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 비틀 걸음을 옮긴다. 새벽까지 마신 술이 아직 깨지 않았다. 열차의 흔들림에 따라 몸이 휘청인다. 통로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어깨를 부딪히고, 가방에 팔꿈치가 걸리며 앞으로 나간다. 다행이다. 열차의 흔들림 덕분에 내 취한 걸음이 들키지 않아서.

가야할 길이 멀다. 억지로 떠맡은 오늘 저녁 행사 사회 볼 준비를 해야한다. 사회자 큐시트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대략 순서와 해야할 멘트를 적어놓아야 한다. 적절한 소개와 표현을 위해 자료도 찾아야한다. 억지로 맡았으나 하겠다고 승락한만큼 잘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지금 내 머리속엔 아직도 그의 숨결과 목소리만으로 가득차있다. 저녁 행사따위 1%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미친척하고 펑크를 내버릴까? 그랬다간 이 바닥에서 매장당하겠지? 문득 머리가 아프다. 숙취 때문일까? 저녁 행사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아니 뭐 그깟 사회 한번 보는걸로 무슨 부담따위! 큐시트 따위 없이도, 별다른 준비 없이도 잘 해낼 자신있다. 그저 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냥 지금은 그를 떠올리며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만약 내가 [어바웃타임]의 주인공이었다면 그와의 시간을 무한반복 돌리고 싶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톡방에선 행사준비에 대한 소식이 계속 올라온다. 앰프와 무대장비를 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둥, 차랑 운전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둥, 행사장 배치는 이렇고 저렇고, 몇 시까지 몇 명이 필요하다는 둥. 나는 그 모든 소식을 보고도 못 본척 무시한다. 난 아직 취했고 깨고 싶지 않다.

집에 가서 인도 영화나 한 편 보고 싶다.

아참, 북플에서 제목다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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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빠와 승모근


얼마전 친한 형과 술을 마시다가 요즘도 운동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늦은 봄부터 한창 더워지기 전까지 바짝 했었다가, 더워진 이후로는 안 했다고 말했다. 사실 가끔 잊을만하면 잠깐씩 하긴 하는데, 그 전처럼 제대로 하는 건 아니다. 암튼 그 형은 여전히 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참을 내 몸을 훑어봤다. 그러더니 갑빠와 승모근이 제일 부럽다고 했다. (사실 갑빠는 그 형의 표현이었고, 승모근이란 단어를 몰라서 내가 가르쳐 줬다)


갑빠는 흔히 흉근 전체(흉근은 상부, 중앙, 하부, 내측, 외측으로 복잡하게 이뤄져 있다.)를 말하는 것으로 대개 흉근 외측과 흉근 하부가 발달하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승모근은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쇄골 위쪽 부위다.


나는 국민학교 5학년 즈음부터 약수터에서 돌로 된 역기를 들었다. 흔히 사람들이 주로 하는 벤치프레스만 한 것이 아니라 스내치(인상)과 클린 앤 저크(용상)를 제대로 배웠다. 그래서인지 흉근과 승모근은 10대 후반부터 발달했다. 그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도중에 제법 오랫동안 운동을 안 했지만, 여전히 이 두 근육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 형에게 말했더니, 운동을 오래 안 했으면 근육이 줄어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공평하다고 했다. 


약 한 달 전쯤 동네에서 열린 작은 축제에 몸쓰는 일을 하러 갔다. 더운 날씨였고, 땀을 많이 흘릴 것을 예상해 소매없는 셔츠를 입고 갔다. 땀을 흘리며 짐을 날랐더니, 셔츠는 곧 땀에 젖었고, 근육은 팽창했다. 평소 동네에서 자주 마주쳤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특히 50대 언니들이 그랬다. "그렇게 입고 있으니 달라보인다."라는 의미를 약간씩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분들이 서너분 계셨다.


그리고 마주친 형님 한 분은 나를 보자마자 "가슴을 만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거 여성에게 했으면 심각한 성희롱일텐데. 마침 근처에 있던 친한 형(아까 저 위에서 갑빠와 승모근이 부럽다고 했던)이 "쟤는 예전부터 갑빠가 장난 아니었다"고 한 마디 거들었다.


글쎄 운동 전후로 거울을 보면 난 아직 멀었다. 약 4년 전쯤 다시 20대 때의 몸매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돌아가지 못했다.
















저탄수화물 식단


한 두어달 전에 [내 몸에 독이 되는 탄수화물]이란 책을 읽고, 이후 탄수화물을 적게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아보면 그 전의 나는 밥만 많이 먹는 편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반찬은 적게 먹고 밥만 많이 먹었다. 도시락을 싸가면 친구들보다 1.5배는 큰 밥통 때문에 다들 놀랐는데, 그 밥통은 깨끗이 비웠지만, 친구들에 비해 종류도 양도 적은 반찬은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학에서 엠티를 갔을 때, 밥솥을 끌어안고 밥을 먹었던 나를 보고 동기들은 다들 놀랐다. 지금도 가끔 혼자 사는 대학 동기네 집에 놀러가는데, 그때 그 친구가 늘 하는 말이 "밥만 많이 해놓으면 돼지?" 였다. 그랬던 내가 밥 먹는 양을 확 줄였던 건 30대 후반이었다. 아마 활동량이 확 줄어들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는데, 한번 양을 줄이고 나니, 다시 늘어나지 않았다. 물론 어쩌다 과식을 하게 되는 날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예전의 반도 못 먹고 있다.


거기서 이젠 아예 밥이나 면 종류를 안 먹거나, 아주 조금만 먹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먹으려면 일단 돈이 많이 든다. 게다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다행히 4년 전쯤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대개 하루에 한번, 많으면 두번 식사하는 방식으로 습관을 바꿨다. (물론 그래놓고 밤에 술을 먹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만) 요즘은 저녁에는 아예 밥이나 면 종류를 안 먹고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효과가 있느냐?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 두 달동안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운동을 아주 열심히 했던 그 전 두 달에 비해 아랫배의 군살이 더 많이 빠졌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골반 위쪽 아랫배와 옆구리의 군살은 어쩔수가 없었는데, 어느날 거울을 보니 군살에 덮혀 잘 보이지 않던 아랫쪽 복근도 윤곽이 보이기 시작해서 놀랐다. (위쪽 복근은 운동 시작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정도 선명해졌는데, 아랫쪽은 군살에 덮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 두 달동안 술을 거의 매일 마셨던 걸 생각하면 더욱 효과가 있다고 하겠다. 요즘은 술과 안주 때문에 다시 아랫배에 군살이 붙고 있는 느낌인데, 날이 서늘해졌으니 슬슬 다시 운동을 병행해야 겟다.


독서대가 왔다!



저번에 알라디너 유레카님의 글을 보고 저 독서대를 꼭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 뒤로 계속 잊어버리고 있었다. 집에서 책상도 없이 밥상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마다 불편해서 독서대라도 사면 조금 더 낫겟지 생각했는데, 그것도 계속 생각만 하고, 주문은 계속 잊어버리다가, 지난 연휴에 책을 주문하면서 함께 구매했고, 어제 도착했다. 덕분에 지금 이 글은 노트북을 독서대에 올려두고 편하게 쓰고 있다. 


어제 저녁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골목에서 콘돔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무슨 알약인가 싶었다가 자세히 보니 그것이길래 좀 놀랐다. 이게 왜 이런 골목길에 떨어져있지 하고 궁금해했는데, 주위를 보니 여러 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흘리고 간 걸까? 아님 일부러 뿌리고 간 걸까? 아이들은 별 신경쓰지 않고 걸어가버렸고, 난 잠시 뒤에 서서 이걸 주울까 말까 생각했다. 아니 본능적으로 이걸 주워가려다가 퍼뜩 정신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사용할 일이 전혀 없는 지금 이걸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거나 아님 쓰레기 봉투에 버려지는 것이 너희들의 운명일 것 같다고 여기고 돌아섰다.


어제 저녁 큰 아이는 식당에서 밥을 다 먹고 나서 갑자기 흔들리던 이에서 피가 난다고 말하더니, 곧 혼자 이를 뽑아버렸다. 그 전에는 이를 뽑아주려면 난리도 아니었는데, 저렇게 쉽게 혼자 이를 뽑다니! 워낙 이를 늦게 갈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어제 밤에는 꼭 술을 한 잔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한 편으로 생각하면 명확한 일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미련이 남는 어떤 생각 때문에 취하지 않으면 잠이 안 올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을 재워놓고 한 잔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불을 끄고 아이들을 재우려다 함께 잠들고 말았다. 뭐 이런 경우가 한 두번도 아니지만, 어제는 정말 술 한 잔과 함께 고민이 필요했기에 아쉽다. 그 고민은 오늘 밤 다시 이어가는 걸로 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일찍 잠든 덕분에 일찍 깨서 중국어 공부도 좀 하고, 음악도 듣고, 이 글을 쓰고 있었는데, 금방 바쁜 아침이 되어버렸다. 큰 아이는 조금 전에 무거운 가방에 배드민턴 채를 꽂고, 커다란 바이올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작은 아이는 오늘 소풍이 있어서 일찍 가야 하건만, 아직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이제 이 글을 마무리짓고 작은 아이를 일으켜 준비시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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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1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9-21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근육맨 이십니까.
감은빛님의 근육을 응원합니다. 저는 특히 좋아하는 남자들의 근육이 있는데요, 팔에 알통 있는 것도 그렇지만, 왜,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거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에 근육있는 거 보면 돌아버리겠더라고요. 막 마음이 몰랑몰랑해지는데, 사실 그 부위에 근육이 있는 남자를 본 경험이 거의 없어요. ㅎㅎㅎㅎㅎ

감은빛 2016-09-21 11:5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예전 한번 글에 쓴 적이 있는데,
저는 근육이 큰 편은 아니고, 근 선명도가 좋은 편에 속합니다.

근육이 큰 것과 실제로 힘이 좋은 건 또 다른 문제인데,
그건 얘기가 길어지니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말씀하신 근육은 통상적으로 `전완근`이라고 부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척 많은 근육이 있는데,
이중에 가장 큰 근육 두 개가 상완요골근과 수근요골굴근입니다.

그렇죠. 이 근육이 발달한 사람이 많지 않죠.
이게 근육의 크기가 작고,
상대적으로 저중량 고반복 운동을 해야 하기에 키우기 쉽지 않거든요
배우 장혁이 이 부위를 따로 키우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하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6-09-2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육맨이시군요... 부럽습니다... 역시 키는 저탄수화물식인데 외식이 주니 쉽지가 않네요..

저는 남자분들 보면 팔이라던가, 운동할때 팔을 들면 윗옷이 들리면서 살짝 보이는 골반뼈라던가 이런게 섹시한거 같아요 힛.

감은빛 2016-09-27 11:41   좋아요 0 | URL
모리님, 근육맨이라 불리기엔 근육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요.
전 다행히 근 선명도가 좋은 편이어서요.
남들이 보기에 근육이 눈에 잘 띄는 편이죠.

저도 외식이 대부분이라 저탄수화물 식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혼자 먹는 날에는 그래도 처음부터 밥을 적게 달라고 하거나,
양을 조절해달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은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에는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요즘 유난히 회의나 행사 후에 함께 식사하는 날이 많아서,
다시 아랫배가....... ㅠㅠ
 
[수입] Kuch Kuch Hota Hai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두근 두근 가슴이 뛰어!


일요일 아침, 유튜브로 인도 영화 음악을 틀어놓고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깨더니 음악 소리를 쫓아 나왔다. 난 엉금엉금 기어서 방을 나오는 녀석을 안아올려 이마에 입을 맞췄다. 녀석은 잠시 양팔로 내 목을 감싸 껴안더니, 곧 버둥거리며 내려와 노트북 화면을 보려고 했다. 난 장난을 치며 일부러 녀석을 더 높이 안아 올렸다. 녀석은 양발을 쭉 뻗어 발 뒷굼치로 내 쇄골 부위를 찍어 눌렀다. 생각보다 아파서 녀석을 내려놓았다.


난 녀석의 이마에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음식 준비를 마무리 지었다. 마침 큰 아이도 깨어 이불 속에서 나를 불렀다. 안아달라는 거였다. 이제 훌쩍 키가 커버린 녀석을 안기는 쉽지 않았다. 큰 아이의 이마에도 입을 맞추고, 일어나 밥을 먹자고 했다. 큰 아이는 다시 이불을 덮어 쓰고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내며 투정을 부렸다.


그러는 사이 유튜브는 자동으로 노래를 바꿔 [데브다스]의 어떤 노래를 들려줬다. 화면에서는 아이쉬와라 라이가 인도 전통 춤인 듯한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영화를 본 지 오래되어서 이게 어떤 장면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샤룩 칸과 아이쉬와라가 어떤 관계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몇 차례 밥 먹자고 채근한 후에, 난 큰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 나오기를 기다리며 노트북 화면에서 춤을 추는 아이쉬와라에 집중했다. 섹시한 사리를 입고,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모습에 눈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작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 무릎에 앉아 함께 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춤을 보며 작은 아이는 내 가슴에 기댄 머리를 끄덕끄덕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유튜브가 선곡한 노래는 놀랍게도 [꾸츠 꾸츠 호타 해]에서 클라이막스 즈음 나온 노래였다. 샤룩 칸과 까졸이 다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을 노래 속에 담은 장면이었다. 이 노래를 듣다보니 [도스타나]에서 주인공들이 따라한 유명한 장면,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를 맞은 후 춤을 추는 장면이 보고 싶었다. 그 장면을 유튜브에서 찾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노래와 춤이 섞인 맛살라 장면이 아니라서 검색이 안 되는 것인지도 몰랐다.


아니, 그런데 나 이 영화를 갖고 있는데, 왜 힘들게 검색해서 찾으려는 거지? 난 이 장면만 보고 큰 아이를 불러 밥을 먹으려고 영화를 켜서 찾고 있는데, 큰 아이도 내 옆으로 다가왔다. 우리 셋은 그 유명한 장면을 함께 봤다. 큰 아이는 놀랍게도 예전에 함께 보았던 기억을 떠올려, 까졸이 "노 뮤직"이라고 말하자, 다음에 이어지는 샤룩 칸의 피아노 치는 듯한 손동작을 그대로 따라했다. 게다가 까졸이 결정적인 장면에서 흠칫 놀라, 갑자기 뛰어가는 걸 보고는, 약혼반지 때문이냐고 내게 물었다. 어느새 그런 걸 다 이해할 정도로 자랐구나 싶어 놀랐다. 아이들은 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어했고, 난 밥을 먹고 나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밥을 다 먹고 약속대로 영화를 처음부터 보여줬다. 라니 무케르지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장면. 이 영화 몇 번을 보았지만, 이 샤룩 칸과 라니의 눈물 연기는 참 어색하다. 아니 영화 전체가 다 촌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게 또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여러 곡의 노래 중에 나는 '코이 밀리 가야'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고, 큰 아이는 '꾸츠 꾸츠 호타 해'라는 주제곡을 가장 좋아했다.


영화의 중반 이후 샤룩과 까졸이 서로에게 "두근 두근 가슴이 뛰어! 넌 이해하지 못하겠지만"이라고 말한다. 이 대사가 바로 이 영화의 전부라 볼 수 있다. 




몇 번이나 이 영화를 봤지만, 이번에 보면서는 남다른 감정이 들었다. 제법 오랫동안 가슴이 뛰지 않는 삶을 살았다. 그저 일상에 떠밀려 주어지는 대로 따라왔다.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최근 이젠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근 두근 가슴이 뛰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처럼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불안, 좌절, 슬픔, 아쉬움 등이 늘 따라다닐 것이다.


큰 아이와 함께 '꾸츠 꾸츠 호타 해'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이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바라는 것 만으로 바뀌는 것은 없으니, 이제라도 노력을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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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이틀 연속 새벽에 깼다. 평소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것과는 반대다. 어제는 새벽 빗소리에 깨서 아침까지 중국어 공부를 하다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반찬 세 종류와 국 하나를 만들었다. 공부하기 딱 좋은 조용한 새벽이었다가, 꽤나 분주한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좀 늦게 깼는데, 조금 쌀쌀한 기운에 눈을 뜬 것 같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고 있더라. 몸을 움직이는 게 무지 귀찮았지만, 아이들이 감가에 걸릴까 싶어 억지로 일어나 창문을 닫았다. 그러고보니 술을 마시다 제대로 치우지도 않고 잠이 들었다.


계획은 아이들을 재우고 난 계속 술을 마실 생각이었다. 토요일이었고, 연휴 중 마지막으로 맘껏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이 아닌가. 일요일은 다음날 출근을 생각하면, 더군다나 연휴 직후 월요일이라 평소보다 월요병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니 하루쯤 술을 마시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전날인 어제밤은 술을 더 마시고 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이들은 12시가 다 되되록 잘 생각을 않고, 옷 입히기 스티커로 놀고 있었다. 난 애들을 재우기 위해 불을 끄고 함께 누웠는데,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작은 아이가 양쪽 발목을 긁느라 계속 이불을 걷어 찼다. 가엽게도 작은 아이는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린다. 집에서 물린 것인지, 어제 놀러갔던 공원에서 물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몇 번인가 더 걷어찬 이불을 다시 덮어주다가 일어났다. 방을 나와 불을 켜니 상 위에 마시던 술과 안주가 그대로 있었다.


배가 고프다거나, 술이 땡기지는 않았지만, 먹던 술과 안주를 버리는 건 아까우니 그냥 먹어버렸다. 빈 그릇을 치우고 설겆이를 했다. 밥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쌀을 씻어 불려놓고, 아침에 무얼 먹여야 할 지 고민해본다. 어제 아침에 만든 반찬은 세 개 중 하나만 남았다. 뭔가 더 만들어야 할텐데, 냉장고 안에 야채가 없다.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술과 안주거리만 사지 말고, 반찬거리도 사 왔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 일요일 아침 근처에서 야채를 살 수 있을까? 동네 슈퍼는 아침에 문을 열겠지만, 늘 야채가 신선하지 않았다.


결국 아침은 계란과 베이컨과 버섯(요건 어제 만든 거)으로 간단히 먹이기로 하고, 컴퓨터를 켰다. 유튜브에서 인도 영화음악 몇 곡을 찾아 듣다가 이 글을 쓴다.


중국어


최근 중국어, 일본어, 힌디어, 스페인어를 동시에 배우고 있다. 아니 배운다기 보다는 재미로 단어 공부하는 수준이라고 해야겠다. 중국어는 거의 20년 전에 중국에서 온 교환학생에게 배운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생활비를 위해 그렇게 중국어 가르치는 일을 여러 건을 맡아 했는데, 우린 한 6명 규모의 그룹 과외 같은 거였다. 여러 명이 함께 공부를 시작했건만, 금방 다들 그만뒀고, 결국 나 혼자 개인 과외를 받는 개념이 되어 버렸다. '오빠'라는 발음이 잘 되지 않아 나를 '어빠'라고 불렀던 그 아이는 혼자 남은 내가 혹 공부를 그만둘까봐 늘 "발음이 좋다"고 칭찬하곤 했다.


한 몇 달 전쯤 친구를 통해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중국으로 잠시 돌아갔다가 곧 다시 교환학생으로 와서 계속 한국에 살았던 모양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취직해서 서울에 있다고 들었다. 술자리에서 들었던 기억이라. 가물가물한데 결혼할 예정이란 얘기도 들었던 것 같다. 언젠가 같이 얼굴 보자고 친구가 말했건만, 그 친구마저 1년에 한 번 얼굴보기 힘들게 살고 있기에 아마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암튼 20년 만에 다시 중국어를 들여다보니 정말 거의 기억나는 게 없더라. 인사말을 비롯해 몇 개의 자주 쓰는 표현만 남아 있었다. 다만 당시에 그 아이가 성조를 잘 가르쳐줬기에 성조에 대한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났다. 


중국어 공부의 가장 큰 장벽은 역시 한자다. 당시에도 한자 외우기가 너무 힘들어 공부를 그만두지 않았던가 싶다. 아니 사실 당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당장 배워서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냥 흥미다. 배워서 뭘 할 수 있을만큼 배울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은 재미있다. 그래서 재미있을 동안은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일본어


일본어는 제대로 배운 적은 없고, 혼자 책 보고 끄적거렸던 게 전부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을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에 제일 익숙하다. 아마 영어를 제외하면 단어를 가장 많이 아는 외국어일 것이다. 별 관심이 없었던 일본어를 배우자 마음 먹었던 건, 아마 일본 참가자들과 함께 몽골에 다녀온 이후였다. 일본에선 약 20여명의 참가자 중 대다수가 요코하마 시립대 학생 NGO 소속 학생들이었다. 한국에선 대부분 공무원을 비롯한 직장인들이 다수였고, 학생들은 나와 함께 참가했던 우리학교 동아리 후배들이 다였다. 우리 학생들은 한일몽 교류의 밤을 준비했는데, 일본 대표였던 학생과 짧은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사전 준비를 했다. 그때 잠시 생각했다. 일본어를 좀 배워뒀다면 영어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라고.


몽골에서의 짧고 강렬한 기억 안에는 일본 학생들과의 다양한 추억들이 있다. 여름 밤 사막에 갔다가 이가 딱딱 마주칠 정도로 추워서 덜덜 떨고 있을 때, 담요로 감싸줬던 여학생을 비롯해 여러 학생들과 교류했는데, 이때도 일본어를 몰라 짧은 영어로만 소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돌아온 후 일본어를 배워보자 마음 먹었는데, 금방 그만두고 말았다.


한자 때문에 중국어가 어렵듯이, 일본어 역시 한자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 공부할 때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는 어느 정도 외웠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니 이것도 다시 외워야 할 것 같다.


힌디어


인도영화를 처음 접한 건 10년 쯤 전에 문화운동 단체에 있을 때였다. 그때 제법 나이가 많았던 한 선배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각종 연극, 영화, 공연, 미술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정기적으로 인도영화를 함께 보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나에게도 함께 가자고 권했다. 인도영화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얘기했는데, 당시 난 별로 관심이 없었고, 실제로 본 영화도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인도영화를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한 건, 우연히 다운받아 본 [가지니]라는 영화 때문이었다. 헐리우드 영화 [메멘토]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가져온 이 영화는 액션과 멜로 두 가지를 반반씩 담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재미있었다. 그 긴 시간동안 그렇게 집중해서 본 영화는 흔치 않았다. 특히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마음을 완전히 뺐겼고, 그 사이사이에 적절하게 등장하는 음악과 춤이 매력적이었다.


이후 인도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흔히 '맛살라'라고 부르는 그 춤과 노래 부분은 늘 재미있었다. 언젠가부터 인도영화의 맛살라 장면만을 찾아 보는 재미가 들었을 정도였다. 힌디어을 배우고 싶다 생각한 건 순전히 인도영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욕심으로는 자막없이 영화를 볼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독일어 번역을 하는 애들엄마도 자막 없이 독일영화를 오롯이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는 걸 생각해보면 무리겠지. 언제 흥미를 잃을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다고 느끼는 지금은 집중해보고 싶다.


한자도 히라가나나 가타가나도 모두 어렵지만, 힌디어를 표기하는 데바나가리 문자를 보면서 좌절감을 느꼈다. 이 그림이 정말 문자란 말이지? 나 정말 이걸 배울수 있을까? 한 가지 희망은 이 데바나가리 문자가 한글과 같은 표음문자라서 46자의 글자만 외우면 모든 글을 다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


어제 늦게 잠든 아이들이 슬슬 깨어날 시간이다. 압력밥솥의 추가 팽팽 돌아가며 소리를 낸다. 그래 알았다. 보채지마라. 곧 갈테니. 아이들 아침을 준비하기 전에 노래 하나 켜놓아야 겠지? 내가 좋아하는 [Doom3]의 한 장면으로 활기차게 일요일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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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6-09-18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사시네요!

감은빛 2016-09-19 12:07   좋아요 0 | URL
재미있다고 하시니 좋네요. 고맙습니다!

cyrus 2016-09-1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재미로 영어만 공부해도 머리 아플 지경인데 4개 언어를 공부하시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

감은빛 2016-09-19 12:12   좋아요 0 | URL
글에도 썼듯이 공부라기 보다는 그냥 몇몇 단어와 표현을 익히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고 싶은 언어는 훨씬 더 많아요. 예전에 잠시 배웠던 독일어, 발음 때문에 어려울 것 같아 시도해 본 적도 없는 프랑스어, 러시아 문자를 익혀야 배울 수 있는 몽골어, 어차피 몽골어 배우려면 러시아 문자를 익힐테니 러시아어도 같이 배우고 싶어요. 욕심이 참 많죠! 이래놓고 뭐 하나도 제대로 못 배울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책 욕심이 많아서 왠만하면 책을 버리거나 팔지 않는다. 지난 번에 이사올 때 밤새 책을 쌌는데도, 반도 못 싼 상황을 보고서야 좀 정신이 들었다. 다시 이사 가기 전에 꼭 책 정리를 해야 겠구나. 함께 이사짐을 날라 주었던 후배도 이 책들 다 쌓아놓고 뭐 할 거냐고, 정리 좀 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 책들을 챙겼다. 서른 여섯 권 가량의 책을 담아갔다. 큰 등산가방 하나를 꽉 채우고, 커다란 쇼핑백도 꽉 채웠다. 무게가 어마어마했다. 등산가방을 메고 일어서는데 무릎이 아팠다.


집에서 알라딘 중고서점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었다. 한 서너정거장 거리인데,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책이 워낙 무거워서 좀 부담스러웠다. 어깨에 맨 가방은 그래도 괜찮은데, 한 손에 든 커다란 쇼핑백 끈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손이 얼얼했다. 한 30여분을 걸어서 도착했더니 땀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책장에 얼룩이 생긴 책 한 권과, 재고가 많아서 받을 수 없는 책 한 권 그리고 아예 받을 수 없는 품목이라는 학술서적 한 권을 다시 돌려받고 나머지 서른 세 권을 팔아서 12만원 가량 현금을 받았다. 두꺼운 책이 많았고, 도감류가 몇 권 있어서 그나마 이 가격이 나왔다. 대부분의 책은 그냥 1천원이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면서 각 책의 판매가를 보면서 1천원에 팔았던 책들은 차라리 팔지 말걸 하는 후회를 했다.


책을 잔뜩 팔았으니, 좀 사도 되겠지 하는 생각에 책을 5권이나 사왔다. 여전히 책장은 넘처난다. 


나를 떠난 책들을 다 정리해보려고 이 글을 시작했으나, 도저히 다 할 자신이 없어진다. 중요한 책들 몇 권만 살펴보자.




 흙의 고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알려주는 책.

 예전에 잡지에 서평도 썼던 책.

 흥미롭게 열심히 읽었지만, 

 다시 읽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정리했다.











 이시백 선생의 책은 늘 재밌다.

 작품이 나오면 무조건 보는 작가 중 한 명.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꼬집은 문제작


 재미있게 읽고 신문에 평을 썼던 책이다.

 하지만 이시백 선생 특유의 해학이 조금 덜하다.

 다시 읽을 일이 없을 듯.








 

 청소년 활동가들이 청소년 인권에 대해 쓴 글

 제목이 좀 파격적이다.

 사실 전부 다 읽지는 못했다.

 

 대체로 공감할 내용들이지만,

 간혹 무슨 얘기인지 잘 이해가 안 가는 내용도 있다.








 전태일 열사 분신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책

 특이하게 4개의 출판사가 공동으로 작업해서 만들었다.

 이렇게 2개 이상의 출판사가 함께 기획해서 낸 책이 또 있으려나?


 다만 취지에 비해 내용은 아쉬움이 많다.

 이것도 역시 예전에 잡지에 서평을 썼던 책.








 

 책에 대한 책은 늘 읽어보려 애쓰는 편이다.

 철학자 이정우의 책 이야기.

 한 10여년 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다시 읽을 일이 없을 것 같아 판매한다.









이외에도 많은 책들을 팔았다. 이 중 완독을 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안 읽은 책도 거의 없다. 대부분 발췌독을 했고, 몇몇 책들은 2번 이상 읽은 책도 있다. 도감류 몇 권을 팔았는데,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평생 열어볼 일이 없을 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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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6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9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6-09-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이 많아 팔고 싶은데... 다음에 또 읽겠지. 글쓰려면 참고해야지 하면서 잔뜩 모으기만 하고 있습니다. 아.. 미련한 저의 모습이 미울때도 있습니다.

감은빛 2016-09-19 12:14   좋아요 0 | URL
제가 늘 그랬어요. 언젠가는 다시 볼거야.
이런저런 글을 쓰려면 이 책이 참고자료가 될 거야 등의 이유로
늘 책을 쌓아놓기만 했거든요.

이번에는 꼭 책정리를 좀 해야지 생각하면서 찾아보니,
10년 넘게 한 번도 안 펼쳐본 책도 많더라구요.

아무개 2016-09-1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지인의 집에서 `도대체 책이란게 무얼까?`라고 자문해보게 됭닜어요. 제 책장엔 100권남짓의 책있고 그중 30여권의 책은 안읽거나 못읽은 책들인데 쉽게 처분을 못하는 저를 보면 좀 한심하기도 하고요. 에휴. . 책이 뭔지. . .

감은빛 2016-09-19 12:16   좋아요 0 | URL
아니 책이 100권 남짓 밖에 없단 말씀인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책을 30여권 팔고 나서 며칠동안 다시 10권 가까이 책을 샀어요. ㅠㅠ

제 책장은 책이 몇 권쯤 있을까요?
언제 한번 세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