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희 뜻대로 해라
신광철 외 22인의 대학 교수 지음 / 황금가지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도서관 한 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23인의 대학 교수가 자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들로 묶여져 있다. 저자들의 전공도 다양하고, 편지글의 대상이 된 자녀들의 연령은 대개 십대에서 대학 초년생, 혹은 결혼을 앞둔 성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느낌은,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얘기는 결국 비슷한 톤의 비슷한 주제일 수 밖에 없나 하는 것이다.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서 매진하라는 것. 제목처럼 '너희 뜻대로 해라'라는 메시지 보다는, 그 '너희 뜻'세우는 것에 염려하고, 관여하고 싶은 부모 마음이 여실하다. 왜 아닐까. 어느 정도 인생의 경험으로 바람직한 인생에 대한 길이 보이고, 더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기반을 이룩한 분들이니. 이런 생각과 마음을 어떤 특별한 날을 잡아, 특별한 형식을 통해서 전달하기 보다는, 자녀들과 자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식이라면 더욱 좋겠다. 본인의 그 시절 경험을 곁들여서, 하지만 나도 겪어봐서 다 안다는 그런 섣부른 편견을 버리고 하는 '이야기'라면 참 좋겠다. 훈계, 훈시, 일방적인 전달, 지시, 이런 마음을 견제할 수 있다면.

옆집사는 친하게 지내는 지인의 자식이라면, 아니, 가까운 친지의 자녀만 되어도, 친구처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란 훨씬 수월할지 모르나, 자기 자식에 대해 그렇게 되기란 아마도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에 비유한다면 너무 과장일까. 자식 교육에 대해 맞다 그르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워 지는 나이에 이른 것이다.

23인의 저자 중에서, 캐나다 메모리알대 김기수 교수의 '체벌'에 대한 글 -체벌에 대해 학생들도 이의를 제기할 줄 알아야한다고 썼다-,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멋진 생각을 보여준 김의수 교수의 글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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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9-0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었는대...
흠,,저는 자꾸 아이들을 보면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치고 지시하구 그러려는 제 모습에 스스로 놀라곤해요,,이게 나이인가 싶어서 두렵구..

hnine 2006-09-0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도 읽으셨군요 이 책. 대부분의 글들이 교수님이 쓰신 글 티가 역력히 나는 것 같더라구요 다 옳으신 말씀이었지만 ㅋㅋ
서문에도 나와있듯이 부모 노릇에는 정도가 없다는 것이 맞는 말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