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곽재구 / 열림원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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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김 용택 시인 뿐 아니라 곽 재구 시인 역시 섬진강을 떠올리게 하는 시인이다. 1999년에 열림원에서 나온 시집인데 이제사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드러난 감정보다는 담아놓은 감정을 노래하는, '꽃'보다는 '마음'을 앞세우는, 따뜻한 언어들이 행마다 가득. 나룻배, 뱃사공, 강, 하늘 같은 시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들이었다.

다음은 시인의 '칠석날'이라는 시 전문.

칠석날

                                  곽 재 구

우리 할머니

채송화 꽃밭에서

손금 다 닳아진 손으로

꽃씨 받으시다가

 

이승길 구경 나온

낮달 동무 삼아

하늘길 갔다

 

반닫이 속

쪽물 고운 모시적삼도

할머니 따라

하늘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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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8-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퍼요,,,,,,,,,,,진짜 슬퍼져요...

hnine 2006-08-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하니님, 이렇게 곱게 이승과 작별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호인 2006-08-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흑! 겉보다는 속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hnine 2006-08-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이 분이 동화도 쓰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더 시가 순수하게 느껴져요.