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오는 날이면 자꾸만 밖을 내다보게 된다. 반가운 그분이 오시려나 해서. 오늘도 어김없이 함박미소를 지으며 택배를 건네주고 가신다. 상자를 개봉해서 책과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기분좋은 일이다. 그리고 오늘은 제임스 설터의 <아메리칸 급행열차>가 함께여서 더 설렜는지도 모르겠다.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과 <가벼운 나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에 나온 <아메리칸 급행열차>를 안 사볼 이유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제임스 설터의 글이 이번엔 어떻게 내게 새롭게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그러므로, 그래서, 오늘 당장 읽을 책으로 찜해두었다.
직장에 히가시노 게이고 전작주의 동료가 있다. 요즘은 바빠서 도통 책을 사거나 읽을 시간이 없다고 얘기한 것이 문득 생각나, 이번에 나온 <눈보라 체이스>를 함께 구입했다. 수고한다고, 늘 고맙다고, 언제나 든든하다고. 그 마음을 담아서 선물하기 위해 구입했는데 마주앉아 전해 줄 때의 그 느낌이 참 좋았다. 고마워요. 라는 한 마디에 담긴 따뜻함이 방금 전까지 한 시간동안 에너지를 쏟으며 면담한다고 진이 빠진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과 현동경님의 여행 에세이 <기억이 머무는 밤>도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는 책들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구입했다. 당분간은 지금까지 미루고 있던 책들과 함께 매일 산책하면서 이 겨울을, 이 한파를 건너가려고 한다. 그렇게 읽다보면, 그렇게 산책하다보면, 어느새 봄에 닿아 있겠지.
뭐니뭐니해도 한파엔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