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에는 모든 SNS를 접고 내 생활과 책읽는 것에 집중하자 마음 먹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혼자 있고 싶지만 연결되고 싶은 마음"은 늘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연결될 사람들이라면 SNS가 아니어도 어떻게든 연결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12월에 모든 계정을 삭제했다. 1월에는 큰 프로젝트를 마친 후라 2주 가까이를 아팠고, 그 덕분에 에세이 위주로, 그리고 쉽게 읽히는 책들로 선별해서 읽었다.

그 덕분에 1월에는 <예담>의 글그림 에세이들과 <난다>의 책일기가 주를 이루었다.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는 책읽기에 집중하려는 내게 큰 발화제가 되었고 업무상으로 힘든 일이 있었던 즈음에 읽은 예담의 글그림 에세이들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은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는 <한 스푼의 시간> 못지않게 가슴을 울리는 매력이 있었고 1월의 독서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올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욕심내지 않고, 때에 맞게 만난 책들과 함께 행복한 산책을 하고 싶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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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요조 (Yozoh)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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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완독
[eBook]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장-폴 디디에로랑 지음, 양영란 옮김 / 청미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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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일 완독
읽은 척하면 됩니다
김유리.김슬기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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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완독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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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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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정미경 작가의 마지막 소설집 <새벽까지 희미하게>가 오늘 도착했다. 가만히 책표지를 쓰다듬으며 책에서 묻어나는 왠지 모를 쓸쓸함을 음미해 보았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이미지의 표지와 제목이다. 나는 또, 한 편 한 편 읽으며 이 세상에 없는 그녀를 그리워하겠지. 이 세상에 없음을 아쉬워하겠지.

 

"미워하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들을 빼면 삶에서 뭐가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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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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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반 쯤 남겨 두었던 이다혜 기자의 여행 에세이가 눈에 띄어 오늘 완독을 했다. 어쩌면 이렇게 필력이 좋으신지 읽는 내내 감탄을 했다. 팟케스트를 들을 때마다 그녀의 입담에 놀라곤 했는데 입담과 필력은 함께 가는 것일까. 참 여러모로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분이다.

지금껏 읽었던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는 사진과 함께 여행 안에서 만나는 작가의 감성을 깊이 들여다는 시간이었다면 이다혜 기자의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는 여행에 대한 유쾌한 독백을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경청한 느낌이다. 그리고 후반부 무렵에 드러나는 그녀의 내장요리에 대한 글은 정말 맛깔스럽다. 내장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물론 경험에 의한 산지식이겠지만)을 읽고 있노라면 내장요리를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책에 적힌 식당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마터면 메모할 뻔 했다는 건 안비밀.) 조만간 이다혜 기자의 요리 에세이가 나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건 과연 나 뿐일까.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보는 경험이 눈을 뜨게 해주고, 그것이야말로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 떠났을 때만 '나'일 수 있는 사람들은 나름의 행복을 찾은 이들이겠지만, 나는 떠났을 때만 자기 자신일 수 있는 사람이고 싶지 않다. 결국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나라는 인간의 통일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여행이다. 이곳에서의 삶을 위한 떠나기. (p.9)

여행이라는 것은, 우울치료제로 여행을 복용하는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더없이 넓은 동굴이고 또한 가장 작은 동굴이다. 그런 여행에서는 아무와도 친구가 되지 않는다. 나 자신과도 더 친해지지 않는다. 그냥 나를 잘 모르겠고 내가 싫은 상태로 어딘가로 갔다가 그대로 다시 돌아온다.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굴에 들어갔다, 나왔다. 그게 전부다. (p.107)

 

나에게 여행은 그랬다. 소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목적은 거창하지만 알고보면 내 우울을 대면하는 시간이었고 낯선 곳에서 나의 외로움을 더욱 자각하는 시간이었다. 언젠가 혼자 2박 3일 동안 여행을 다니며 만족스러운 듯 콧노래를 부르곤 했지만 마지막 날 밤에 내리는 비 속에서 예고도 없이 터진 눈물(점점 오열이 되어갔다지) 앞에서 나는 얼마나 초라했던가.  

그렇게 여행다운 여행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나를 이끌고 그는 일본으로 떠났다. "여행은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젤 중요한 것 같아." 그렇게 사랑스러운 말로 나를 감동시키며 떠난 오사카와 교토 여행은 나에게 여행의 참의미를 맛보게 해주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눈에 띈 제일 첫 집에 들어간 스시집은 우리가 지금껏 만난 가게 중에 젤 맛난 스시집이었고(지금도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다시 그 감동을 느끼고 싶어서 마지막 날 들어간 스시집은 지금껏 우리가 만난 가게 중 젤 맛없는 스시집이었다. 그 집은 지금도 두고두고 얘기한다. 마지막 모험은 안했어야 했어... 라고. 함께 오사카와 교토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꼈던 기분좋은 긴장감과 낯선 거리를 산책하며 나눴던 대화들, 미소들은 여전히 행복했던 기억으로 내게 머물고 있다. 그 이후로 많은 곳을 다녔지만 우리는 여전히 오사카 여행이 최고였다고 같은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여행지가 누구에게나 한 곳은 있을 것이다.

 

지금은 혼자만의 여행을 갈 기회도 없고 간다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 그저 여행, 그 하나의 목적으로만 떠나는 또하나의 일상이 되는 것일테다. 이다혜 기자님의 글을 통해서 그녀가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지, 여행력이 얼마나 길고 다양할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되고, 틈만 나면 언제든 떠났다는 그녀가 여행에 대해서 펜을 들었으니 얼마나 날개 달린 듯 적혔을까 싶다.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앞으로 떠나는 여행에서의 나의 마음은 어떨까. 한 번쯤은 이다혜 기자님을 떠올리지 않을까. 어쩌면 여행길에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가 함께 동행하지 않을까. 그곳에서 만난 북까페나 게스트 하우스에 가만히 꽂아 두고 와도 좋을 일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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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오는 날이면 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된다. 반가운 그분이 오시려나 해서. 오늘도 어김없이 함박미소를 지으며 택배를 건네주고 가신다. 상자를 개봉해서 책과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기분좋은 일이다. 그리고 오늘은 제임스 설터의 <아메리칸 급행열차>가 함께여서 더 설렜는지도 모르겠다.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과 <가벼운 나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에 나온 <아메리칸 급행열차>를 안 사볼 이유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제임스 설터의 글이 이번엔 어떻게 내게 새롭게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그러므로, 그래서, 오늘 당장 읽을 책으로 찜해두었다.

 

 

 

직장에 히가시노 게이고 전작주의 동료가 있다. 요즘은 바빠서 도통 책을 사거나 읽을 시간이 없다고 얘기한 것이 문득 생각나, 이번에 나온 <눈보라 체이스>를 함께 구입했다. 수고한다고, 늘 고맙다고, 언제나 든든하다고. 그 마음을 담아서 선물하기 위해 구입했는데 마주앉아 전해 줄 때의 그 느낌이 참 좋았다. 고마워요. 라는 한 마디에 담긴 따뜻함이 방금 전까지 한 시간동안 에너지를 쏟으며 면담한다고 진이 빠진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과 현동경님의 여행 에세이 <기억이 머무는 밤>도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는 책들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구입했다. 당분간은 지금까지 미루고 있던 책들과 함께 매일 산책하면서 이 겨울을, 이 한파를 건너가려고 한다. 그렇게 읽다보면, 그렇게 산책하다보면, 어느새 봄에 닿아 있겠지.

 

뭐니뭐니해도 한파엔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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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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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님의 유머감각은 트위터를 통해 익히 아는 터였다. 책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만 해도 내가 열심히 트위터를 하고 있을 때라 책표지 투표에도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분홍을 선택했던가, 노랑을 선택했던가. 가물가물하지만 노랑으로 만나니 참 이쁘다 싶다.

도대체님의 글과 그림을 보면서 삶의 통찰을 통한 그녀의 유머가 참 부러웠다. 가슴에 찌릿하게 와닿는 유머는 삶의 깊은 바닥을 경험한 자들에게서 건져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도대체님의 유머 뒤에 숨겨진 힘듦이 왠지 짠하게 와닿았다. 많은 글이 있지만 특히, 인생의 굴곡을 지나온 자의 깊이가 느껴지는 글이 있다면 219쪽의 <긍정적인 마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전혀 좋지 않은 상황에 있는 사람이 그럼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때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긍정적이에요?"라고 묻는다. 그러나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시기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 힘든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대도, 그는 어쩌면 긍정적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애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219)

긍정적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애쓰지 않으면 무너질 것만 같은 터널의 삶... 걸어도 걸어도 빛이 보이지 않는 그 삶 속에서도 정신력으로 버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힘든 시간들의 흔적이 느껴졌다. 눈물은 목구멍까지 차 올랐는데 입은 웃으며 별일 없다는 듯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며칠동안, 예전에 사놓고서 미루고 있던 서늘한 여름밤님의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와 도대체님의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를 찾아 읽은 것은 직장 일로 머리가 많이 복잡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잠잠히 따라가며 읽으면서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었고 그 안에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오늘은 아랫집 부서장이 사직서를 낼 것인가에 온통 신경이 곤두서 있었던 터라 가슴이 뻐근할 정도다. 결국 사직서는 넣어 두었지만 오십 대 남자의 한이 서린 하소연을 들으며 그 비애를 마주했을 때의 내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그의 힘듦의 무게가 내게도 그대로 전해져 와서 며칠 내내 함께 아팠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부디 푹 주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말은 곧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투쟁해야 하는 것들의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데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온 몸이 견뎌내고 있는 것을 그를 통해서 오롯이 느끼면서 전에 없던 두려움이 며칠 새 나를 덮고 있음은 분명했다.

저마다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고민들의 무게는 다를지라도 힘듦은 같지 않을까. 그래서 나처럼 서밤님과 도대체님의 글을 통해서 왠지 모를 위로를 받고,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안심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로써 나도 막연한 두려움을 털어내고 잠시 축 처져 있던 어깨를 다시 활짝 펴려고 한다. 때를 따라 만난 책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며 힘든 시간들 속에 제대로 만난 책들과 좋은 동행을 한 것 같아서 결국은 웃으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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