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활 광고


5월 18일자 한겨레 신문에 실린 작은 생활광고 하나가 온갖 SNS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1980년 5월 1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전국대학 총학생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가 난입한 공수부대의 체포를 피해 어느 건물 지하 보일러실에 숨어 지독한 공포에 시달리다 18일 자정에 천운으로 함께 탈출한 한 남자를 찾는다는 광고다. 그 날로부터 41년이 지난 지금 60대 중반의 중노인이 되었다는 광고주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그 남자의 안부를 묻고 찾는다고 했다. 단 신촌역 앞 광장에서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를 단서로 내걸었다. 광고주가 그 남자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라고 했다.


광고를 읽는 순간, 왜 많은 이들이 이 광고를 공유하면서 두 분이 꼭 만나기를 바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더 늙기 전에 혹은 죽기 전에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연락이 닿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연락처를 알 수 없는, 심지어 저 광고에서처럼 아무런 정보도 없이 다만공수부대에 쫓겨 몇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사실과 헤어질 때 어디로 갔다는 방향 밖에 단서가 없는 경우라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광고주는 신문에 생활광고를 냈다. 신문을 읽지 않는 시대에 그 작은 생활광고를 당사자가 읽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나 역시 사연의 두 사람이 41년 만에 다시 연락이 닿아 긴 세월의 여운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바라지만, 한편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 남자는 이 글을 읽고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헤어진 순간 자신이 어느 방향을 향해 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혹은 자신이 이동한 방향을 설명하고 연락을 했는데, 설명을 잘 못해서 광고주가 이해하지 못 했거나, 그 남자의 기억과 광고주의 기억이 다르다면 어떨까?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 만큼 이 두 분이 실제로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도 죽기 전에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몇 있다. 이제는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사람, 얼굴이 가물가물한 사람, 그래도 사진이 남아있어서 뒤져보면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 흐릿한 오래전의 상황만 기억날 뿐 다른 정보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 사람 등 그 몇 사람에 대한 내 기억은 제각각이다. 어쨌거나 공통점은 현재 연락할 수단이 없다는 것. 어떤 경로로든 연락이 닿을 확률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모를 일이다. 어쩌다 우연히 마주칠 일이 있을지도. 어쩌면 우연히 마주쳐도 서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릴지도.


한편 누군가의 SNS 를 통해 이런 소식도 접했다. 어느 날 문득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어느 친구가 궁금해져서 전화를 걸었는데, 잘못된 전화번호라는 안내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다시 그 친구의 아내 연락처를 검색해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그 아내가 전한 소식은 충격이었다. 이미 여러해 전에 그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전화 연락을 시도했던 이는 자신이 그 친구와 그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음을 깨달았고, 친구의 부고 조차 모른채 긴 시간을 지냈다는 생각에 무척 놀랐다고 했다. 아마 슬픔은 그보다 조금 뒤늦게 찾아왔으리라.


어쩌면 저 위에 소개한 광고주가 찾는 남자가 살아남아 광고주처럼 중노인이 되어있지 않을 수도 있다. 매일 쏟아지는 온갖 사고에 대한 소식들을 생각하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학창시절 친구들을 포함해 인연을 맺어온 많은 사람들 모두와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친분을 이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살면서 인연을 맺어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현재 자주 연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나와 자주 교류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는 그래도 적은 편은 아니더라. 어쩌면 나 역시 한때 나와 친했던 누군가의 부고 소식도 모른채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나는 그 부고의 주인공이 될 뻔 했다가 천만다행으로 살았다.


앞서 소개한 광고주처럼 60대 중반의 중노인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국민학교 친구들과 교류하며 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한 분 계시다. 남성 몇 명, 여성 몇 명이 일상을 교류하는 톡방이 있고, 자주 만난다고 한다. 심지어 고향 부산이 아닌 이 낯선 서울 땅에서. 나는 어느 날 홀로 서울로 떠나온 후로 고향 부산에서 맺어왔던 대부분의 인간관계들이 단절되었다. 국민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조차 대부분 연락이 끊겼다. 서울 생활 초기에는 그래도 가끔 연락하고 어쩌다 부산에 내려가면 만나기도 했던 것 같다. 서울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그런 인연들조차 하나 둘 끊어졌던 것이다. 사실 찾아보면 대학시절 선후배나 친구들 중 서울과 경기도에 사는 이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어쩌면 찾아보면 만날 수도 있겠지만, 찾아보지 않는다는 건 바쁜 일상에 쫓겨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기 때문일 것이고, 그만큼 절실하게 만나고픈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는 얘기일 것이다.


며칠 전에 대학 동기 한 명과 그 동기의 막내동생을 함께 만났다. 그 친구는 내가 긴 타지 생활하면서 꾸준히 연락하고 지낸 몇 안되는 고향 사람 중 한 명이고, 그 동생 역시 종종 함께 만나고 소식을 주고 받는 사이였다. 오랜만에 만나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차를 마시며 한참동안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각자의 일 이야기, 가족 이야기, 최근 관심사 이야기 등등 끊임없이 수다가 이어졌다.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잊지 않고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인터뷰 기사


지난 4월에 어느 인터넷 매체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 기자와는 오래전에 어떤 인연으로 만났었지만, 이후 각자의 삶에 바빠 잊고 지냈었다. 아주 우연히 다시 만난 그를 나는 쉽게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는 나를 알아보았다. 잠시 안부를 나누다가 옆에 있던 누군가가 그 기자에게 내 인터뷰 기사를 쓰라고 권했다. 알고보니 그 기자는 활동가 인터뷰를 연재하고 있었다. 유명한 활동가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활동가들. 그런 컨셉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 흔쾌히 수락했다. 내 입장에선 그런 인터뷰 요청이 왔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기도 하다.


사실 활동가의 삶을 살면서 인터뷰를 제법 많이 했다. 대부분 어떤 사건 혹은 이슈에 대한 인터뷰였다. 나는 활동가로서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고, 조리있게 말을 잘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우리 단체에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내가 맡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주로 인터넷 매체의 기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영상 매체의 인터뷰도 있었다. 심지어 몇 해전에는 누구나 제목을 알만한 공중파의 유명한 프로그램에서도 인터뷰 영상을 찍었었다. 당시 그 프로그램 작가의 연락을 받고 내가 많은 내용을 조언해주고, 함께 내용을 채워줄 여러 사람들을 섭외해주고, 촬영 당일 하루종일 서너곳의 장소를 이동하면서 안내하고 연결해주느라 애를 많이 썼다. 그런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내 인터뷰는 통째로 편집되어 단 한 장면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게 1시간 반짜리 방송이었던가? 내가 나오는 장면은 아주 짧게 한 장면. 그것도 한쪽 구석에 잠깐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기 때문에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들 외에는 알아볼 수도 없는 정도였다. 방송 한참 전부터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하루종일 촬영을 돕고 함께 했던 입장에서 서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인터뷰는 지금까지 했던 사건이나 이슈 중심의 인터뷰와는 달랐다. 오로지 활동가로서 내 삶에 촛점을 맞춘 인터뷰였다. 질문에 답하면서 나로서도 20년 가량의 활동가 경력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자는 나중에 좀 당황했다. 내가 계속 쉴새없이 말하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갔기 때문이다. 하나를 질문하면 열을 답한다고 해야하나. 내 답변이 자연스럽게 계속 이어져서 중간에 끊고 다른 질문을 던질수도 없었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그만큼 떠들었음에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는데, 과연 이걸 어떻게 정리해서 기사로 만들어낼 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 역시 예전에 잡지사에 있을 때 인터뷰 기사를 써봤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할 때는 즐거워도, 기사를 쓰려고 자판을 두드리려고 하면 머리가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차라리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는 일이 쉬웠을 것이다. 당시 내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글이 인터뷰 글이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 그 기자가 기사 초안을 공유해왔다. 와! 읽으면서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 방대한 이야기를 정말 잘 간추려서 정리했다. 역시 인터뷰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자였던 것이다. 내 걱정과 우려처럼 그 역시 내용이 너무 많아서 쳐내느라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사 초안에 대해 사실관계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인터뷰 기사가 등록되었다. 기자는 내게 널리 퍼뜨려달라고 기사의 주소를 보내왔다. 기사를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 기자가 찍은 내 사진이 너무 이상하게 나왔던 것이다. 물론 내 얼굴은 어떻게 찍어도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진이 이상하게 나온 일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진이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왜곡되어 있다고 느껴졌다. 일단 각도가 이상했다. 너무 얼굴을 중심으로 찍었는데, 몸은 작게 나와서 얼굴만 큰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얼굴이 작은 편이라 이런 각도, 이런 구도의 사진은 처음이라 놀란 것이다. 또 너무 비쩍 말라 뼈 밖에 없는 사람처럼 나왔다. 수염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다. 기사에는 총 3장의 사진이 실렸는데, 맨 위의 사진 하나만 그 기자가 찍은 것이고, 나머지 2개는 내가 보내준 예전 활동 사진들이었다. 나는 그에게 대략 십여장의 사진을 보내줬다. 환경운동을 시작했던 초기부터 최근 모습까지 다양하게 맞춰서 보내줬다.


그 기자의 요청과 달리 나는 인터뷰 기사를 친한 사람들에게조차 말하지 않고 그냥 지낼 생각이었다.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스스로 그 기사를 누군가에게 읽으라고 권한다는 것이 너무 민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아는 누군가가 내가 속해있는 단톡방에 그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단톡방에 비쩍 말라 뼈 밖에 없어 보이는, 그러면서도 얼굴만 크게 나온 내 사진이 떴다. 기사 링크를 걸어도 사진이 자동으로 뜨는 톡방의 시스템 때문인 것 같았다. 아! 나는 그 사진이 너무 싫었고, 그 많은 사람들이 속해있는 단톡방에 내 기사가 공유된 사실이 너무 민망했다. 그 다음은 연쇄반응이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그 기사를 다른 곳으로 퍼날랐다. 누군가 자서전을 읽는 느낌이었다고 잘 읽었다고 훈훈한 감상을 남겨주셨지만, 나는 너무 민망해서 아무런 반응을 할 수 없었다. 그냥 모르는 척 아무 반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로 기사를 읽은 몇몇 분들이 밥을 사주겠다고 연락해왔다. 그 사진을 보면 막 빨리 밥을 사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한번은 이사님 한 분이 내게 밥을 사준다고 나갔는데, 오리 백숙을 시켜주시고, 본인은 조금만 드시고는 나머지는 다 먹으라고 했다. 잘 먹어야 한다는 잔소리도 함께였다. 나는 매일 원하는 대로 충분히 잘 먹고 있다. 나를 아는 이들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나만큼 많이 먹고 잘 먹는 사람도 드물거라고 자신한다. 그런데 이 왜곡을 어찌한단 말인가! 이 기사가 나간 후로 여기저기서 잘 얻어먹고 다닌 덕분에 한동안 걱정없이 살았던 뱃살이 다시 나올 지경이다.


고생해서 기사를 써주신 기자님께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기사가 더이상 퍼지지 않기를 바란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이유


몇 해전부터 시간이 빨리 간다는 푸념을 자주 한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내 주위 4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더라. 벌써 하루가 다 갔네. 벌써 일주일이 다 갔네. 벌써 한 달이 다 갔네. 마치 겨우 한 마디 말했을 뿐인데 한 달이 다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어쩌다 우연히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그 이유를 설명하는 영상을 보았다. 이게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릴 때 뇌의 신경세포가 정보를 매우 빨리 처리한단다. 신경세포가 빠르다는 말은 아주 짧은 순간까지도 인지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뇌 세포의 처리속도는 느려지고 그래서 인지하는 순간이 적어지고, 그래서 듬성듬성 세상을 느끼기 때문에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했다.


아! 이럴수가! 그냥 기분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 뇌가 그렇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절망했다. 앞으로 더욱 빨라지겠구나.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오고, 별 이유없이 관절이 자꾸 아프고, 점점 흰머리가 늘고, 또 점점 머리 숱이 적어지며, 열심히 운동해도 별로 효과가 없어지는 것 등등 서럽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자꾸만 생기는데, 그 와중에 뇌 세포마저도 활동이 느려져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라니!


김대식 교수는 대신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도 젊을때처럼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방법 2가지를 알려줬다. 하나는 커피를 마시는 것인데, 이는 겨우 5분 지속된다고 했다. 효과가 너무 짧기도 하지만, 나 처럼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용없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집중하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데, 그것 역시 한계가 명확하다고 했다. 당연하겠지만, 하루종일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길어도 한 두시간이겠지. 


김대식 교수 말로는 인간의 뇌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그것을 자꾸 지운다고 했다. 그래서 아주 평범한 일상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거라고. 자꾸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집중하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나중에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뇌는 인지적 구두쇠라고 반복되는 정보나 변화가 없는 정보 등은 인지하지 않는다고 한 말과 통한다. 결국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사람은 변화가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고, 매너지즘에 빠진 사람일 확률이 높다. 바로 내가 그렇다는 얘기다.


이제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푸념을 그만둬야겠다. 대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던가, 별 것 아닌 일에도 집중해본다던가 하면서 반복된는 일상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보려고 시도해야겠다. 나중에 이 시기를 떠올렸을 때, 코로나, 집콕 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김경일 교수와 김대식 교수의 글과 영상을 보면서 하나 떠올린 것이 있다. 예전부터 내가 난치병이라고 불렀던, 유난히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현상 역시 나의 뇌가 다른 사람의 얼굴에 집중을 안 하거나 혹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20년 이상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어느 정도 답을 찾은 것 같다. 


최근에 읽은 몇 권의 책 이야기를 쓰려고 알라딘에 들어왔건만, 다른 이야기만 길게 두드려 놓고 나가게 되었다. 518 이야기, 이상 기후 현상 이야기, 산림청의 미친 벌목 이야기, 5월에 있었던 다양한 일상 이야기 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두드릴 시간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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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5-20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사 링크가 있을까 없을까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ㅋㅋㅋㅋ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쏟아낼 이야기 거리가 저에겐 없는데 감은빛님 열심히 살아오신 것 같아요~ 다양한 이야기 읽을 시간이 충분한데, 감은빛님 두드리실 시간이 부족하신게 아쉽네요!ㅎㅎ

감은빛 2021-05-21 15:21   좋아요 1 | URL
아이고! 툐툐님을 아쉽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터뷰 기사를 공유할 생각이 없어요.
부디 양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평소에는 말이 없는 경상도 남자인데요.
일과 관련해서는 아주 말이 많아지고 또 빨라지는 편이에요.
제가 특별히 열심히 살아서라기 보다는 그냥 그런 사람인것 같아요.
저는 툐툐님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해요.
언젠가 툐툐님의 수다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ㅎㅎ

scott 2021-05-20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툐툐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감은빛님은 우리 사회 곳곳에 빛처럼 살아 오신분이 아닐까,,,,ㅎㅎㅎㅎ

인터뷰 기사 궁금한 1인 ^ㅅ^

감은빛 2021-05-21 15:23   좋아요 1 | URL
아유! Scott 님. 아닙니다.
그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평범한 한 사람일 뿐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를 여기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좀 복잡해서 설명드리기가 어렵네요.
부디 양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5-21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사진만 아니었으면 감은빛님 인터뷰 기사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글 잘쓰는 그 기자님은 왜 사진은 못찍어서리 말이죠. ㅎㅎ
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가 결국 나의 인지능력의 쇠퇴때문이라니, 쬐끔 슬프네요.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그 많은 걸 다 기억해 뭐할까 싶기도 하니 역시 시간이 흐르는대로 그에 맞춰 사는거지 싶기도 하구요. ^^

감은빛 2021-05-21 15:26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꼭 사진 때문에 공개하지 않은 것은 아니구요. ㅎㅎ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 그 기자님은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 미안하다고 제게 사과하기는 했어요.

그에 맞춰 사는 거라는 바람돌이님의 말씀에 감탄했습니다.
저는 자꾸만 늙어가는 제 몸이 원망스럽고,
제대로 일하지 않는 뇌가 원망스럽다고 여겼거든요.
어떻게 해서든 극복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이 글에도 썼듯이 커피와 집중이라니!
결국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실망할 뿐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바랍돌이님께서는 현명하시네요. 부럽습니다! ^^

레삭매냐 2021-05-21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이야기,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디 신나게 두드려 주시길
기원합니다.

감은빛 2021-06-17 18:3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레삭매냐님.
답이 거의 한 달 가량 늦었네요.
게다가 그 한 달 동안 책 이야기를 못 썼네요.
이번 달이 가기 전에 꼭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1-05-2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인 중 몇 명의 부고 소식을 들었거나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70살도 안 돼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충격이었죠.오랫동안 연락이 단절되었다가 뜻밖에 부고 소식을 알게 되면 그 순간 좀 멍해지더라고요.

제가 인터뷰 하는 일을 한 적이 있는데요, 제가 한 가지를 물으면 몇 가지로 대답하는 이를 참 좋아했죠. 그러면 얻는 정보가 많아 기사를 쓸 때 유리하거든요. 그런데 어떤 이는 묻는 말에 딱 한마디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분 만나면 얼마나 힘들던지.ㅋㅋ

여기서 동지를 만나네요. 제가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해서 애먹은 적이 많아요. 일부러 모른 척하는 걸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지금도 기억이 잘 안 되는 가수가 있어요. 보아, 라는 가수요. 볼 때마다 저 얼굴이었나, 해요. 참 이상해요.
동지를 만났습니당~~

감은빛 2021-06-17 18: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페크님.
동지라고 말씀해주셔서 무척 반가웠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반가워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드네요. ㅠㅠ

인터뷰가 참 힘든 일이죠.
페크님은 내공이 있는 분이시니 잘 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희선 2021-05-2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 방송은 그렇다고 하더군요 길게 찍어도 나오는 건 아주 짧다는... 통편집 되는 일도 자주 있는가 봅니다 그런 일을 겪으시다니... 여러 가지 도와줬는데 그래서 좀 섭섭했겠습니다

사람에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있다고 합니다 저는 잘 기억하는 편이에요 새로운 일이나 뜻밖의 일이 있으면 시간이 정말 안 가지요 병원에서... 그렇다고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 안 되겠네요 그런 일은 싫으니... 어떤 사람은 날마다 새로운 걸 하다고도 하더군요 그것도 힘들 듯한데, 누구였는지 그 사람은 지금도 날마다 새로운 걸 할지... 나이는 먹어도 뇌는 덜 나이들게 하면 좋겠네요


희선

감은빛 2021-06-17 18:40   좋아요 0 | URL
네, 저 통편집 당해서 엄청 섭섭했어요.
아니 실은 그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입장에서,
좀 화가 나더라구요.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이라고 하시니 부럽습니다.
저는 이 문제로 곤란했던 일이 많았어요.
문제는 앞으로도 많을 것 같아요. ㅠㅠ

희선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