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친이 내게 책 추천을 해 주었다. 책 추천, 음악 추천을 너무 좋아하고 고마워하는 나로서는 정말 기쁜 일이다.
추천 책은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 익히 알고 있는 책이고, 심지어 나오자마자 구입하여 오랫동안 소장했던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의사"라는 키워드가 내내 맘에 걸렸고 읽으면서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내용을 훑어보지도 않은 채 가지고만 있다가 친구에게 선물했던 책.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만난다지. 그래서일까. 가깝게 생각하는 트친의 추천이기도 하지만 먼 길 돌아 다시 찾아온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 길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답을 찾고 전혀 다른 종류의 숭고함을 발견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130/578) 본문 중에서
좋은 책을 읽으면 말이 없어진다. 문장을 따라,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 깊어지기 때문이리라. 왜 진작 읽지 못했을까. 왜 그렇게 주저했을까 싶게 글의 깊이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과도 접점이 많아 읽는 내내 홀로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나로서는 참 반가운 일이지.
추천을 해 준 트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물론 이 글은 못 보겠지만 다 읽고 짧은 감상평이라도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