창출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책입니다.


정치와 빅데이터를 융합하는 데 매진하는 이재영 저자 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가 5인이 모여 저술한 <인사이트 플랫폼>. 기술 중심으로 새롭게 펼쳐지는 미래를 만나보세요.


서울대 유기준 교수팀의 2090년 미래 계급 전망 들어보셨나요. 2090년이라는 SF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연도에 내용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0.001% 1계급은 플랫폼 등 기술 소유 기업인, 0.002% 2계급은 인기 스타, 99.997%라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4계급은 단순노동자를 일컫는 프레키아트입니다. 그렇다면 중간에 빠진 3계급은 누구일까요?


인공지능입니다. 사회 전반의 일자리를 대체할 AI가 3계급에 자리합니다. 미래 인재형에 대해 논할 때마다 나오는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높은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보다 더 적나라하게 와닿습니다.


농경시대 약 1만 년, 산업화 시대 약 200년, 정보화 시대 약 70년.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기술 혁신은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삶의 방식일 겁니다. <인사이트 플랫폼>에서는 먼저 신기술이 바꿀 미래 환경을 정치, 경제, 생활, 문화 분야에서 예측해봅니다.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시작된 사회 연결망을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보며 효과적인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정치 미래에 대비하도록 하는 이야기는 그동안 비즈니스 측면으로만 바라본 시각에서 확장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세상 모든 것은 '연결의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이해하게 된다." - 인사이트 플랫폼 




인구 구성의 변화, 거래의 변화, 경제 시스템 변화,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의 변화, 지역 간·국가 간·기업 간 기술의 종속성 심화, 전염병 및 환경 변화로 인한 경제적 변화 가속화 등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삶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인사이트 플랫폼>은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어떤 식으로 빅데이터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짤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중심의 산업은 어떤 형태일지 교육, 제조, 의료, 교육 분야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도 합니다. 속도, 정확, 융합의 특징을 가진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빅데이터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부분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바꾸는 수단이 되는 빅데이터적 사고.


대부분 빅데이터와 관련한 소프트웨어적 정보 기술과 데이터만을 바라보며 시작하지만 효율적인 빅데이터 전략을 먼저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우리의 모든 삶과 행위가 데이터로 기록되고, 이 데이터가 재생산되어 지식이 되며 지혜로 만들어지는 시대.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모습입니다. 데이터 생산자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빠르고 변하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연결성'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짚어줍니다. 이 시대를 이해하는 것은 빅데이터의 경쟁, 공생, 기생이라는 패턴 속에 존재하는 속성을 이해, 분석, 융합이 핵심 요소라는 걸 이해한다는 의미임을 보여줍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네트워크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인사이트 플랫폼>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장을 함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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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궤적
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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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타지 소설의 추세는 아프로퓨처리즘 전성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N. K. 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시리즈, 은네디 오코라포르의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등의 소설처럼 흑인 중심 세계관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새로운 감상을 낳게 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번엔 우리가 인디언이라 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 창조 신화를 바탕으로 한 리베카 로언호스의 <천둥의 궤적>이 눈길을 끕니다. 한때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가 붐이었던 시기도 있었던 만큼 이제는 다양한 토착민 문화가 주목받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백인 가정에 입양되어 성장해 현직 변호사로 활동 중인 리베카 로언호스 작가. 남다른 가정사를 가진 만큼 데뷔작부터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입니다. 자신의 뿌리이자 제2의 고향 '나바호 자치국' (인디언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북아메리카 인디언 종족)의 신화를 바탕으로 삼은 소설 <천둥의 궤적>.


나바호족 창조 신화는 영적 세계인 첫 번째 세상부터 현세 다섯 번째 세상에 이르기까지 신들이 겪는 유랑과 정착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네 번째 세상에서 '보통의 인간'을 만들어 냈고 이들이 나바호족의 기원입니다. 소설 <천둥의 궤적>은 기후 변화로 인한 대홍수와 에너지 전쟁으로 다섯 번째 세상이 멸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 시대, 즉 여섯 번째 세상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시대는 다시 전설 속의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신과 영웅, 괴물 그리고 멸망에서 살아남은 보통의 인간이 혼재된 세상입니다.


괴물에게 잡혀간 아이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매기 호스키. 신성한 재능이라 불리는 클랜 파워를 가졌습니다. 인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살아있는 화살입니다. 한마디로 재능 충만한 킬러인 셈입니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죽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처음 발동된 클랜 파워입니다.


가족의 죽음으로 트라우마를 가진 매기는 전설적인 괴물 사냥꾼이자 불사신인 네이즈가니에게 거둬져 이후 함께 괴물을 처리하고 다녔지만, 매기의 클랜 파워는 때때로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갑니다.


"나는 괴물 사냥꾼이 될 수도 있고 괴물이 될 수도 있었다." - 천둥의 궤적 


사냥하는 괴물에 대해 극도로 무감한 매기는 기막히게 잘 죽이는 능력이 되려 스스로가 괴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게 합니다. 네이즈가니도 결국 떠났습니다. 버려졌다는 좌절감에 허우적대며 한편으론 네이즈가니를 그리워합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사냥한 괴물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태어난 게 아니라 만들어진 괴물인 겁니다. 괴물을 창조할 만큼 강력한 능력을 가진 이는 누구일지, 미지의 인물을 찾으며 괴물의 비밀을 파헤치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둥의 궤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할 만큼 캐릭터의 성격이 다채롭습니다. 이 모호함은 사실 이 소설이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로 나올만한 책이라는 데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더 깊은 사연이 나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장면들이 몇몇 있었어요. <천둥의 궤적>은 괴물 사냥꾼 매기 호스키의 활약을 그린 '여섯 번째 세상'의 첫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는 걸 알게 되고서야 조금 애매하게 끝낸 장면들이 납득되더라고요.


치유술사이자 비밀스러운 클랜 파워를 가진 카이, 적과 친구를 오가며 변신술에 능한 코요테 마이,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네이즈가니의 이야기 등 매기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은 책장을 덮고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문체가 묵직한 스타일은 아니어서 무거운 느낌 싫어한다면 이 소설 잘 맞을 수 있어요. 영어덜트 소설 느낌도 나는 편이고, 히어로물과 궁합이 잘 맞는 클랜 파워 개념도 흥미진진합니다. 클랜 파워를 저주로 여겨온 매기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나바호족에 관한 이야기는 전쟁 영화 《윈드토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바호족의 언어를 이용해 코드토커라는 이름의 암호통신병으로 육성된 나바호족은 6·25 전쟁에도 참전해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많은 나바호족의 수공예품인 양탄자는 소설 속에서도 괴물 사냥의 대가를 치르기 위한 귀한 물건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천둥의 궤적>을 읽으며 나바호족의 언어, 문화가 어우러져 낯설고 생경한 인디언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된 점도 뜻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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