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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기 강사인만큼 안티 층이 많은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이 내는 책은 거의 다 읽어오고 있다. 어찌되었든 읽어서 내게 득이 된다는 뜻이다. 대중 앞에서 말로 내용을 전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만큼 책도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이 책 역시 반나절 만에 다 읽었는데 그만큼 쉽게 쓰여지기도 했고 빨려드는 내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리뷰 제목으로도 썼지만 이보다 더 쉽게, 이보다 더 피부에 와닿게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전달력은 대단하다. 그 내용이 자식 교육에 관한 것이든, 여성의 꿈의 실현에 관한 것이든, 이 사람은 적어도 열번 쓰러져도 일어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쓰러지지 않을 사람이 아니라 쓰러져도 일어날 사람. 그런 자생 능력이 있는 사람. 어떻게 말하면 독한 사람.
'너 하나만 잘되면 된다'는 얘기는 너 혼자 온 가족의 꿈을 짊어지라는 얘기다. 그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절대 실패해서도, 비뚤어져서도 안 되며, 엄마가 정해준 길만 가라는 얘기다. (82)
"엄마, 밀라노 꼭 가. 내가 보기엔 50대가 꿈꾸기에 제일 좋은 나이야. 나 봐봐. 20대 청춘이면 뭘 하냐고. 돈도 없지, 결정권도 없지, 경험도 없지. 근데 엄마 봐봐. 벌어놓은 돈도 있지, 공부하겠다면 말릴 사람도 없지, 꿈꾸기 좋은 환경을 다 만들어놨잖아. 늦었다는 생각만 안 하면 다 할 수 있는데 왜 안해?" (109)
10을 바라면 당연힌 아이가 변한 게 안 보인다. 그런데 0.1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면 아주 사소한 변화라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아이도 내 부모가 0.1에 감사한다는 걸 느끼다. 그래서 사춘기 아이에 대한 계산법은 달라야 한다. 0.1씩 모아서 100을 만들기. (120)
"웬 트라우마? 엄마는 네가 그 말을 안썼으면 좋겠어."
"왜?"
"실패를 무서워하게 만드는 말이니까. 엄마는 실패를 어떻게 보는지 알아? 10에서 2모자란 성공. 실패했다는 건 8까지는 노력해서 왔다는거야. 그러니까 거기까지 온 너 자신이 얼마나 대견하니. 그리고 그 8은 어디 없어지는게 아냐. 네 몸에 그대로 저장돼 있어." (170)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마라는 건 힘든 일이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살라는 명령이자, 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세상에서 나를 사람 만들어준 역할, 나를 성장시켜준 최고의 기회였던 엄마. 나는 오늘도 내가 엄마라는 사실에 감사한다. (245)
나 자신을 아이들의 '24시 편의점'으로 방치해선 안 된다. 더 이상 시간 없다는 핑계로 내 자신감이 계속 떨어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249)
계획된 일정만 있어도 사람은 성장한답니다. (260)
인생의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건 정해져 있지 않다. 마침내 이 일을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279)
살다 보면 순간의 성취보다 훨씬 더 소중한 삶의 근원을 위해 멈춰야 할 때가 온다. 그런데 거기에 굳이 '포기'라는 단어를 붙일 필요가 있을까.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불러야지. (294)
내가 자식을 키우기만 하는게 아니라, 자식으로 인하여 내가 자란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리이다. 내 기준으로 내 자식을 내맘에 드는 인간으로 만들고자, 그것이 최고의 부모 역할이라고 믿는 부모들이 많다. 그것이 자식의 인생 뿐 아니라 부모의 인생에도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할 첫번째 자각이자 마지막 자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본이고,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