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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스페인 북부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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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안달루시아 지방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책을 보면서도 느껴집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일부를 걸어보기도 하면서, 스페인 북부의 대표적인 도시들을 둘러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안성맞춤인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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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시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종횡무진 화학 잡담 묻고 답하다 4
장홍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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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교양 시리즈 「묻고 답하다」의 신간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역사 속 숨어 있던 흥미진진한 화학 지식을 통해 역사만큼이나 화학이 재미있어지는 순간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2021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 도서 <화학 연대기> 등을 내놓으며 화학 대중화에 힘쓰는 장홍제 화학과 교수는 이번 신작에서 역사와 화학이 교차하는 순간에 대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극을 보다가 생각난 사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모차르트와 베토벤 중독사의 비밀, 연금술에 담긴 비밀, 역사는 곧 전쟁사라고 부를 만큼 전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화약에 대한 이야기 등 예술부터 전쟁까지 시간과 경계를 넘나들며 화학을 인문학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약처럼 생긴 사약은 정체가 도대체 뭘까요. 사약을 무엇으로 제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전해지는 기록이 전혀 없기에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상 분명 자연에서 나는 천연물로 만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사약 성분으로 추정하는 건 비상, 수은 등을 비롯해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도 독극물로 등장한 투구꽃이 가장 유력한 재료라고 합니다. 독성 물질 아코니틴이 들어있는 투구꽃은 흔히 한약재 중 부자라고도 불리는 바로 그것입니다. 독성을 낮춰 약으로도 사용하는 겁니다. 부자 중독으로 사망한 인물로는 알렉산더 대왕, 아리스토텔레스도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서도 단골 소재입니다. 동양에서 사용하던 독화살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사약으로 물꼬를 튼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는 인류의 역사 속 흥미진진한 독성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화학적 이론과 분석 기술의 발달로 점차 과거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당시 질병 치료제로 사용했던 안티모리 중독사로 의심되며, 베토벤은 납 중독임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극심한 불면증과 식욕부진을 겪은 뉴턴의 머리카락에서는 엄청난 수치의 수은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금의 가치를 추구하는 학문인 연금술의 시대에는 화학을 금지하는 법도 있었습니다. 금이나 은을 만드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었습니다. 당시엔 사기의 도구로 변질되어 금색 가루가 비처럼 내리게 하는 연출을 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어떤 노력에도 진짜 금을 만들 수 없었기에 화학의 발전은 더뎌졌고, 연금술은 판타지 세계에나 등장할 법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미술, 과학, 신앙, 신비주의가 뒤섞인 연금술은 실험 장비, 기술, 물질에 대한 이해 등 화학의 형성과 핵심에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연금술이 가능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수은을 금으로 변환한 게 1924년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1980년에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 글렌 시보그에 의해 비스무트 원자를 금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전쟁 무기로서의 화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화학 무기 금지 조약이 있을 만큼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미 기사 계급의 몰락과 절대왕정의 지배체제로 이행된 유럽의 변화 중심에는 화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화약입니다. 화약이 어떻게 세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는지 콘스탄티노플 공성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화학무기사를 살펴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독성과 환경, 보건,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화학물질. 신비로운 옥색 빛깔의 에메랄드 그린으로 불린 파리스 그린은 비소가 포함되어 있는 화학물이었던 만큼 사용이 금지되었고, 전염병의 근원인 모기 박멸과 해충 제거에 기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DDT 역시 인간에게 피해를 유발했습니다. 오늘날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화학 용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 삶에 양면적으로 작용하는 생활 속 화학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저자는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화학 잡담이라고 표현할 만큼 청소년이 읽기에도 좋습니다. 교과 과목으로서의 어려운 화학이 아닌 지적 즐거움을 주는 화학을 보여줍니다. 물론 세상의 변화에서 발견하는 화학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화학분자구조라든지 화학식, 화학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게 파고들다가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머러스한 글을 선보이며 강약 조절을 잘 하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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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 동기부여 천재 개리 비숍이 던지는 지혜의 직격탄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갤리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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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시작의 기술>, <내 인생 구하기>의 저자 개리 비숍의 지혜의 직격탄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2022년 한 해도 반이 지나가는 시점, 새해에 세운 목표를 중간 점검하면서 읽기 좋은 책입니다.


개리 비숍은 동기부여에 있어서 조금은 신랄하게 직설적인 매운 화법을 선보이며 '니 인생 좀 그만 망쳐!'를 외치는 저자로 유명합니다. 듣기 좋은 말보다는 마주하기 싫었던 부분을 끄집어내니 그만큼 변화의 계기가 현실적으로 와닿습니다. 최신작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에서는 살면서 마주하는 온갖 문제들을 두려움, 성공, 사랑, 상실이라는 네 가지 범주로 묶어 인생의 기본적인 미션들에 대한 지혜를 안겨줍니다.


우리는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지식을 얻고 많은 다짐을 하고 살지만, 그게 지혜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지혜는 사고의 기초가 되고 인생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변함없이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여러 관점의 집합을 뜻합니다. 우리가 의사 결정을 내리고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택할지 고민할 때 명확한 기준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다음 단계, 그 다음 단계에서도 의심 없이 행동하게 만드는 지혜. 경험과 지식을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는 바로 그 지혜를 얻는, 관점을 바꿀 수 있는 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따끔한 일침부터 놓습니다. 조언을 구하는 걸 그만 좀 하라고 말이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들에게 그만 좀 물어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말은 지혜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저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을 찾고 있는 거라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에서는 이런 문제에는 이렇게 행동하라는 개별 스킬은 없습니다. 일시적인 안도감이나 내가 옳다는 신념만 더 굳건하게 만드는 조언 대신 어떤 문제에 직면하든 통용할 수 있는 지혜를 안겨주려고 하는 책이니까요.


변화하지 못하는 우리의 문제는 늘 똑같은 시작으로 문제에 접근하거나 고정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착할 뿐이라는 데 있다고 합니다. 실패, 두려움, 사랑, 성공과 관련한 인생 퀘스트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세우려면 결국 낯선 시도가 필요한 겁니다. 실패할까 봐, 비난당할까 봐, 거부당할까 봐 두려움 앞에 멈춰 섭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정당화합니다. 목숨을 위협하는 두려움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행동을 시작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동일시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우리는 거짓 두려움에 사로잡힌 겁니다.


두려움은 누구나 느끼지만 그게 행동하지 않을 핑계가 되지는 못한다고 짚어줍니다. 개리 비숍은 두려움이란 실재하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게 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없애려고 애쓰는 게 문제라는 걸 보여줍니다. 나의 두려움은 그 행동이나 사건에 스스로 부여한 의미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그동안 모든 문제에 남 탓을 해오진 않았는지도 꼬집습니다. 탓할 사람을 찾아내도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데 말입니다. 책임을 전적으로 내 어깨에 올리자고 합니다. '일은 벌어졌어. 이제 어떻게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내려고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긍정적 사고의 과대평가에 조심해야 합니다. 긍정적 사고의 유용성은 하나의 태도로서 받아들일 때입니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건 긍정적 기운, 동기부여, 열정이 없을 때조차 힘을 내어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니까요. 결국 행동이 핵심이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좁은 의미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사랑하는 것 말입니다. 단점이나 불완전한 관점까지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죽음이나 꿈을 상실할 때 겪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혜를 안겨줍니다. 두려움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듯 슬픔도 허락하는 겁니다. 불현듯 찾아온 슬픔이 내 옆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고 아무런 방해 없이 나를 훑고 지나가게 내버려 둔 다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상실이 삶에서 무언가를 앗아가는 게 아니라 내 삶에 무언가를 더하는 방식으로 변할 수 있는 통찰. 내게 힘을 주는 방향으로 상실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생은 다음 생을 위한 리허설이나 이론이 아니다. 이게 전부다. 이게 바로 당신의 삶이다." - 책 속에서 


개리 비숍 저자도 마흔 이후 변화했습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보여줬습니다. 그러려면 스스로의 응석을 받아주기만 했던 삶은 끊고, 내 삶 자체에 의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합니다. 전작에서도 자책, 자괴감에 빠졌을 때의 무력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도 우리는 스스로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닌지를 짚어줍니다. 자기 손으로 자아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지혜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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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 하루를 완전하게 사용하는 이윤규 변호사의 3단계 타임 매니지먼트
이윤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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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이면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유튜버 활동을 하며 법률 교재 작업 및 강연을 하는 N잡러 이윤규 저자. 대학에서 제적 당할 만큼 공부에 관심 없던 그가 성공적인 변화를 이뤘던 바탕에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있었습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일할 수 있게 한 시간 관리의 비결을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뭔가를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까요. 시간 관리에 실패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떠올려 즉흥적으로 처리하는 사람, 똑같은 일을 해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사람처럼 비효율적인 시간 관리는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저 농땡이 피우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추상적인 접근으로는 실패만 반복합니다.


이 책에서는 왜 시간 관리에 실패하는지 몇 가지 요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간 자체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우선순위를 잘못 매긴 경우도 흔합니다. N잡러이면서 여가도 충분히 누리는 이윤규 저자의 하루 일과는 시간 관리로 시작해서 시간 관리로 끝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끊임없이 체크하며 신경을 곤두세우지도 않습니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도 효율적인 시간 관리법을 배워보세요.


시간 관리는 내가 내게 주어진 시간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고 최고의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필요한 스킬입니다. 현재를 살자고 강조하지만 현재를 정말 잘 살려면 효율적인 시간 관리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시간 관리는 다르지만, 효율을 추구하는 시간 관리와 만족감을 추구하는 시간 관리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에서 계획, 실행, 점검이라는 3단계에 걸친 타임 매니지먼트를 소개합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구별해서 모두 적어보세요. 결국 시간 관리는 이걸 어떻게 조합하고 배치하는가의 문제라고 합니다. 만다라트 계획표를 활용해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법을 알려줍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시간 관리의 계획 세우기 단계에서 아주 중요한 지점입니다. 시간 관리의 고전에 해당하는 아이젠하워 원칙을 제대로 이해해 중요성과 긴급성을 분류해야 합니다. 대부분 무엇이 내게 중요한 일인지 판단하는 것에서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면 일정 속에 배치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수험생과 직장인으로 구분해 사례에 맞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전체 업무 시간 중 20%의 시간대에 전체 80%의 성과가 나온다는 파레토의 법칙, 최적의 집중력을 보이는 시간이 지나면 휴식을 반복하는 뽀모도로 기법, 나만의 마감을 설정하는 데드라인 이펙트, 구글의 혁신적인 시간 관리법인 구글 스프린트 등이 적용됩니다.


효율적인 시간 사용을 위한 실행 단계에서는 실행 전에 반드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는 이윤규 저자의 루틴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계획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미리 예상할 수 있기도 하는 이 시간이 하루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더라고요. 


시간 관리에 실패해온 사람들은 대체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집중하느라 정작 마지막 단계인 점검에 소홀하기 일쑤입니다. 지금 배우는 시간 관리법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걸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을 때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합니다. 유행하는 미라클 모닝을 따라 해도 새벽에 일어난 후 무엇을 할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결국 실패하듯 말입니다.


읽어서 배운 것을 정말로 익히고 있는지, 실제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요. 문제점을 확인하고 수정하고 새로운 계획으로의 반영에 이르는 3단계 점검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기부여를 강하게 받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위로가 더 효과 있는 사람도 있듯 점검할 때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간 관리. 재충전도 필요합니다. 시간 관리는 곧 인생 관리라는 말은 잘 먹고, 잘 휴식하고, 잘 자는 것을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시간 관리 개론서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로 오늘도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보다는 오늘 하루 온전히 잘 사용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타임 메이커가 되길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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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 속초 동아서점 김영건 에세이
김영건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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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하는 서점 주인 김영건 저자의 독서 에세이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책의 파도라는 단어에서 거친 파도에 휩쓸려버리는 무기력함이 아닌, 그 파도를 자유롭게 타고 놀 때 채워지는 희열과 충만함을 느낍니다.


무려 관광지이자 독서인들의 성지인 속초 동아서점. 업력 60년이 넘는 서점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5년부터 운영 중인 김영건 저자. 이미 서점 이야기와 속초에 대한 책을 낸 그가 이번에는 서점지기이자 장남으로서 일터에서의 고민과 삶에서 마주한 고충, 내면의 성장을 향한 집념 등이 어우러진 독서생활문을 내놓았습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도움받기 위해 읽게 되는 책. 그렇기에 이 책은 책의 유용성에 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서점 주인은 어떤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었고 어떻게 삶에 적용했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의 사유와 글쓰기는 밤의 서점 시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밤의 서점에 홀로 남아 있으면, 오로지 살아남아야 했기에 심혈을 기울여 키우던 마크(소설 <마션>의 주인공)의 외로움이 공감된다고 합니다. 캄캄한 서점 속 카운터 안의 자리만 환히 밝힌 채 글을 쓰는 시간은 하루를 마감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지켜나가는 그만의 루틴이 됩니다.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에는 그림책, 소설, 만화, 시, 인문 등 37권의 책이 등장합니다. 책을 읽으며 비로소 과거의 후회를 끌어와 성장의 기회로 삼기도 하고,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이 지금의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경험하기도 합니다.


서점 주인으로서 온갖 유형의 손님들과의 에피소드와 마주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책 선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듬어보기도 합니다. 다 큰 직장인 아들이 읽고 싶다는 책을 사러 눈길을 헤치고 온 할머니, 교도소에 있는 아들에게 보낼 책을 사러 온 어머니, 손주의 책을 사러 온 할아버지...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서점에 왔는지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단골손님의 이름은 몰라도 손님을 보며 특정한 책을 떠올리는 능력을 가진 서점 주인으로서 한 사람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북에 대한 재미있는 생각도 해봅니다. 동네 카페 주인은 저를 보면 오픈 시간에 환한 창가 자리를 고집하고, 여름에도 뜨거운 음료만 찾는 단골로 기억하는데 아쉽게도 동네 서점이 없다 보니 시그니처 북을 생각해낼 서점 주인이 없군요. 나만의 시그니처 북은 뭘까 스스로 생각해 보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지나고 보면 자책하고 수치심에 사로잡힐 정도로 그땐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은 역시 책입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의 마음이라면 이쯤에서 시간여행 SF 소설이 등장할법한데, 뜻밖의 책을 떠올립니다. 후회는 마음의 그림자이면서도, 그림자 속 심연을 마주할 기회를 준다며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 나오는 선생님과 연결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생의 첫 시기에 겪는 슬픔, 기쁨 그리고 깨달음과 화해를 음식으로 풀어낸 만화 <초년의 맛>을 통해 자기 인생의 설익은 시기를 수긍하는 과정을 겪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성장통은 그저 한철이 아니라 인생의 매 시기마다 찾아온다는 것도 이제는 이해하게 됩니다. 서점 일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번 평정심을 잃는 날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 나이에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면서도 해결해야 하는 일련의 과업이라는 것을 <삶과 나이>를 읽으며 깨닫습니다.


좋아하는 책이 많아 인생 책을 대답하는 일에는 실패하고 말지만 대신 가장 좋아하는 작가만큼은 망설임 없이 독일 작가 유디트 헤르만이라고 말하는 김영건 작가. 아쉽지만 서점에서 아무리 추천해도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입니다. 저도 굳이 선택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가 추천하는(역시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다른 책 <몸의 일기>는 궁금증이 샘솟아서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서점 주인이기에 책을 왜 읽어야 하냐는 질문보다는 좋은 책을 고르는 법에 대한 질문 앞에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입니다. 이 책에 언급된 책만 해도 저는 대략 10%만 읽었더라고요. 제 눈에 벗어난 일명 '좋은 책'은 이처럼 수두룩합니다. 저자는 산책형 책 고르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관심 없던 분야의 서가 앞에도 서보는 겁니다. 본능, 직관, 호기심, 유혹에 이끌려 골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너무 과해서 편독으로 가는 경향도 슬쩍 생기기 일쑤지만, 어때요. 편독이라도 하는 게 책을 안 읽는 것보다는 좋은 일이잖아요.


책을 많이 읽는 다독가가 편히 휴식하듯 읽을 수 있는 책은 무엇인지, 그림책 세계에 입문하게 해줄 관문이 될 멋진 그림책은 무엇인지, 슬기로운 부부생활에 도움 주는 책은 무엇인지... 김영건 작가의 성장에 기여한 책을 하나씩 만나는 시간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일상 에피소드에 책을 스리슬쩍 곁들인 만큼 거창한 서평이 아니라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책 이야기를 만끽할 수 있는 독서생활문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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